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두 딸의 소그룹
기억해보니 1997년도부터 성경을 가지고 소그룹을 했었다. 그때는 교회 담임목사님이 주관한 기초 성경 공부였고 나는 배우는 입장이었다. 계속되는 제자훈련, 남자 성도들의 소그룹 모임이 교회에서 진행되었다. 제자 훈련 3년, 사역자 훈련 3년으로 말씀을 배우면서 나는 믿음이 성장했고 평신도 사역자로 교회와 학교 등 여러 곳에서 주신 사역을 감당했다.
2000년도부터 학교와 교회에서 제자훈련으로 아이들 소그룹 훈련을 시작했다. 교회는 예배 후에 따로 시간을 내고,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아이들과 만나 소그룹 말씀 모임을 가졌다. 이때 학교 아이들이 많을 때는 80명을 한 적도 있다. 80명의 아이들을 학년별, 성별로 나누고, 점심시간과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주에 1회 성경공부를 했다.
나는 일찍이 교회에서 훈련받으며, 또 제자들을 양육하는 특별한 은혜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다. 이런 소그룹 모임, 제자훈련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4년도 모임은 5개이고, 25년도는 1개가 더 늘어 6개다. 매주 만나는 모임도 있고, 2주에 한 번 등 상황에 맞게 만나는 모임들이다.
2년 전 어느 날 영훈고의 제자를 만났다.
만난 제자의 이름은 H. H는 30대 초반의 청년이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하는 아이다. 가끔씩 만날 때마다 식사와 차를 나누며, H를 위해 가정과 여러 삶을 위해 함께 기도하곤 했다.
그날은 말씀 나눔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요즘엔 성경공부나 제자훈련을 하고 있어. 여러 개를 하고 있어. 소그룹 모임 말야.”
이렇게 얘기하는 나를 보는 H의 눈이 반짝였다.
“선생님, 사실은 저도 그렇게 말씀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가르쳐 주실만한 분도 없었구요. 교회에는 엄마랑 언니랑 예배만 드리고 오거든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구나. 만약 너만 괜찮으면 선생님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해 보겠니?”
H는 반색을 하며 말했다.
“정말요? 선생님 바쁘실텐데, 너무 감사해요.”
그렇게 H와 소그룹 말씀 나눔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날 저녁 H에게서 톡이 왔다.
“선생님, 성경 공부 하는거요. 언니한테 얘기했는데 자기도 하고 싶다는데, 같이 해도 되나요?”
H의 언니 J도 나의 영훈고 제자다. 연년생으로 영훈고에 들어왔고, 현재 J는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하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교사로 살아가고, 말씀과 기도로 살고자 하는 믿음이 좋은 J로 기억하고 있다.
나는 즉시 답장을 했다.
“그럼, 더 좋지. J도 같이 하면 더 좋고말고.”
그렇게 하기로 하고, 나는 말씀으로 두 자매와 나눌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말씀으로 나눈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잠시 후 H에게서 또 연락이 왔다.
“선생님, 저희 엄마가요. 엄마도 성경 공부 같이 하면 안 되냐고 물어보세요. 엄마는 지금까지 신앙 생활 하면서 말씀을 잘 배우지 못했다고 하세요. 선생님만 괜찮으면 같이 하고 싶으시다는데~.”
‘우와~, 딸들과 엄마가 함께 하는 성경공부라~.’
나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오케이. 너무 좋지. 함께 하시자고 하렴.”
그렇게 나는 두 딸과 어머니, 그렇게 가족이 함께 성경공부 소그룹을 시작하게 되었다.
요일은 주일로 정했다. 예배 후에, 모여서 약 90분 가량 말씀을 가지고 나누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매번 만날 때마다 은혜를 부어주셨다. 기도 제목도 나누고 또 말씀 안에서 위로와 평강을 맛보는 순간들이었다. 더욱이 엄마와 딸들의 관계도 말씀 안에서 더욱 친밀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약 2년을 지낸 것 같다. H, J 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과제도 잘 하고, 또 성경 공부도 즐겁게 잘 따라오고 있었다.
어느덧 교재 한 권이 끝났다. 이제 3권으로 되어 있는 새로운 교재로 또 시작한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위해 말씀 훈련을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다. H와 J, 그리고 제자들의 어머니를 통한 놀라운 행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