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학교 눈물의 기도
아버지학교에 강의를 하러 갈 때면 가장 먼저 얼룩 무늬 티를 입은 형제님들이 눈에 들어온다. 젊은 아빠들은 가끔 그 복장이 촌스럽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시간은 흘러서 현재의 트렌드에 걸맞지 않을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검정색에 흰 줄이 있는 티를 입은 형제님들을 볼라치면 나는 눈물이 난다. 그만큼 수고와 헌신이 저며 있기 때문이다. 머리 색깔처럼 빛바랜 티를 입은 형제님들을 보면 울컥할 때도 있다. 아버지학교 초창기부터 지금까지도 긴 시간 동안 섬기며 헌신한 흔적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G교회에서 개설한 아버지학교 첫주차 강의를 하러 갔다. 반갑게 맞아주는 형제님들과 허깅을 하고, 내 자리를 확인한 후, 중보기도실로 갔다. 그곳에는 형제님 세 분이 계셨는데, 모두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셨다. 아니나다를까 개설교회의 장로님 세 분이 중보기도팀으로 수고하고 계셨다.
아버지학교의 모든 스탭들은 다 중요하지만 특히 중보기도팀을 빼놓을 수가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하는 분들, 그리고 강사, 진행자, 지원자, 스탭들의 중보와 모든 순서를 놓고 기도하는 아버지학교를 움직이는 동력이 중보기도팀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사로 갔을 때 붙잡고 합심해서 성령의 인도함을 구하는 기도를 중보팀에서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경험상 중보팀과 기도를 하고 강의를 할 때면, 더욱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게 된다는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중보팀은 매 주차 강사님을 붙잡고 기도하는 것은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해야 한다.
G교회의 장로님들도 첫주차 강사인 나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연세 드신 형제님들의 기도가 간절했다. 그리고 그 기도는 나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또 뜨겁게 했다. 더욱이 진심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큰 힘을 부어주었다. 가슴 저 밑의 바닥에서 무엇인가 울컥하고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었다.
합심 기도를 마치고 가장 연세 많으신 장로님이신 한 형제님께서 마지막 기도를 하실 순간이었다. 그분은 기도를 하기 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가 오늘 최관하 강사님을 위해 기도문을 적어왔습니다. 이것을 읽는 것으로 기도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형제님은 기도문을 읽기 시작했다. 세 장에 직접 손글씨로 써 내려간 기도문. 그것을 보는 순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도문을 읽으며 기도하는 내용을 듣고 나는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 내용은 이렇다.
강사 최관하 형제를 위한 기도문.
하나님 아버지! 이번 구파발 교회에서 개최하는 제65기 아버지학교 강사로 초빙되어 강의를 하시는 최관하 형제님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주시오니 감사합니다. 바라옵기는 이번 제 65기 아버지학교 개강 첫시간의 강의가 훌륭한 강의로 현대에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정체성을 알게 하여 주시고,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아내와 자녀들에게 자상한 아버지, 모범적인 아버지로 살아가게 하여주시사 가정을 살리고, 직장에서는 신뢰받는 직장인으로, 교회에서는 믿음의 아버지로 존경 받는 아버지들이 될 수 있는 감동적인 강의를 하게 하여 주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번 구파발 교회에서 개최되는 아버지학교에 참가하는 56명의 아버지들이 이번 아버지학교를 열심히 출석하여 수료한 뒤에도 더욱더 말로만의 아버지가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존경받는 아버지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비단 내용만이 아니었다. 그 기도의 목소리가 진정의 울림으로 가슴을 쳤던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기도의 소리일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신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G교회에서 중보기도팀으로 섬기며 나를 위해 기도하신 형제님들과, 또한 여러 분야의 스탭으로 섬기는 아버지학교 형제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지금도 국내외의 아버지학교를 섬기며 수고하시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학교의 모든 형제님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이 임하시기를 기도한다.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