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망 제자를 위한 기도
가수가 되고 싶어요
진이는 가수가 되는 꿈을 갖고 있는 고3 여학생이다. 언젠가 진이와 여러 제자들과 노래방을 간 적이 있다.
아이들이 돌아가며 노래를 하고, 진이가 마이크를 잡았을 때 나는 은근히 긴장이 되었다. 그 긴장은, ‘진이의 노래 실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하는 것과, ‘실수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아마추어지만, 진이는 프로의 세계로 가고자 하는 아이였기 때문에.
하지만 진이의 첫 음색을 듣는 순간, 나의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었다. 체구와 달리 진이의 목소리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감성이 있었다. 나는 진이의 노랫소리에 한껏 매료되고 있었다.
이렇게 노래하며 진이는 가수로서의 꿈을 키우고 있었고, 또 고등학교 시절, 마음껏 노래하고 싶어서 직업위탁 과정의 실용음악과를 선택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연예기획사에 발탁되어 열심히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예뻐지는 아이
직업위탁 학생들은, 월요일에만 본교에 오는 특성상 시간을 내어 상담하기가 많이 힘들다. 그래서 미리 계획을 세워 아이를 만나야 했다.
9월의 갈하늘이 펼쳐진 날, 나는 복도에 책상과 의자 두 개를 꺼내 놓고 진이와 마주 앉은 것이다. 진이는 배시시 웃으며 내 앞에 앉았다.
“진이야, 점점 더 예뻐지네.”
진이의 얼굴빛이 붉은 사과처럼 홍조빛으로 변했다.
“정말요?”
기분 좋아하는 진이에게 나는 계속해서 물었다.
“진이야, 노래 열심히 하고 있지?”
“네, 선생님.”
이렇게 시작된 대화가 한 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아빠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어느덧 가정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진이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다. 진이가 다섯 살 때 아빠와 엄마는 이혼했다고 했다.
“에구, 그랬구나. 그럼 진이는 아빠에 대한 기억이 있니?”
진이의 얼굴이 다소 어두워지는 듯 했다.
“아뇨~, 없어요. 선생님.” “그렇구나, 아빠를 연락하거나 만난 적은??”
“만난 적 없어요, 만나고 싶지도 않구요~, 엄마가 싫어해서요.”
다소 단호해진 진이의 말을 들으며, 나는 진이가 아빠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진이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엄마가 저 뒷바라지 하느라고 밤에 늦게 오시고, 새벽에 일찍 나가세요. 건강도 안 좋아지시는 것 같고요~.”
특히 엄마가 자기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노랗게 염색한 머리, 직업 위탁된 아이, 성적도 좋지 않고 대학에도 갈 수 없을 것 같은 아이, 이혼 가정의 아이 등. 이런 외적인 모습이나 상황으로 아이들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의 가슴에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억지로 얘기하라고 해서 풀어내어지지도 않는다. 다만 그 아이의 마음을 읽으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다가갈 때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풀어내어 주시는 것을 진이의 모습을 보며 또 한 번 감사했다.
하나님을 믿어보렴
나는 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였다.
“진이야, 힘 낼 수 있지? 엄마도 계시고, 또 선생님도 네 곁에 있잖아.”
진이는 처음의 활기찬 얼굴로 금방 되돌아갔다.
“네, 그럼요. 선생님.”
“진이야, 진이는 교회에 아직 나가지 않는다고 했지? 그래도 하나님을 믿고는 있니?”
“아뇨, 아직요.”
“그렇구나. 그렇다면 이제부터 하나님을 믿어보면 어떻겠니? 사실 너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까, 네 마음속에 생각하는 것을 엄마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도 속 시원히 털어놓길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들었거든. 너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그런데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하나님께 털어놓으면 정말 축복의 인생이 될거야.”
진이는 내 눈을 주시하며 나이 말을 잘 듣고 있었다.
축복의 사람
나는 진이에게 성구서표 컵을 내밀었다. 진이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씀을 뽑았다.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창세기 12:3)
나는 웃으며 말했다.
“진이야, 많은 사람들이 너를 통해 복을 받는다는 말씀을 주셨네. 그리고 너를 축복하는 사람들을 더 축복하시겠다는 말씀도 주셨고, 참 감사한 말씀이다.”
진이는 말했다.
“네, 그런 것 같아요. 선생님.”
그때였다. 진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 근데요~~. 저도~ 하나님 믿을래요.”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감격이 올라왔다.
“그래. 진이야. 하나님께서 오늘 너를 만나주시기로 계획하신 날이로구나. 참 잘 생각했어.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의 뜻을 알고 행하는 멋진 인생이 될거야.”
제자를 위한 기도
나는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진이에게 전했다. 그리고 진이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고 기도했다.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오늘 진이와의 만남을 허락하시고, 비전과 가정과 삶을 나누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오늘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이제 하나님을 믿기로 작정하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진이를 책임져주시고, 끝까지 사용하여주시리라 믿습니다. 애쓰고 수고하시는 엄마에게 함께하시고, 어디에 계신지는 모르지만, 아빠를 위해서도 기도하는 진이로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특히 진이의 앞길을 형통케 하셔서 하나님 안에서 주신 가수의 비전을 잘 이루어가게 하시고, 기도하는 가수, 복음을 전하는 가수가 꼭 되도록 인도하여주시옵소서.”
수업 시간이 끝나고, 아이들이 복도로 지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이와 나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스승과 제자의 감격적인 기도는 한동안 계속되고 있었고 주님의 주시는 은혜와 감사를 누리고 있었다.
오늘도 한 영혼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입을 열어 더욱 하나님을 전하게 하시고,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하게 하시고, 교회로 인도하여주실 하나님을 기대합니다. 진이와 그리고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