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고 채플 이야기
영훈학원을 기독교학교로
2015년 12월 28일 하나님께서는 오륜교회를 통해 비기독교학교인 영훈학원을 인수토록 하셨다. 그리고 기독교학교로 나아가는 시작을 허락하셨다. 할렐루야~!
하지만 2016년은 이렇다 할 기독활동이 없었다. 외형적으로 기독교학교라 하지만, 학교 구성원들이 기독교학교로서의 본질을 아는 시간이 필요하고, 기독교학교로서의 정체성과 방향성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2017년도 역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스펠반’ 영훈고 기독학생 활동을 중심으로 예배를 드리고, 초중고 교직원 연합예배와, 매월 학부모 예배를 학교 앞 영훈센터에서 드리도록 인도하신 것이다. 2016년 3월 27일에는 영훈 학교 안에 분립 개척된 영훈오륜교회(담임 이우광 목사)가 근 일 년간 성장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영훈초, 국제중 교목을 하나님께서 세우셨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함께 세우지 않으시고, 결국 2017년도부터 내가 섬기게 인도하셨다. 그래서 그동안 해왔던 대로, 수업을 하는 교사로, 채플을 담당하는 목사로 겸하며 나아가기로 했다.
첫 채플은 언제인가요
개인적으로 나는 2016년 근 일 년간을, 우리 학교가 기독교학교로 나아가는데 많은 준비를 했다. 여러 학교들의 자료도 수집하고, 교목들과의 만남을 통해 노하우도 전수 받고, 우리 학교에 가장 알맞은 기독활동의 우선순위를 생각했다. 그리고 많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만들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며, 채플과 여러 기독활동 등을 기대하고 준비한 것이다.
그리고 2017년도가 시작되었다. 2월 13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아이들은 나에게 한층 다가왔다. 이어서 3월 2일 입학식 때 아이들은 더욱 가까이 다가왔고, 첫 수업 때는 아이들의 기대감과 흥미 속에 즐겁고 기쁜 만남이 이루어졌다. 참으로 감사한 날들이었다.
준비가 잘 진행되어 첫 채플을 3월 20일, 월요일, 5교시로 예정했다.
한 주의 시작을 예배로 하고자 했던 것이다. 월요일 1,2교시는 부장회의가 있어 어렵다고 했기 때문에, 점심시간 이후 5교시를 채플로 하고자 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고자 한 이유도 있다,
학교의 건학이념에 맞추어 창의적 체험활동의 자율활동으로 한 시간을 사용하는게 좋겠다 싶어, 여러 기독교학교들이 운영하는 형식대로 그렇게 채플을 하기로 했다.
1학년만 먼저 채플을 시작하고 3년간 전체 학생들이 하는 것을 계획했다. 나는 일주일에 한 시간씩 1학년 12개 학급 아이들을 수업 시간에 만나며, 하나님께서 얼마나 귀한 아이들을 금년에 영훈고등학교에 보내주셨는지 알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채플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우리가 만들어가는 채플 말이야. 우리 학교를 원해서 왔다고는 하지만 아직 교회나 하나님에 대해서 모르는 친구들도 많이 있어. 그래서 외부에서 누가 와서 교회식으로 예배드리는 것은 가끔 하고, 평상시는 너희들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채플이 되면 어떨까 해. 하나님을 잘 모르는 친구들도 너희들이 율동하고 찬양하고 그러면 재밌지 않을까?”
아이들은 크게 공감하였고, 자기들을 생각해주는 나의 말에 감동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채플 때 섬기고 싶은 사람들은 신청하라고 했다. 싱어팀, 율동팀, 연주팀, ppt자막영상팀, 음향영상팀, 그리고 봉사팀으로 나누어 신청하라고 했다. 신청한 학생들의 결과는 놀랄 정도였다. 채플 때 섬기겠다고 신청한 아이들은 모두 111명.
377명이 1학년 전체 학생인데, 111명이라면 30% 가량이 채플 때 섬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나는 이 아이들을 작은동아리화 했다. 그래서 8개팀의 작은 동아리가 만들어졌고,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기쁨이 매우 컸다.
채플 찬양팀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두 달에 한 번씩 섬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결과에 아이들도 무척 놀라워했고, 또한 즐거워했다. 그리고 기대가 된다고 했다. 아래는 아이들이 나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 샘, 저는 보컬이나 플롯으로 연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분야는 상관없어요. 저는 무조건 참여하고 싶어요.
- 정말 기대돼요, 선생님.
- 저는 드럼입니다. 교회에서도 하고 있어요.
- 교회에서 워십율동 팀장예요. 아이들도 가르칠 수 있어요.
이외에도 찬양인도자가 두 명이 나왔다. 하나님께서는 학생 중심의 채플을 원하고 계셨다. 내 마음에도 아이들의 마음에도 기쁨과 기대와 소망이 가득했다.
방과 후에 하래요
이렇게 그냥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역에는 항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다 말하기 어려운 학교의 상황에 의해, 채플은 4월 첫주로 연기되었다.
그리고 내가 준비하고 계획했던 월요일 5교시가 아니라, 금요일 방과 후에 원하는 학생들만 대상으로 채플을 하자는 것으로 방향이 급선회 되었다. 여기에는 고등학교의 관리자가 바뀌는 시점과 영훈학원의 여러 상황들이 그 이유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재단과 학교와 나누었던 생각과, 아이들과 소통했던 모든 것들의 방향성이 일순간 혼돈스러워졌다. 기독교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정기 채플로 가지 못하는 상황, 믿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의 프로그램도 다 준비된 상황이었는데, 일과 중과 방과 후의 활동의 의미는 그 차이가 크다는 것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오죽하면 교회를 다니지 않는 선생님들도 이런 변화된 상황에 의아해 했다.
“방과 후에 하면 아이들이 얼마나 올까요?”
채플 때 섬기기로 작정한 아이들도 다소 흔들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허락하신 분도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그분의 마음을 아는 지혜가 우선 필요했다.
내 뜻과 다르다고 학교의 구성원들과 대립하거나 싸울 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재단에서도 이 부분은 수용한 것이니까 말이다. 어차피 영훈학원은 기독교학교로 갈 것이고, 풀어가야 할 과제가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또한 영훈학교의 믿지 않는 구성원들도 함께 가야할 분들이기 때문에 인내와 소망이 요구되었다.
하나님을 찬양해요
우여곡절 끝에 첫 채플은 4월 7일 금요일 오후 3시 20분부터 예정되어 있다. 이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은 무엇보다 기도가 더 요구된 시점임을 감지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15년간의 기도 끝에 영훈학교를 기독교학교로 접수하여 주신 이후, 실질적인 영혼 구원의 역사하심이 순탄하게 가지 않을 것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다만 앞에 놓여 있는 이 모든 것들을 인간적인 생각이나 머리, 개인의 지혜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하나님의 지혜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마음을 갖는다.
매일 아침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에 노력하고, 인도하심을 구했다. 하나님은 많은 눈물과 소망을 불어넣어주셨다.
그것은 영훈학교가 비기독교학교인 때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풍성했고, 인도하심이 있었다는 것이다. 놀라운 하나님의 회복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15년간 그 때에도 학교 안에서 기도하고, 예배드리며, 고3기도회와 순결서약예배, 학교 아버지학교, 찬양제 등의 기독행사를 왕성하게 해왔다는 것이다. 항상 영적 싸움은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뜻하신 일들을 꼭 하고 계셨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기 때문에, 조직과 여건, 상황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새로운 도전의 마음을 주셨다. 여건과 조직, 구성도 필요하지만, 그것으로 일을 해나가는 데서 탈피하라는 것, 무엇보다 믿음으로 승부를 걸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채플과 예배와 기독활동이 되기를 원하고 계신다는 마음을 갖게 하셨다.
회의보다는 기도를, 사람의 생각을 나누는 것보다는 말씀 묵상을 하는 시간을 더 갖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전진하라는 것이다.
어떠한 여건에도 하나님깨께 일하시는 것을 나는 믿는다. 어떠한 상황에도 하나님은 뜻을 이루신다. 나는 그 하나님을 신뢰한다. 특별히 영훈고에 역사하신 그 하나님을 경배하며 역사하실 그 하나님을 찬양한다. 오늘도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영광 받으시고, 간증을 허락하실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린다.
*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영훈고에 정기 채플로 자리 잡게 하시고, 그리 아니하실찌라도 1학년 전체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여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은혜의 역사가 이루어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