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얼굴의 김상복목사님 2011. 9.2. 김규영
어제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교에서 김상복총장님의 4대 취임식이 있었다. 총장님은 초대 총장으로 기초를 쌓으신 분이고, 하용조목사님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급하게 총장에 취임하신 것이다.나는 목사님이 총장 되신게 너무 기뻐서 컬러리스트 수업도 결석하고 사진기를 들고 갔다. 취임식은 정말 대단 하였다. 하나의 의식이 아니라 무슨 연찬회에 온 것 같았다. 축사하러 오신 분들이 목사님께서 과거에 이렇게 이렇게 하셨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더욱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다. 목사님의 맨얼굴처럼 일생이 낱낱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원래 교수가 되고 싶었는데 억지로 끌려가서 목회를 하셨다고 하는데 마지막에 교수로 끝나게 되어 기쁘다고 하셨다. 뭐든지 끝이 좋아야 하는데 목사님은 평생을 한결같이 헌신적으로 충성되이 사시고, 퇴임하신 후에도 다시 이렇게 보람있는 일을 하시면 끝내게 되어서 참 좋다. 세계적인 다른 일도 많이 하신다. 이렇게 되기까지 사모님의 헌신이 크셨다.
그런데 취임식 직전에 안경이 깨지셨다고 그냥 맨얼굴로 들어오셨다. 십여 년동안 안경쓴 얼굴만 보다가 전혀 다른 모습에 놀랐다. 목사님 코가 그렇게 크고 뾰죽한지 처음 알았다. 더 젊어 보이시고 멋있는데 이참에 콘텍트렌즈를 하시는 게 어떨까?
작년에 내가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목사님께
"목사님, 제가 벌써 62세인데 이제 컴퓨터 배워서 뭐에 쓸지 모르겠어요." 라고 했더니 당장에 이렇게 고쳐 주셨다.
"그게 아니고 '이제 겨우 62살인데...' 라고"
힘든 공부를 하면서 이 말씀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덕분에 여러가지 자격증도 따게 되었다.
총장 되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목사님께 이 말을 되돌려 드렸다.
"목사님은 이제 겨우 72세 이신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