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언제까지입니까?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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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꿈을 잘 꾸는 사람이 아닌데 얼마 전 꿈에서 제가 태어났고, 중학교 1학년 그러니까 월남할때까지 살았던 평양의 우리 집을 주위 사람들의 감시를 피하며 몰래 찾느라고 애를 쓰다가 찾지 못하고 깨어났습니다. 이와 비슷한 꿈을 과거에는 수없이 많이 꾸었었지만 요사이에 꾸기는 오랜만입니다. 거의 우리 집 근처까지 가서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꿈에서 깨어나니 무척 안타깝고 애가 탔으며 섭섭했습니다. 이런 꿈을 꾸고 나면 별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이산가족이 된지 59년째 부모님들은 이미 세상을 떠나셨지만 북한에 살고 있는 여동생 셋과 남동생 하나로 인해 늘 저의 가슴은 무겁습니다. 저에게는 북한과 북한의 형제들이 언제나 기도 제목입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제 가슴은 저려옵니다. 지금 북한은 식량난 으로 대단히 어렵습니다. 저의 형제들은 모두 이미 은퇴를 했기 때문에 먹고 살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매달 미화 1불에 해당하는 연금을 받습니다. 이것으로는 도저히 먹고 살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장마당에 장사라고 해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재주들이 없습니다. 공부하는 재주는 있었기에 대학들을 다 나왔지만 지금은 대학 나온 머리만 가지고는 북한에서 먹고 살 수가 없습니다.
저는 오래전 미국에서 살 때부터 여러 번 북한에 갔다 왔습니다. 그때는 가족을 만날 수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 동생의 집에서 20 미터 앞에 있는 관광 상품 판매점에는 데려가도 일 분도 안 걸리는 바로 눈앞의 동생 집에 가거나 동생들을 만나는 것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동생들은 배고플 뿐 아니라 모두 병들어 몸들이 말이 아닙니다. 필요한 약을 가져가 보았지만 약을 전달해 줄 수도 없습니다.
작년의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 핵무기와 미사일, 무슨 영문인지 알지도 못하는 개성 공단 직원 구금, 서울이 휴전선에서 겨우 50키로 사정거리에 있다는 협박, 남한 정부 대표를 불러놓고는 일방적인 요구만 하고 회의를 끝내는 모습, 무엇 하나 저의 가슴을 아프지 않게 하는 것이 없습니다. 북한에 관한 소식을 들으면 들을 수록“주여, 언제까지입니까? 언제까지입니까?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라는 기도가 저절로 나옵니다. 6∙25가 들어 있는 달이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