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 년 만에 만난 동창들
작성자
김*영
작성일
15.08.25
조회수
2177

몇 십 년 만에 만난 동창들  2015. 8. 24. 김규영

 

여고 동창들중에 예수 믿는 친구들 모임을 한다고 해서 갔었다.  내가 고등학교 졸업 하던 해가 1966년 이니까 거의 50년 만이다. 나는 결혼 하고 너무나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초라한 모습으로 동창들을 만나기 싫었고, 또 동창회비 낼 돈도 없었다.

가기 전부터 많이 설레였다. 어떤 느낌일까? 카톡방에 들어가 이야기 할 때에는 전혀 이질감이 느껴 지지 않았는데 실제 만나면 어떨까? 알아 볼 수 있을까?

점심 먹은 후에 합창 부르던 친구들은 가고 믿는 친구들만 남았다. 학생 때 얼굴들이 남아 있어서 알아는 보겠는데 같이 교대 다녔던 친구들은 그래도 익숙하고 다른 친구들은 아무래도 어색했다.

같이 예배를 드리고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 왔는지 이야기 하였다.

목사가 된 친구도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하게 일하며 살아왔다.  같이 웃기도 하고 같이 눈물 흘리며 안타까워 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숙이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엄마가 그렇게 교회 가자고 해도 안갔는데 교사가 된 후  친구가 5천원만 내면 며칠동안 구경 시켜주고 수영도 하게 해준다고 해서 따라 갔더니 그게 교회 수련회 였다고 한다. 거기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예수 믿고 잘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모두 박장대소하였다. 부모의 기도는 절대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언제라도 응답된다.

모두들 씩씩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50년의 벽을 뛰어넘어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아마 믿음의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서로의 기도 제목을 나누고 같이 기도하기로 한 것이 더욱 좋았다.

옛날엔 동창회비 낼 돈이 없어서 못갔는데 이젠 빚도 갚고 잘 살게 되고, 친구들이 내가 이 나이까지 상담 활동 하는 걸 부러워 할 정도가 되어서 참으로 감사하다. 예수 믿는 사람 중에도 성숙한 신앙생활 하는 사람들이 적은데 이런 훌륭한 친구들을 만나서 더욱 뿌듯하고 우리 경기여자고등학교에 대해서도 자랑스럽게 생각되었다. 선생님들이 사랑으로 키워 주신 덕분이다.

특히 나는 부모의 사랑을 못받고 힘들어 할 때 박재희 선생님을 비롯하여 신체육선생님, 많은 선생님들이 특별히 나를 사랑해 주셔서 그 은혜 보답하고자 교사가 되고 이렇게 보람 있는 생을 살게 되었다. 하나님은 내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주셨다.

"털보, 털보." 이렇게 부르며 집에 가기 싫어하는 나와 같이 놀아주신 수위실 표씨 아저씨, 키큰 사진사 아저씨, 정원사  ... 모두 보고 싶다. 지금 살아 계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