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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극복과 행복 (19) - 악과 싸우기 2018. 8. 20 김규영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악이 난무하고 세상이 타락한 시대이다. 부정부패가 끊이질 않고 어쩌면 악과 싸우는게 불가능하다고 밖에 말할수 없는 지경이다.
그러나 부정부패에 가담하게 되면 나의 정체성이 무너진다. 내 자신 스스로 나를 좋아할 수 없고 떳떳하지 않고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하니 자연 우울해질수 밖에 없다. 힘들어도 싸워야 한다. 그래야 내가 무너지지 않는다.
나는 7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힘들게 살고 있었는데 중고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이 나를 무척 예뻐해 주셨다. 아버지 없고 가난한 불쌍한 애라고 같이 여행도 데려가 주시고 선생님 집에 가서 밥을 얻어 먹기도 하고 박재희 선생님은 남의집 문간방 부엌도 없고 방앞에 연탄에 밥해 먹던 집에 가난하게 살고 계셨었는데 그 사모님이 내가 가면 연탄불에 밥해 주시던 생각이 난다. 그래서 나는 그런 선생님들처럼 어렵고 불쌍한 애들 사랑해주려고 교사가 되었다. 학교 성적은 늘 꼴찌였고, 졸업할 성적이 되질 않아서 선생님들이 슬쩍 올려준 점수로 겨우 졸업하던 나였지만 '그렇게 나를 사랑해 주시던 선생님처럼 하리라.' 꿈에 부풀었던 나는 실제 교직에 나와보니 실망이 컸다.
내가 처음 교직 생활을 하던 1968년도에는 교사들의 월급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교사 봉급으론 자식들 공부시키기가 어려웠다. 각종 부정무패가 난무 하였다. 그 당시에는 중학교도 입학시험 보고 들어가던 시절이라 학교에서 교사들이 전과도 팔고 시험지도 팔고 문제집도 팔았다. 업자들이 수입의 반을 담임에게 주었기 때문에 학교에선 공공연하게 팔고 그것으로 수업 시간에 다루어 주니까 안 살 수도 없었다.
교사들은 그런 자신들을 부끄러워했고, 외식하러 음식점에 가면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사장님, 부장님 이렇게 불렀다. 그리고 그렇게 받은 돈으로 교장 교감에게 상납해야 했다. 그래야 돈이 잘 들어오는 6학년이나 1학년을 맡을 수 있었다. 나는 그런 것을 하지 않고 교장 교감에게 상납을 안했기 때문에 미움을 받았다. 직원 조회 시간에 사람들 앞에서 야단 맞던 일들이 생각난다.
내가 생각하던 그런 선생님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렇게 시달리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만들까 생각했지만 달리 할 것도 없었고, 미련이 남아서 휴직계를 내고 아는 오빠에게 부탁해서 소백산맥에 있는 어떤 암자로 들어 갔다. 첩첩 산중에 작은 암자에는 여자스님 한 분이 살고 있었고, 그 앞에 밭을 가꾸는 여자가 아이들 둘을 데리고 같이 살고 있었다. 밥을 먹으라고 주는데 옥수수를 물을 많이 넣고 끓인 것을 한 양재기 퍼주고 반찬은 간장에 마늘잎 몇개 넣은 것 뿐이었다.
그 여자의 남편은 탄광에 가고 겨우 암자에 밭일을 해주고 먹고 살고 있었는데 3살 아들과 5살쯤되는 딸과 함께 있었다. 그 딸 애가 목뒤에 나뭇잎을 붙이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종기가 나서 붙여 논 것이라고 했다. 나뭇잎을 떼어보니 핏줄이 들어날 정도 였다. 마침 내가 가지고 간 연고를 발라주니 그 다음 날에 꾸덕꾸덕 말라있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교직이 아무리 부정부패가 심해도 나하나 그만둔대도 무슨 소용이 있나? 저렇게 불쌍한 애들은 누가 가르치나? 그리곤 다시 결심했다. 나라도 가르치자. 나라도 애들 차별하지 말고 저런 어려운 애들 가르치자. 그리곤 보따리를 싸서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42년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벼라별 일도 다 겪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후회되는 일도 많다. 내가 어쩌다 그런짓을 했는지...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럽다. 그래도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내 곁에는 늘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있게 하셔서 힘들고 무시 당하는 생활을 버티게 해 주셨고, 정년 퇴직까지 마치고 지금 퇴직한지 9년째인데 이제는 상담실을 열어 내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어려운 애들 사랑하는 일'을 하게 해주셨다. 나는 지금 누구보다 행복하다. 가지가지 어려운 일을 겪은 덕분에 돈이나 권세에 대한 미련을 없애 주셨고, 사람들 사랑하는 일을 하게 해주신 하나님.... 그저 감사할 뿐이다.
우리 후배 선생님들은 우리 때보다 몇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기독교 말살 정책을 펼치고 있는 무리들 때문에 전도는 말할 수 없이 어렵다. 그래도 제자들을 어떻게든 잘 키워서 세상을 변화 시키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워내야 한다. 나라의 미래가, 세계의 미래가 그들에게 달려 있고, 선생님들에게 달려 있다. 원로들도 어떻게든 후배들을 격려하고 도와 한다. 내 할일 다했다고 놀 때가 아니다. 이게 내가 한국교육자선교회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