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할머니(3) 2014. 1. 30. 김규영 "이모, 엄마가 안 좋아요." |
중국할머니 (5) 2015. 5. 18. 김규영 위에 글은 작년 1월 중국할머니가 쓰러지져서 가족들이 장레식장도 잡아 놓고 마지막으로 나보고 기도해달라던 때의 글이다. 그후 할머니는 회복되셨다. 가끔 병원에 가보면 치매가 되셔서 나도 못알아보고 엉뚱항 소리를 하셨었다. 오늘 목욕탕자매와 같이 병원에 갔었다. 할머니는 마치 뼈에 가죽을 씌운 것처럼 바싹 마르셔서 알바보기 어려웠다. 내가 병원 안에 들어가자 너무나 반가워하셨다. "이게 누구요. 낯이 익는데." "어머니, 키큰 운전수예요." "운전수? 성이 뭐요?" "김씨예요." "낯은 익은데 이름을 모르겠네. 난 이제 산게 아이요. 죽은 거나 마찬가지요. 아무 것도 생각 안 나요." 그래도 전 보다 말씀도 잘 하시고 먹는 것도 잘 드신다. 인삼을 다려 갔는데 잘 드시고 수박도 잘 드신다. 같이 찬송을 불렀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상경에 쓰였네." 제법 큰 소리로 따라 부르신다. 글자도 큰 글자는 보신다. 이런 저런 찬송 부르고 "우리 남편 알지요? 봤잖아요." "전 중국 안 가서 못봤어요." 그리곤 조금 뒤에 또 물으신다. "우리 남편 봤지요? 튼튼하잖아요. 난 나보다 먼저 갈줄 몰랐어요." 할머니는 어젯밤에 남편 꿈을 꾸셨다고 한다. 그냥 바라보고 지나가시더란다. "어머니, 천국 가시면 만나실 거예요." 집에 가려고 하니까 자고 가라고 하시고, 언제 또 올거냐고 하시고 며칠 뒤에 온다니까 안 올라그러지 내일 오라고 하신다. 애처로웠다. 어머니가 이렇게 좋아하시는 건 처음 본다고 자매가 말했다. 그저 병상에 누워 있는 것 뿐인데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저녁 9시가 넘었지만 식사를 안 해서 양고기 먹자고 해서 간 곳은 대림동이었다. 거기는 딴 세상인었다 마치 중국의 어느 거리를 다니는 것 같았다. 온통 중국말 하는 사람이 길거리에 가득차고 중국말 간판이 붙은 가게가 빼곡히 있었다. 대부분은 음식점과 술파는 가게였다. 양갈비를 시켜 먹었는데 향이 독특했으나 맛이 있었다. 싫컷 먹고 집에 오니 밤 12시가 훨씬 넘었다. 목욕탕 자매는 삶에 지쳐 있었다. 난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해서 살아야 한다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마음이 짠하다. 자매가 이런 어려운 가운데에도 하나님 손 붙잡고 희망의 삶을 살기를 기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