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영훈고등학교 예배실에서 열리는 ‘고3 기도회’에는 120여 명의 학생들이 모인다. 또 이 곳 예배실에서는 매주 월요일 아침 국기게양대 기도, 매일 점심시간에 있는 점심찬양, 그리고 고3 기도회, 교사 신우회 모임 등 활발한 신앙생활이 행해지고 있다.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등학교에 이런 공식적인 예배 장소가 생기고, 또 활발한 신앙활동이 가능하게 된 데에는 국어교사 최관하 집사(평화교회)의 노력과 학생들의 합심된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12월에 다른 교사들의 항의로 인해 예배실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최 교사와 학생들은 겨울방학 내내 기도로 뭉쳤다. 그리고 새 학기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학교 안이면 운동장 바닥이라도 좋다”는 간절하고도 굳건한 소망을 가지게 됐고, 결국 학교장의 허락을 받은 것이다. 예배실이 사라진 사건은 학생들을 더욱 기도로 뭉치게 했고, 학교에는 기도실의 공식적 사용을 다시 확인하게 해준 은혜의 사건이었다.
“영훈고가 기독교학교가 되는 게 꿈이죠.” 하지만 최 교사는 지금도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지낸다. 힘든 상황이 오면 “기도하게 하시는구나”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흡연과 폭력 등의 문제에도 처벌보다는 대화를 우선으로 한다. 가정같은 학교, 가족같은 교사와 학생사이를 만드는 것이 최 교사의 꿈이다.
오는 5월 31일 올해로 3번째인 영훈고 찬양집회 ‘에바다’가 수유리 북서울교회 앞 노방에서 열린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최 교사는 목소리나, 악기 연주 기술이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우선 기도로 묶이지 않으면 참가시키지 않고 있다. 또 9월에는 학교 축제기간 중 집회를 계획중이고, 11월에는 ‘영훈고 찬양제’를 기획하고 있다.
최 교사는 학생들의 문제에 대해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아이들에게는 미래가 있기에 부모가 실패자로 낙인찍어 아이들을 포기하는 건 절대 안됩니다. 99가지 단점이 있고, 1가지 장점만 있더라도 그 장점을 통해 희망과 소망을 불어넣어 줘야합니다.”
요즘 부모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내와 소망’임을 최 교사는 강조한다.
출처 : 교회와신앙(https://www.amennews.com)-전강민 기자(2003.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