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사이(김형태 총장)
작성자
차*연
작성일
13.12.20
조회수
1930

부모와 자녀사이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다이아나 루먼스는 이런 다짐을 했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란 내용이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하리라 / 아이를 바로 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데 관심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鳶) 도 더 많이 날리리라 /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을 더 오래 바라보리라 /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이렇게 후회하며 더 잘해보려고 다짐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반대로 다음과 같이 부모에게 빚진자 의식을 갖고 있는 자녀들도 있다. “①엄마는 언제나 저를 위한 야간 불침번이셨어요. 제가 기침을 하거나 울거나 늦게 귀가하거나 마룻바닥을 삐걱대며 걸어가면 언제라도 잠에서 깨셨죠. ②엄마는 독수리의 눈과 사자의 용기를 가졌지만 언제나 큰 저택보다도 더 큰 가슴을 갖고 계셨어요. ③엄마는 저에게 가장 신속한 주방장이자 요리사였지요. ④저는 엄마에게 세탁서비스와 목욕서비스를 빌렸어요. ⑤엄마는 저에게 보디가드가 되어주셨어요. ⑥엄마에게 의료봉사를 빌리고 있어요. ⑦엄마에게 온갖 놀이에 대한 봉사를 빌리고 있어요. ⑧엄마는 저에게 모든 공작물 만들기를 해주셨어요. 엄마는 온가족이 하나로 결합할 수 있게 해주셨고 시련과 위기까지도 이겨내게 해주셨어요. ⑨엄마에게 너무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겨드렸어요. 어머니는 너무도 적은 보수로 이 모든 봉사를 해주셨다. 갚을 길 없는 차용증서엔 이밖에도 많은 빚이 적혀있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가 키스한번만 해드리거나, ‘엄마, 사랑해요’란 말 한마디만 하면 이 모든 빚을 면제해 주실 것이다. 이런 관계가 부모와 자녀관계요, 모성애이다. 부모들은 자녀를 꽃으로 키우지 말고 인간으로 길러야 한다. 끝까지 참아야 하고, 끝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 어린이가 네 살 때 그의 어머니와 경험한 사례를 보라. ①어느 날 그는 냉장고에서 우유병을 꺼내다가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미끄러운 우유병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주방바닥 전체를 흰우유바다로 만들었다. ②주방으로 들어온 그의 어머니는 고함치고 훈계하는 대신 “로버트, 도대체 무슨 걸작품을 만들어 놓은 거니! 이런 엄청난 우유바다는 처음 보는구나. 어쨌든 이미 저질러진 일이니 네 맘껏 우유를 가지고 놀아보라. 그런 다음 닦아내자꾸나.” 그래서 우유를 갖고 장난치며 놀았다. ③“로버트, 이렇게 어질러 놓은 다음에는 반드시 깨끗이 치우고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는 걸 너도 알겠지? 그런데 어떤 식으로 치웠으면 좋겠니? 스펀지를 쓸까, 아니면 수건이나 막대걸레를 써서 치울까? 어느 쪽이 네 맘에 드니?” 그는 스펀지를 선택했고, 두 사람은 엎질러진 우유를 닦아냈다. ④“잘 들어봐. 넌 작은 손으로 큰 우유병을 드는 실험에서 실패한거나 마찬가지야. 우리 뒤뜰로 가서 병에 물을 채워갖고 다시 한 번 시도해보자. 병을 떨어뜨리지 않고 그걸 옮길 수 있는 방법을 네가 발견하도록 말이다.” 그 결과, 네살난 어린이는 두 손으로 병의 주둥이를 잡으면 그걸 떨어뜨리지 않고 옮길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얼마나 훌륭한 자녀교육방법인가? 자녀교육에 관한한 그 누구도 전문가라 할 수 없다. 모든 자녀들이 제각각 고유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획일화 된 만능교육방법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몇 가지 일반적 방법은 발견할 수 있다. ①식구(食口)입을 늘 확인하자. 함께 밥을 먹는 밥상공동체의 중요성을 놓치지 말자. 밥상에 모두 둘러 앉아 아버지의 축복과 감사기도가 있은 후, 서로서로 맛있게 식사를 나누며 식사예절과 함께 우리는 한 몸이라는 걸 배우게 하라. 같이 먹고 같이 자는 것은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만간 가족들이 흩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가정은 쉽게 이산가족이 될 수 있다. ②항상 편지와 전화로 소통해라. 특별히 할 말이 없어도 소통과 연락을 유지해야 한다. 같은 집에 살더라도 학교나 직장에서 받을 수 있도록 자상한 편지나 위로(격려)카드를 보내주기 바란다. 예상치 않은 시간과 장소에서 가족의 편지를 받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주말과 주일에는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가거나 외식을 하거나 교회에 함께 가는 게 좋다. 추억꺼리를 만들어야 나이든 후에도 기억할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사소한 이야기나 경험들이 가족을 묶어줄 수 있다. 그리고 항상 서로를 위해 평안을 빌고 축복해주는 게 좋다. 아무리 고관대작, 나이를 먹고 부자가 돼도 가까운 사람들의 위로가 필요하다. 부모-자녀간 위로와 축복은 특히 새로운 힘을 부어주는 보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