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가득한 아버지학교
아버지학교에서
동부73기 아버지학교 강의가 있는 날.
두란노아버지학교는 총 다섯 번에 걸쳐 진행되는데 그 주제는 매주 다르다. 아버지의 영향력, 아버지의 남성, 아버지의 사명, 아버지의 영성, 그리고 아버지와 가정으로 진행되는데, 이 날은 네 번째 만남, ‘아버지의 영성’이 주제였다.
강의를 재미로 따지기는 어렵지만, 사실 가장 무거운 주제가 ‘영성’이다. 영성은 결국 하나님의 마음을 품어야 하고, 예수그리스도를 멘토로 삼아 근본적으로 영이 바뀌어 기도하는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기에, 자칫하면 설교에 가깝고, 교리 전달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학교는 일차적으로 기독교를 전하는 목적이 아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아버지, 좋은 아버지의 형상을 찾아가다보면 결국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분의 형상을 따라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아버지학교는 꼭 기독교 신앙인만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기독교인 아버지들에 대한 배려와 연구와 기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더욱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절히 구하게 되는 것이다.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나는 2002년도에 서울 서부 2기 아버지학교를 수료한 이후 지금까지 아버지학교의 관리스탭으로, 조장으로, 간증자로, 진행자로 섬기며 왔다. 그러다가 수년 전부터는 강의를 하며 아버지학교를 섬기고 있으니, 약 15년간 아버지학교를 통해 많은 아버지들을 섬겨왔다고 할 수 있다. 4년간 기도 끝에 내가 근무하는 영훈고에서도 2016년 겨울 학부형들을 대상으로 아버지학교를 실시한 적도 있고 아버지학교에서 배운 ‘자녀를 사랑하는 스무 가지 이유’를 학교에 도입하여 ‘아빠를 사랑하는 스무 가지 이유’ 과제를 아이들에게 내주고, 읽어드리도록 하기도 했다. 하나님께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감동과 눈물과 가정 회복을 선물하셨다.
아버지들을 만나면 나이와 관계없이 눈물이 참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들의 진한 눈물, 그 진한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곳이 바로 아버지학교다. 그 눈물이 나에게도 있고, 나의 아버지에게도 있다. 아니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에게는 그런 눈물이 있다. 다만 숨겨져 있고, 마음껏 분출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강사들은 강의를 하며 울고, 모든 스탭들과 지원자들은 허깅을 하며 울고, 편지를 읽으며 울고,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에 울고 또 운다. 그런 아버지들을 우리는 서로 안아주고 격려하고 힘을 불어 넣어준다. 그리고 함께 소리 높여 외친다.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은혜의 스탭들
동부아버지학교 73기는 대양교회에서 진행되었다. 항상 헌신된 모습으로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는 동부아버지학교의 형제님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감격에 휩싸이게 된다. 이들의 섬김이 예수님을 닮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땅에 아버지학교를 세우시고, 섬기도록 하시는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경쾌함과 재미와 역동성과 은혜를 전하는 찬양팀과, 전지부장 박상섭 형제님의 눈물 가득한 간증, 그리고 이 날 진행자 민갑동 형제님. 진행이 처음이라 하셨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적절한 질문을 지원자들에게 하시며,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셨다.
전체를 잘 리드하며 섬기는 오재술 지부장님과 사랑하는 동역자 김준식 형제님 등 많은 동역자들과 이렇게 아버지들을 섬기는 것은 참 귀한 사명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회복과 감동의 눈물로
나는 기도하며 강의안을 검토하고 정리했다. 몇 번에 걸쳐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이 있었다. 비기독교인이 지원자 가운데 있으니 그 영혼을 위하여 더욱 기도하며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그 마음에 순종했다.
하나님의 계획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그날 비기독교인인 지원자가 네 명이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강의 중 그분들을 클로즈업 시켜주시면서 내 눈에 확실히 들어오게 하셨다. 그리고 강의 중 나는 형언할 수 없는 회복과 감동의 눈물을 경험했다.
강의나 집회, 설교 때도 하나님께서 눈물을 주셨지만, 그날은 특별한 눈물을 허락해주셨다. 그것은 하나님을 아직 모르는 지원자들, 예수그리스도를 아직 영접하지 않은 지원자들, 그 영혼에 집중하는 예수님의 마음을 나에게 넘치도록 부어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강의를 통해 은혜와 재미와 감동과 눈물과 회복과 그리고 사명을 한꺼번에 부어주셨다. 눈물을 흘리며 강의하는 나도, 그 자리에 있는 스탭들과 모든 지원자 아버지들도 하나님의 은혜 속에 빠져들고 있었다.
영적 아버지가 될래요
아버지의 영성 강의 마지막 부분에는 콜링 시간이 있었다.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멘트를 했다.
“아직 하나님을 모르지만 오늘까지 아버지학교를 오면서 거듭난 아버지, 정말 하나님 아버지를 닮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분들, 예수님을 닮은 아버지가 되길 소망하는 아버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버지로 살아왔지만 겉과 속이 다르게 살아왔던 아버지가 아니라, 이제 예수님의 마음을 품은 기도하는 아버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영성을 가진 아버지로 살아가기로 결단하는 아버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어둠 속 은은한 불빛 아래서 성령님에 이끌리어 계속되는 멘트에 아버지들의 움직임이 어떠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감격과 감동이 내 가슴에 흘러넘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이끄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했다.
모두 손을 잡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만남을’을 부르며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자리에 있는 모든 비기독교인 아버지들이 이날 예수님을 영접하였다고 했다. 무엇보다 스탭들이 은혜를 많이 받고 가슴이 뜨거워짐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참으로 감사하신 하나님, 그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자작시 ‘아버지’
나는 마지막 순서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제가 쓴 시를 낭송하면서 제 순서를 마치려 합니다. 아버지 하나님과 저의 아버지를 연상하며 지은 시입니다. 왜 그런지 오늘 여러분들 모두에게 이 시를 낭송하고 싶었고, 또 복사해서 드리고 싶었어요.”
아버지
하늘 아래 산은 위엄이 있어 아름답고
뭍 위에 바다는 청초함이 있어 싱그럽고
하늘과 땅 사이에 나무로 사는 우리에게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이름을 부르오니
그분은 당신 그저 아버지 아버지라 할 뿐입니다
아버지 당신은 매서운 칼바람 속에
인내의 연단을 가지고 울타리가 되어주시며
아버지 당신은 따사로운 인자함으로
훈훈한 미풍처럼 마음을 녹이시는 분
그저 불러만 보아도 든든하신 그 이름 아버지
우리들의 지팡이가 되고 버팀목이 되시니
세파에 쫓기다가 당신의 그늘에 숨어 안도의 숨을
몰아쉬는 우리는 약하디 약한 눈 큰 사슴입니다
아버지 어느 날 불 꺼진 창으로
당신의 눈물이 비치는 것을 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당신은 자식이라는 기쁜 멍에를 지고
가슴 깊은 설움을 인내하며 살아오신 거룩한
분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고 가슴 아파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그 이름만으로도 높은 산이 되며
아버지 아버지는 그 모습만으로도 푸른 바다가 되어
어리석은 우리를 감싸안는 무지개사랑이 되며
온누리 펼치도록 아름다운 기쁨이 됩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마음이 이 세상에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시인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