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 2014. 5. 6. 김규영
남편과 지리산에 갔었습니다. 집에서 일찍 떠났지만 어린이날 연휴라 길이 막혀서 성삼재에 도착했을 때엔 늦은 오후였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지나가기도 어려웠는데 가까스로 빠져 나와 뱀사골로 갔습니다. 계곡과 꽃들과 연두색 나무들 여전히 아름다운 채로 있었으나 오는 과정에서 너무 지쳐서 숙소로 찾아 들어 갔습니다. 다행히 방을 뜨끈뜨끈하게 불을 때주어서 땀을 흘리며 푹 잤더니 많이 회복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노고단으로 올라 갔습니다. 지리산은 이제 막 싹이 트고 있었는데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는 가운데 빛을 받아 반짝이는 연둣빛 싹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이런모양 저런 모양의 새싹들을 정신 없이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마치 천국 잔치에 온 것 같이 황홀하여 다른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고, 휘파람새를 비롯한 여러 새들의 노래도 흥을 더욱 돋구었습니다.
노고단에 오르니 9시가 넘었는데 그제서야 배가 고프다는 걸 느꼈습니다.
길이 막힐 것을 에상하여 서둘러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천안 부근에서 본격적으로 길이 막혔습니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미리 기도하고 준비한대로 남편에게 창세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작년에 교회학교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던 것이라 쉽게 설명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삭이 에서와 야곱을 낳던 일, 하나님께서 작은 자가 큰자를 섬기리라고 말씀 하신대로 에서에게 팥죽한 그릇을 주고 장자권을 사서 축복을 받아낸 야곱, 도망치면서 돌베게 베고 잘 때에 꿈과 벧엘, 4명의 부인을 얻은 이야기, 요셉을 편애 하여 발생한 이야기, 요셉이 20 여년 동안 노예 살이하고 감옥 가고 마침내 총리가 되기까지, 형들을 용서한 이야기, 그 모든 과정에서 구원자 예수님을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 그리고 모세와 출애굽 이야기 ...... 보람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요셉이 바로의 꿈 해석해 줄 때 7마리 흉악한 소들이 살찐 소를 잡아 먹었다고 했더니 소가 어떻게 소를 먹느냐고, 그러면 광우병 걸린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요셉이 20여 년 동안 노예와 감옥에 있게 하신 것은 요셉의 가문만을 살리려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 민족으로 이어진 인류 구원의 역사를 위해 그 고생과 연단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연단 받을 때 감사함으로 이겨 내야 예비하신 축복을 마음껏 받아 누릴 것입니다.
숭어회로 점심 겸 저녁을 먹고 행복한 여행을 끝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