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2013.9.9-12 명성교회에서 개최된 장로교(통합) 제 98회 총회 주제는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막10:45)이었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인자는 자기 생명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고 왔다.”(He came to serve, not to be served-and then to give away his life in exchange for many who are held hostage / 因爲人子來, 並不是要受人的服事, 乃是要服事人, 並且要捨命作多人的贖價) 이 주제를 모범적으로 실천한 두 사례를 소개하려고 한다.
①엘리자베스 쉐핑(Elizabeth Shepping)이란 여성이 있었다. 그는 1912년 미국에서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되었다. 그는 전라남도에서 한센씨병(나환자)환자들과 걸인과 고아들을 돌보면서 선교사역을 감당했다. 그는 당나귀를 타고 1년에 100일 이상 이곳저곳을 순회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그는 14명의 고아를 입양하여 돌보았고, 또한 과부들을 자기 집으로 영접했기에 38명의 과부들이 그와 함께 살았다. 그는 한국 땅에서 54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그의 장례식 때 많은 한센씨병 환우들과 거지들 그리고 고아들이 그를 “어머니”라고 불러 외치면서 장례행렬을 뒤따랐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친구들이 그의 집으로 모였을 때 안방 벽에 걸려있는 한 액자를 보았다. 그 액자에는 “성공이 아니라 섬김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지금 우리들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성공인가 섬김인가? 예수님을 믿고 의지하고 따르는 사람들은 남의 위에서 지배하고 존경받고 실력(영향력)을 과시하는 게 아니라 남의 밑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그들과 공감하며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스스로 낮아지고 비우면서 나눔과 섬김의 도리를 다 해야 될 것이다. 본 회퍼 목사는 예수님의 생애를 한마디로 요약하여 “man for others"(타인을 위한 삶)라 했고, 우리 크리스챤들도 그처럼 ‘작은 예수’가 되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②2006년 10월 2일 아침, 미국 펜실바니아주 랜캐스터의 아미쉬 마을에서 대량학살사고가 발생했다. 한 침입자가 학교에 들어와서 어린학생들에게 무차별 총을 쏜 것이다. 5명의 어린 소녀들이 사망했고, 또 다른 5명은 중상을 입었다. 그 범인은 한 때 그 마을에서 우유를 배달했던 트럭 운전사였다. 그는 자기 딸이 9년 전에 합병증으로 태어나자마자 죽은 것에 대해 복수를 하려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자백하였다. 그는 또한 하나님이 자기 딸을 저주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스스로 총을 쏘아 자살하였다. 그런데 피해를 입은 가족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범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반은 아미쉬 마을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미국 전역에서 모아진 위로금의 상당부분을 범인의 가족에게 주도록 요청하였다. 장례식이 끝난 한 달 뒤 그들은 그 범인의 아내와 세 자녀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여 위로해주었다. 나중에 5명의 아미쉬 크리스찬 아이들이 그 끔찍한 비극의 순간에 대해 증언 하였다. 그 범인은 10명의 어린 소녀들을 마치 사형을 집행하듯이 한 줄로 세웠단다. 그때 13살난 한 소녀가 벌떡 앞으로 나와 자기에게 먼저 총을 쏘라고 요청하였다. 그러자 그보다 2살 어린 동생이 나와서 말했다. “그 다음에는 나를 쏘세요.” 그들은 자신들이 먼저 죽음으로써 다른 친구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런 용기 있는 행동은 어디서 나왔을까? 그들이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주기도문)를 몸으로 실천했다는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자를 용서하여 준 것처럼, 우리 죄를 용서해 주옵소서”(마6:12)를 실천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은 주기도문을 어떤 마음으로 실천하는가. 혹시 우루과이의 한 성당 벽에 붙어있는 <주기도문의 반성>에 해당되지는 않는가? ⑴‘하늘에 계신’이라고 말하지 말라 - 항상 이 세상 일만 생각하면서 ⑵‘우리’라고 말하지 말라 - 항상 자기 혼자만 생각하면서 ⑶‘아버지’라고 말하지 말라 - 한 번도 아들‧딸로 산 적이 없으면서 ⑷‘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말하지 말라 - 늘 자기 이름만 빛내려고 힘쓰면서 ⑸‘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말하지 말라 - 물질만능‧자기만족주의에 머물면서 ⑹‘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말하지 말라 - 늘 자기 뜻과 주장만 앞세우면서 ⑺‘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고 말하지 말라 - 평생 먹고 살 재산을 축적해 놓았으면서 ⑻‘저희가 용서해준 것처럼’이라고 말하지 말라 - 늘 마음에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⑼‘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라고 말하지 말라 - 늘 죄지을 기회를 찾으면서 ⑽‘악에서 구하소서’라고 말하지 말라 - 악을 보아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으면서 ⑾‘아멘’이라고 응답하지 말라 - 주님의 기도를 제대로 드린 적도 없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