Page 46 - 사랑의교육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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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천사례
“자~, 이제 우리 헤어질 시간이 된 것 같아. 오늘 여기까지 와 주어 참 고맙다. 내가 퇴임하고 여기까
지 찾아온 제자는 네가 처음이야, 북촌 잊지 말고, 응? 오늘 영원히 기억될 것 같은 날이야. 그렇지?”
석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석이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학교 다닐 때
처럼 기도해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내 석이의 어깨에 한 손을, 그리고 한 손은 석이의 손을 붙들고
기도를 시작했다.
“살아계신 하나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오늘 석이를 만나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20여 년 전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나, 석이의 육신에 있는 병을 놓고 기도하게 하시며, 기도 가운데 석이를
구원해주시고, 하나님께서 병을 멈추어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이제 시간이 흘러 다소 육체적으로 연
약한 부분이 있지만, 하나님께서 석이의 믿음을 회복시켜주시고자 하는 뜻임을 믿습니다. 저의 퇴임
시기에 석이와 만남을 주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고 영광 받으시길 원합니다. 하나님. 앞으로 석이
를 마음껏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하여주시옵소서. 단단한 믿음으로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바라
옵기는 다리에 힘을 주시고, 손가락에 힘을 주시고, 연약한 부분에 힘을 주셔서 하나님께서 하신 일
을 또 한 번 간증하며 살아가게 축복하여주시옵소서~~.”
기도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사람들이 꽉 차 있는 카페에 기도의 소리는 잔잔한 음악보다 더 깊은
감동으로 자리하는 듯했다. 이미 석이와 내 눈에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과 감사의 눈물로 가득했
다. 기도를 마친 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제 나보다 더 덩치가 큰 석이를 힘껏 안아주었다.
석이를 주관하실 하나님
카페를 나오니, 하늘은 더욱 푸르고 높아보였다. 석이는 돌아갈 때는 지하철을 이용하고 싶다고
했다. 석이는 지하철로 이동하기 전에 선물을 준비해 왔다.
“선생님, 제가 준비했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어요.”
나는 선물을 받고,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석이는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횡단보도를 건넌 후에도 몇 번씩 내가 있는 곳으로 휠체어를 돌렸다. 그리고 힘없는 손을 들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이 힘겨운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석이. 그 모습을 보는 내 눈에서는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고 있었다.
“살아계신 하나님, 여기까지 석이를 인도하신 하나님. 석이의 삶을 주관하여주십시오. 앞으로의
삶도 책임져 주시옵소서.”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석이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욱이를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드립니
다. 이 아이들의 남은 인생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는 삶이 되길, 하나님께서 주관해주시길 소망
하며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저를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
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다음 세대를 위해 기도하는 사명자’로 사용하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2022. 9월에
북촌 <더작은재단> 스쿨처치임팩트에서
울보선생 최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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