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16 김규영
우리 교회는 평택에 있어서 우리 집에서 차로 50분 걸린다. 교회치고는 먼 거리다. 굳이 먼 교회에 가는 이유는 내가 갈 당시 담임목사님이 아들을 잃으셔서 많이 힘들어 하셨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간 것이다. 작은 교회라 교인 한 사람이 출석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뭔가 도움이 되려고 왔지만 실상은 내가 우리 교회를 통해서 은혜를 많이 받았다. 가장 큰 것은 남편이 교회에 나오고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에 교회도 가끔씩, 부분적으로 가긴 했지만 주일날 온전히 교회에 오는 것은 처음이다.
나는 어려서 아버지도 집을 나가시고 가난해서 무시 당하고 버림 받으며 살았다. 그래서 나는 무시당하는걸 제일 싫어하는데 우리 목사님과 사모님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는 따뜻한 분이다. 교인들도 순하고 평안하다. 그래서 교회 가는게 부담이 없다. 누가 날 잘못했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없다. 영적인 가정으로선 안성 맞춤이다. 우리 딸과 사위도 교회에서 봉사한다. 그것만 봐도 대견스럽다. 아들딸이라도 자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매주 만나는게 어딘가?
교회를 새로 짓고 이사했기 때문에 벽들이 비어 있다. 그림을 그려다 붙여 놓았다. 사실 누구에게 보이기 부끄럽지만 내 교회니까, 내 식구들이니까 그냥 붙여 놓는 거다. 못그렸어도 내 집에는 붙일 수 있는 거니까. 남편은 그만하라고 한다. 당신만 애쓰지 누가 보냐고 그래도 나는 좋다. 그림이 있으면 분위기가 훨씬 좋아진다. 그림에 말씀도 있기 때문에 오며가며 말씀에 은혜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라는 것이다. 다른 좋은 그림이 많이 들어와서 굳이 못그린 그림을 붙여놓을 필요가 없을 때까진 붙여 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