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사랑의교육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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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



                        면 죽으리다)는 대표적인 역설이다. 마치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의 놀이기구인 ‘부메랑’처럼 던
                        지면 되돌아오는 원리는 신기하기도 하다. 한동대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표어 중에 “배워
                        서 남주라”는 말이 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속 깊은 구호이다. 미국의 명문교인 필립스 아카데미
                        의 교훈은 “Not for self”(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다 = 남 위해 살자)이다. 독일의 본회퍼(1906 -
                        1945) 목사의 예수님에 대한 정의 역시 “Man for others”(타인을 위한 존재)이다. 이런 말들이 좋
                        아서 나는 한남대 총장 재직 때 교문 근처에 “JOY = Jesus first, Others next, Yourself last”라
                        고 쓴 현수막을 걸어 놓고 예수님 먼저, 이웃은 그다음, 자기 자신은 마지막으로 챙기라는 “After
                        you”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성경에서도 섬김의 도리를 가르쳐주면서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
                        자 하면 그는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어서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막 9:35). “너에게는 한 가지 부

                        족한 것이 있다.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네가 하늘에
                        서 보화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막 10:21).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 어
                        린이를 영접하면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면 나를 보내신 분(하나님)을 영접하
                        는 것이다. 너희 가운데서 가장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이다”(눅 9:48). “이 어린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
                        는 사람이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큰 사람이다”(마 18:4). 경상남도 거창 고등학교에 가면 <직업선택
                        의 십계명>이 게시돼 있다. 이것 또한 역설적인 가이드이다. ①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②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③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④ 모
                        든 조건이 다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⑤ 앞을 다투어 모여
                        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⑥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⑦ 사회적 존경 같은 것
                        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⑧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⑨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
                        가 결사 반대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⑩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살지는 못한다 해도 중간지대에서 사슴가죽에다 가로왈(曰)
                        자 쓴 것처럼 날일(日) 자와 가로왈(曰) 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하거나, ‘耳懸鈴 鼻懸鈴’(귀에 걸면 귀걸
                        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살지는 말자. 우루과이의 어느 성당 벽에는 「주기도문」에 대한 반성
                        문이 적혀있다고 한다. ① 너희는 ‘하늘에 계신’이라고 말하지 말라. 늘 ‘세상에만 몰두해 있으면서!
                        ② ’우리‘라고 말하지 말라. 늘 ’혼자‘만을 생각하면서! ③ ’아버지‘라고 말하지 말라. 한 번도 ’아들,
                        딸‘로서 산 적이 없으면서! ④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말하지 말라. 늘 ’자기 이름‘만 빛내려
                        고 애쓰면서! 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말하지 말라. 늘 ’물질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⑥ ’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말하지 말라. 늘 ’자기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⑦ ’일용할 양
                        식을 주옵소서‘라고 말하지 말라. 평생 먹고 살 양식을 비축해 놓았으면서! ⑧ ’저희가 용서한 것 같
                        이‘라고 말하지 말라. 늘 ’미움과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⑨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라고 말하
                        지 말라. 늘 ’죄지을 기회‘를 찾고 있으면서! ⑩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말하지 말라. 악을 보고도 아
                        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으면서! ⑪ ’아멘‘이라고 응답하지 마라. 주기도문을 진정한 자기 기도로 바
                        친적도 없으면서(가슴 뜨끔한 지적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 - 아! 회개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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