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교회다 - S교회 중등부 스쿨처치 수련회
수원에 있는 S교회 중등부 수련회에 초청받았다. 특히 이번 주제는 ‘학교 안에서 교회로 살아가기’였고, 실제적으로 스쿨처치에 대한 동력을 아이들에게 주고자 계획한 수련회였다.
충북 괴산에 있는 수련원에서 진행된 아이들의 수련회.
교통편이 애매했다. 웬만하면 ktx 등 대중교통을 선호하는 나인데, 괴산은 대중교통으로 가기가 어려운 지역이었다. 더욱이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강의여서 서울에서 당일에 가려면 일찍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알아보며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승용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운전하면서 지나치는 겨울 풍광을, 잠깐이지만 누릴 수 있었다. 사시사철 자연의 운치를 누릴 수 있게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고, 수련회 장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학교 체육관 같은 곳에 중학생들이 참 많았다. 참여한 학생들만 200명이 넘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들도 50명 이상이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수련회에 더 많이 신청을 했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참 감사하고 기뻤다.
이 교회는 이미 스쿨처치를 하는 교회다. 담당목사님의 열정과 진심, 그리고 헌신이 아이들에게 녹아들어 있었고, 말씀을 듣는 자세뿐만 아니라, 진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가짐도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갓 초등학교에서 올라온 아이들도 있고, 모두 중학교 청소년들인지라, 시각적 효과를 사용해야 했다. 이럴 때 나는 말씀 중간중간에 아이들을 한 명 두 명 불러내곤 한다. 띄워져 있는 말씀을 아이들이 읽고, 뜻을 물어보기도 하고, 나와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설교를 진행한다. 그러면 앉아 있는 아이들의 시선도 앞에 집중하고, 나온 아이들도 즐겁게 말씀을 배우곤 한다. 그리고 나오는 아이들에게는 내가 직접 써서 만든 자필엽서를 선물로 주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은 참 잘 따라오고 있었다. 그것은 그 자리에서의 내 능력보다, 평소에 수고하신 목사님과 선생님들의 수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 90분 정도의 강의를 마치고 나는 아이들에게 주문을 했다.
“자, 여러분. 이제 여러분들이 조별로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제가 질문 두 가지를 드릴게요. 지금부터 20분간 이 내용으로 나눠주시고, 한 명이 대표로 나와 조에서 나눈 이야기를 요약 발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마치 잘 훈련된 병사들과 같았다. 나는 논의할 내용을 화면에 띄웠다. 그 내용은 이렇다.
1. 여러분이 학교에서 스쿨처치를 할 때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2. 스쿨처치를 할 때 어려운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지도하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돌아다니며 보니 마음이 뿌듯할 정도로 이 순간들이 감동으로 밀려왔다. 20분의 시간이 끝나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자, 여러분! 이제 각 조에서 한 명씩 나와 조에서 나눈 이야기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나오세요.”
아이들은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온 아이들은 16명이었다.
200명이 넘는 아이들 중학생들 가운데 대표 16명이 발표를 하기 위해 앞으로 나오는 모습 또한 감동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이들의 고백. 어른인 나보다 아이들의 생각이 훌륭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이런 때인 것 같았다. 아이들은 자기들의 언어 수준으로 잘 표현하고 있었다.
“돈이 필요해요.”
“프로그램이 필요해요.”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간식이요.”
“후배들한테 이어져가면 좋겠어요.”
‘우리 학교는 저 혼자인데, 혼자라서 못하는게 아이라, 저부터 하는거였어요.“
“어려움이 있어도 꼭 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교회니까요.”
나는 아이들의 말을 다 듣고 말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셨고, 움직이는 교회로, 학교에서의 교회로 사용하기를 원하세요. 지금 여러분들이 말한 것처럼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서 우리 어른들을 여러분 곁에 있게 하셨잖아요. 우리는 여러분을 도와주고, 함께 할 거예요. 여러분 교회도 당연히 그럴 거구요. 그러니 힘내어 새로운 학기에 여러분들의 학교에서 스쿨처치로 살아가기를 바라요. 힘내요. 파이팅, 뀨이팅!”
함께 마음 합해 인도하실 하나님께 간구하며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순서, 목사님께서는 나를 가운데 놓고 아이들과 함께 축복송을 부르며 힘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몰려와 나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중학생, 청소년 시기, 어린아이들이지만 하나님 나라의 동역의 길을 이 아이들과 함께 걷게 하신 하나님. 그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한다. 우리 아이들이 각 학교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간절히 기도하며, 스쿨처치로 살아가기를 이 시간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