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뿌린 씨 유기성목사 1. 여주는 제게 아픈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1979년 아버님께서 여주에서 교회를 개척하셨는데, 너무나 힘드셨습니다. 개척교회도 힘든데 예배당 건축까지 겹치며 결국 어머님께서 이곳에서 병을 얻어 돌아가시게 되셨습니다. 2. 그런데 어제 저를 운전해준 목사님이 아버님이 개척하신 교회 담임목사님이셨습니다. 젊은 목사님이신데 참 귀하였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버님 개척 당시 교인들과 그 후 교회의 성장 과정에 대하여 들었고, 지금은 지방 내에서 가장 큰 교회가 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씨가 뿌려질 때, 눈물로 뿌렸지만 기쁨으로 거두게 하심을 봅니다.
3. [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의사는 책에서 소개한 대로 선물을 주는 의사였습니다. “암투병을 하는 환자에게는 찬송가 테이프를, 환자를 돌보는 기촉들에게는 책을 선물했습니다. 환자들만 아니라 병원에 근무하는 동료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방사선기사, 환자들의 침대를 옮기는 분들, 구두 닦는 아저씨와 매점 아주머니에게까지 그 청년은 겸손하고 따뜻한 선물을 나누었습니다. 돈이 없는 조선족 할아버지의 검사비를 대납해 주고, 백혈병이 걸린 소녀에게는 집까지 찾아가 생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청년을 자기 차에 태워 콘서트장까지 동행해 주는 깜짝 선물을 하기도 했고, 집에만 누워 있는 어린 환자를 찾아가 책을 읽어 주기도 했습나다. 군대에 가서도 그는 여전히 사람들을 돌봤습니다. 자비로 영화를 보여 주고, 영창에 갇힌 병사들에게 책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 청년은 어디서든 외롭고 소외된 사람 옆에 말없이 서서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다 털어 주던 바보의사였습니다.
4. 그런데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중 그는 유행성출혈열에 감염되어 갑자기 죽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를 당연히 살려 주실 줄 알았던 많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33세의 아주 짧은 생이었습니다. 5. 안수현형제의 신실함과 주위 사람들에게 베푼 사랑의 이야기들을 그대로 묻혀 두기엔 너무 아까워 [그 청년 바보의사]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었는데,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보기로 했던 이 책은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안수현 형제가 생전에 열어 놓았던 미니홈피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들어와서 글을 쓰고 간답니다, 그 안에는 수현 형제에게 감동받은 불교 신자들도 있고, 무신론자들도 있습니다. 종종 하나님을 멀리했다가 이 책을 읽고 신앙으로 돌아온 분들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습니다. 인세는 전액 장학금으로 쓰이고 있고, 현재 20명 정도의 학생이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6. 안수현형제를 허무하게 죽게 하였던 하나님의 역사가 당시로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눈물짓게 하였지만 가만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엄청난 열매를 거두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유행성 출혈열에서 회복되어 살았다면 지금과 같은 열매를 맺었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요? 천국에서 안수현형제는 하나님께 “섭섭합니다” 할까요?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로 찬양하고 있을 것입니다.
7. [그 청년 바보의사]에 이어 안수현형제의 글을 모은 두 번째 책 [그가 사랑한 것들]이 출간되었는데, 그 속에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암시하는 듯한 글 하나를 쓴 것을 보았습니다. 8. 1956년 휘튼 컬리지 출신의 젊은 다섯 선교사가 에콰도르 정글 속 원시부족 아우카 인디언에게 복음을 전하라 갔다가 순교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방패로 믿었던 주님을 그토록 사랑하였던 그들이 왜 창에 찔려 죽도록 방치하신 것일까요? 정말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성도들과 함께 하시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일입니다. 9. 그러나 이 일은 그 후 수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북미 그리스도인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선교사들이 일어났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아우카족이 복음화됩니다. 그들은 백인 선교사들이 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죽음을 맞이했던 일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일은 이 원시 부족인들의 마음을 괴롭게 하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자신들이 죽었던 선교사의 아내와 누이들이 여전히 근처에서 동족 여인들을 돌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초청하여 복음을 듣게 됩니다. 그로 인하여 그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고 다섯 선교사를 죽었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인 만카이는 장로가 됩니다.
10. 반세기가 지난 후 CCM 가수인 스티븐 커티스 채프만이 짐 엘리엇의 아내 엘리자벳 엘리엇이 당시 상황을 책으로 쓴 [영광의 문]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아 곡들을 작곡하여 앨범 [Declaration]을 발표하였습니다. ‘No greater love’ 에서는 기꺼이 목숨을 버린 다섯 선교사들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으며, 이들을 창으로 찔러 죽였던 원주님 만카이의 찬양이 이어집니다. ‘God follower’ 는 마침내 복음을 접하고 하나님을 따르기로 한 와오라니 족의 고백을 그린 노래입니다. 11. 스티븐의 전미 순회공연 때, 할아버지가 된 민카이 장로와 순교한 선교사 스티브 세인트의 아들인 네이트 세인트가 동행하며 간증을 하였습니다. 살인자였던 민카이와 그를 용서한 선교사의 아들이 함께 들려주는 고백은 청중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에콰도르 공연에서 58개 도시에서 20만 명의 청중들에게 증거 되었습니다. 12. 안수현 형제가 이 글을 썼을 때, 이 글이 자신에게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 글이 이루어진 것을 너무나 기뻐할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