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능력과 분노조절(김형태 총장)
작성자
관*자*L*
작성일
13.02.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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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능력과 분노조절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어휘능력과 언어 유창성은 창의력 즉 아이디어 창출 능력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전통적인 지능 검사의 두 축이 언어 능력과 수리 능력이라는 사실은 이미 상식에 속한다. 그 외에 언어 능력이 분노를 조절하고 인내력을 길러 준다는 이론이 있다. 먼저 다음 기사 (한국대학신문 875호/ 2013.1.1)를 읽어보자. “어릴때 언어구사 능력이 훗날 분노를 조절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 사이언스 닷컴이 2012.12.24일 보도 했다. 미국 펜실바니아 주립 대학(PSU)의 연구진은 어린아이 120명을 대상으로 생후 18개월부터 만 4세가 될 때까지 ‘언어능력’과 ‘짜증나는 과제를 다루는 능력’을 주기적으로 비교 평가 한 결과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고 「Child Development」라는 저널 최신호에 발표하였다. 그 연구진은 두 살 때 언어구사 능력이 좋던 아이들은 네 살 때에 좌절감을 느끼는 상황을 만났을때 언어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또래집단에 비해 분노를 덜 표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예로 아이들에게 엄마가 일을 마칠때까지 선물 포장을 뜯지 말고 8분동안 기다리라는 과제를 주었다. 연구결과 아이들이 분노(짜증)를 억제하는데 언어능력이 두 가지 측면으로 작용하는 것을 밝혀냈다. 첫째는 언어 구사 능력이 발달된 아이들은 답답한 상황에 처했을때 부모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엄마에게 일을 마쳤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둘째는 화(짜증)를 내는 대신 언어를 활용해 다른 일에 몰두하는 것이 발견됐다. 한 아이는 엄마가 일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수를 헤아리는 행동을 했다. 연구진은 “언어능력이 발달된 아이들은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는데 감정대신 언어를 사용하며 기다리는 시간의 지루함(답답함)을 견디어 내는 시간에 다른 상상력을 발휘한다”고 보고했다. 어린이의 언어 발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연구라 하겠다. 다중 지능이론을 창시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에 의하면 언어 발달을 위해서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많이 사용하라고 권한다. 예컨대 물렁물렁, 풍덩풍덩, 새콤달콤, 주렁주렁, 빈둥빈둥, 졸졸, 철철, 촐랑촐랑 같은 말을 자주 활용하라는 것이다. 아이의 말에 대해 성의있게 대꾸를 해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딸기를 먹을때도 그냥 먹는게 아니라 “알록달록, 새콤달콤 맛있는 딸기네”라고 수식어를 붙인 후 리듬감을 실어서 표현하면 아이들이 좋아하고 어휘력도 증가한다. 3살된 우리집 외손자는 남자에겐 ‘멋있다’하고 여자에겐 ‘예쁘다’라고 하며 비슷한 의미의 두 단어를 구별해서 쓴다. 누가 ‘우리 동진이 예쁘다’하면 ‘아니야! 동진이는 안예뻐! 엄마가 예뻐, 동진이는 멋있어’라고 반응한다. 아이가 말을 배울 때 롤모델이 되는 어머니나 아버지(또는 조부모나 형제,자매들)가 표준어를 써야 되고 공손한 존칭어를 쓰는게 좋다. 사투리로 언어모형이 잡히면 커서도 사투리를 쓰게 된다. 또 초기 언어가 반말로 정착되면 뒤에 존칭어로 바꾸는 것이 어렵다. 최초에 주변에서 들려주는 주요 어른들의 언어구사가 정확하고 정당해야 한다. 그리고 구어체 언어로 언어자극을 주지 말고 문어체로 주는게 좋다. 쉽게 말해 대화로 말을 배울 때 말로하는 언어와 책읽어주기를 균형있게 제시해야 한다. 구어체는 대개 불완전 문장 또는 축약어로 되어 묻는 말의 ‘답’만 제시하니까 단답형 대화가 된다. 그러나 책을 읽어주면 문장 단위로 표현되니까 좀 더 완전한 표현형식으로 제공되고 그것이 논리개발과 언어구사력 또는 창의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 또하나 언어자극을 줄 때 성경같은 고전과 교훈서등을 인용하거나 속담, 격언, 표어등을 섞어서 전해주는게 좋다. 흔히 속담이나 격언은 비유와 은유가 많고 단순한 문장이라기 보다는 심오한 인생 철학이나 압축된 교훈이 들어 있어 깊은 사유를 가능케 한다. 그래서 언어 유추와 창의성 그리고 맛있는 언어 표현 능력이 발달된다. 예를 들어보겠다. ①위로만 크는 나무는 그늘을 만들지 못하고 홀로서있는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 ②빈자루는 홀로 설수 없다 ③소가 없으면 외양간은 깨끗하다 ④국자는 항상 국속에 있어도 국맛을 모른다. ⑤살아 있는 물고기는 짠 바닷물 속에 살아도 자기 몸을 짜게 하지 않는다 ⑥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 대해서도 향기를 풍긴다 ⑦성(城)을 점령하려면 사대문을 동시에 막지 말라. ⑧인간관계에 성공하려면 네모난 국그릇에 국을 담아 놓고 둥근 국자로 퍼라 ⑨우리집 두레박끈 짧은 것은 생각않고 이웃집 우물 깊다고 탓한다 ⑩가마타는 기쁨은 알면서 가마메는 고통은 모른다 ⑪그림자를 반듯하게 만들고 싶으면 그 본체가 똑바로 서야 한다 ⑫키 작은 채송화는 키 큰 해바라기에 대해 열등감을 갖지 않는다(角者無齒/뿔가진 놈은 이빨이 없다) ⑬인생역에서는 왕복티켓을 팔지 않기에 가면 다시 올수 없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언어 발달을 돕기 위해 글씨없는 그림책을 보여주고 자기 말로 설명해 보도록 요구거나, 끝말이어가기 놀이를 즐기며 가로세로 말 넣기 연습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