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다이아나 루먼스는 이런 다짐을 했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란 내용이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하리라 / 아이를 바로 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데 관심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鳶) 도 더 많이 날리리라 /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을 더 오래 바라보리라 /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이렇게 후회하며 더 잘해보려고 다짐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반대로 다음과 같이 부모에게 빚진자 의식을 갖고 있는 자녀들도 있다. “①엄마는 언제나 저를 위한 야간 불침번이셨어요. 제가 기침을 하거나 울거나 늦게 귀가하거나 마룻바닥을 삐걱대며 걸어가면 언제라도 잠에서 깨셨죠. ②엄마는 독수리의 눈과 사자의 용기를 가졌지만 언제나 큰 저택보다도 더 큰 가슴을 갖고 계셨어요. ③엄마는 저에게 가장 신속한 주방장이자 요리사였지요. ④저는 엄마에게 세탁서비스와 목욕서비스를 빌렸어요. ⑤엄마는 저에게 보디가드가 되어주셨어요. ⑥엄마에게 의료봉사를 빌리고 있어요. ⑦엄마에게 온갖 놀이에 대한 봉사를 빌리고 있어요. ⑧엄마는 저에게 모든 공작물 만들기를 해주셨어요. 엄마는 온가족이 하나로 결합할 수 있게 해주셨고 시련과 위기까지도 이겨내게 해주셨어요. ⑨엄마에게 너무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겨드렸어요. 어머니는 너무도 적은 보수로 이 모든 봉사를 해주셨다. 갚을 길 없는 차용증서엔 이밖에도 많은 빚이 적혀있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가 키스한번만 해드리거나, ‘엄마, 사랑해요’란 말 한마디만 하면 이 모든 빚을 면제해 주실 것이다. 이런 관계가 부모와 자녀관계요, 모성애이다. 부모들은 자녀를 꽃으로 키우지 말고 인간으로 길러야 한다. 끝까지 참아야 하고, 끝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 어린이가 네 살 때 그의 어머니와 경험한 사례를 보라. ①어느 날 그는 냉장고에서 우유병을 꺼내다가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미끄러운 우유병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주방바닥 전체를 흰우유바다로 만들었다. ②주방으로 들어온 그의 어머니는 고함치고 훈계하는 대신 “로버트, 도대체 무슨 걸작품을 만들어 놓은 거니! 이런 엄청난 우유바다는 처음 보는구나. 어쨌든 이미 저질러진 일이니 네 맘껏 우유를 가지고 놀아보라. 그런 다음 닦아내자꾸나.” 그래서 우유를 갖고 장난치며 놀았다. ③“로버트, 이렇게 어질러 놓은 다음에는 반드시 깨끗이 치우고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는 걸 너도 알겠지? 그런데 어떤 식으로 치웠으면 좋겠니? 스펀지를 쓸까, 아니면 수건이나 막대걸레를 써서 치울까? 어느 쪽이 네 맘에 드니?” 그는 스펀지를 선택했고, 두 사람은 엎질러진 우유를 닦아냈다. ④“잘 들어봐. 넌 작은 손으로 큰 우유병을 드는 실험에서 실패한거나 마찬가지야. 우리 뒤뜰로 가서 병에 물을 채워갖고 다시 한 번 시도해보자. 병을 떨어뜨리지 않고 그걸 옮길 수 있는 방법을 네가 발견하도록 말이다.” 그 결과, 네살난 어린이는 두 손으로 병의 주둥이를 잡으면 그걸 떨어뜨리지 않고 옮길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얼마나 훌륭한 자녀교육방법인가? 자녀교육에 관한한 그 누구도 전문가라 할 수 없다. 모든 자녀들이 제각각 고유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획일화 된 만능교육방법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몇 가지 일반적 방법은 발견할 수 있다. ①식구(食口)입을 늘 확인하자. 함께 밥을 먹는 밥상공동체의 중요성을 놓치지 말자. 밥상에 모두 둘러 앉아 아버지의 축복과 감사기도가 있은 후, 서로서로 맛있게 식사를 나누며 식사예절과 함께 우리는 한 몸이라는 걸 배우게 하라. 같이 먹고 같이 자는 것은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만간 가족들이 흩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가정은 쉽게 이산가족이 될 수 있다. ②항상 편지와 전화로 소통해라. 특별히 할 말이 없어도 소통과 연락을 유지해야 한다. 같은 집에 살더라도 학교나 직장에서 받을 수 있도록 자상한 편지나 위로(격려)카드를 보내주기 바란다. 예상치 않은 시간과 장소에서 가족의 편지를 받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주말과 주일에는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가거나 외식을 하거나 교회에 함께 가는 게 좋다. 추억꺼리를 만들어야 나이든 후에도 기억할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사소한 이야기나 경험들이 가족을 묶어줄 수 있다. 그리고 항상 서로를 위해 평안을 빌고 축복해주는 게 좋다. 아무리 고관대작, 나이를 먹고 부자가 돼도 가까운 사람들의 위로가 필요하다. 부모-자녀간 위로와 축복은 특히 새로운 힘을 부어주는 보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