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만남( 김형태 총장)
작성자
관*자*L*
작성일
13.01.25
조회수
2088

부부(夫婦)의 만남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말이 있다. 화해하기 쉽다는 뜻이겠지만 이걸 믿고 소홀히 대하다가 영영 남남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여성잡지 「매콜」은 성공적인 부부생활의 아이디어를 전해주고 있다. ①우선 배우자의 좋은 점을 강조할 것 ②배우자의 결점은 건드리지 말 것 ③결혼이전의 일을 들추어 내서 거론하지 말 것 ④집밖에서 불쾌한 일이 있었더라도 집에 들어와 화풀이 하지 말 것 ⑤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것. ⑥자기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분명하게 알릴 것 ⑦부부간에 문제가 있으면 그 원인을 확실히 찾아 낼 것 ⑧사소한 일로 다투지 말 것 ⑨정기적으로 대화시간을 갖도록 노력할 것 ⑩그래도 쉽게 해결이 되지 않을 땐 전문가와 상담해서라도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되어있다. 나이가 들수록 남편이 더 의존적이므로 아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남편의 수명은 전적으로 아내하기에 달려있다. 통계에 의하면 혼자사는 남자보다 아내와 함께 사는 남자가 평균 수명이 더 길다. 왜 그럴까? 아내가 남편을 잘 보살피기 때문일까? 성생활(sex)이 수명을 늘리는 것일까? 아내가 만든 음식이 수명을 늘려주는 것일까? 아니면 아내가 옷을 자주 세탁해주기 때문일까?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물고기의 이야기를 참고해 보라고 한다. 생선회를 파는 사람은 고기가 오래 살아있기를 원한다. 생선이 죽으면 가격이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족관에 작은 상어 한 마리를 풀어 놓는다. 물고기들은 상어한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열심히 피해다닌다. 긴장상태에 있는 물고기는 쉽게 죽지 않고 오래동안 살아남게 된다. 물고기가 수족관 안에서 일찍 죽는 것은 태만하고 긴장이 풀려있고 제 맘대로 놀다보니 운동량까지 떨어져 일찍 죽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있으면 항상 움직여야 하고 긴장도 하게 된다. 이 세상에 어떤 남편이라도 아내 앞에서 긴장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아내와 함께사는 남자는 한 평생 긴장하며 언제나 움직일 태세가 되어있다. 나태해 질 수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아내와 함께 사는 남편들이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혼자사는 남자들은 긴장이 없다. 출동할 태세를 유지할 필요도 없다. 아무때나 자기 좋을 때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내와 함께 살면 항상 신경을 써야 된다. 게으름을 피우거나 한눈을 팔거나, 술을 많이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양말을 벗어 아무데나 던지거나, 늦잠을 자거나, 밥을 많이 먹거나 잦은 편식을 하거나.... 여하튼 모든 활동에서 조심하지 않으면 아내의 사랑스런 잔소리와 건의에 금방 직면하게 되어있다. 그러면 남편은 긴장하고 그 긴장에 대해 반응해야 한다. 어쨌든 아내들은 게으르거나 편안히 살려고 하는 남편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마치 수족관 속의 상어처럼 긴장 조성 역할을 철저히 한다. 이래서 아내란 존재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안해 - 집안의 태양)이다. 남자의 수명을 일정기간 늘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편들은 아내에게 감사해야 된다. 이외에도 아내 때문에 남편들의 수명이 연장되는 이유는 많이 있다. 남편은 아내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연구하고 일하며 수고한다. 그 고민이 머리를 많이 쓰게 하고 그 결과로 수명도 또한 연장된다. 정신 노동자가 육체 노동자보다 오래 산다는 것은 증명된 정설이다. 강남터미널에 가서 조사해보자. 대개의 아내들은 남편들에게 정신노동자가 되도록 강력한 압력을 가한다. 남편들이여! 아내의 잔소리에 고마워하라, 아내의 바가지에 감사하라. 아내의 요구사항에 신속히 응답하기 바란다. 이런 역할이 잘못 되어 다음과 같은 악처(惡妻)의 시범 사례가 되면 안되겠다. 영국시인 밀턴은 눈이 멀고 나서도 계속 「실낙원」과 「복낙원」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눈이 먼 후 재혼한 아내는 매우 아름다웠지만 성질은 매우 난폭했다. 어느날 웰링턴공작이 “아름다운 부인이십니다 꼭 장미같습니다”하며 칭찬을 하자 “나는 색깔을 알수는 없지만 장미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매일 가시로 나를 찌르니까요”라고 대답했다. 소크라테스의 아내도 소문난 악처였다. 한 친구가 “자네같이 식견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아내를 맞이했나?”라고 묻자 “훌륭한 기수(騎手)는 명마(名馬)를 골라 탄다네. 사나운 말을 잘 다룰 줄 알면 그 다음부터는 아무 말(馬)이나 문제가 되지 않지!”라고 응답했다. 강태공은 아내에게 쫓겨났다가 크게 성공한 후 아내가 용서를 빌자 물을 바닥에 쏟아 놓고 다시 담아 보라고 하며 꾸짖었다고 한다. 세상 살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날마다 만나게 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만남은 부부(夫婦)의 만남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