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별’ 이야기 2
옷핀을 삼켰어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 옆방에서 화장을 하던 아내가 소리를 쳤다.
“여보, 이거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나는 아내가 있는 방으로 갔다.
“응? 무슨 일이야?”
아내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여보, 별이가 옷핀을 삼켰어.”
별이는 우리집 강아지 이름이다. 태어난 지 한 달만에 주인이 시장에 내다 판 것을 우여곡절 끝에 우리 집에서 키우게 된 7개월 된 강아지다. 별이는 우리 가족들의 사랑으로 죽음의 늪에서 부활했다.
나는 별이에게 달려가 입을 찢을 듯이 벌려 보았다.
하지만 옷핀은 보이지 않았다.
별아 기도하자
두 딸도 염려와 근심의 눈빛으로 별이와 나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입 안에는 안 보이는데, 이미 삼킨거 아냐?”
나의 이 말에 아내는 더욱 염려스럽게 말했다.
“여보, 그 옷핀은 잠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벌어져 있는 것이었어. 내가 화장하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는데, 별이가 낼름 삼킨거야. 그게 뱃속에 들어가면, 어휴, 어떡하지?”
그건 정말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도 나도 두 딸도 모두 외출해야 해서 당장 병원에 데리고 갈 사람도 없고, 시간도 없었다. 별이는 가족들의 외침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자기 집으로 들어가 머리를 앞발에 올려놓고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미물인 동물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만큼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기를 기도하기로 했다.
토하게 해주셔요
나는 자기 집에 엎드려 있는 별이에게 오른손을 뻗었다.
그리고 머리와 목덜미를 만지며 기도했다.
“하나님, 별이가 옷핀을 삼켰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별이가 병들어 지쳐갈 때 우리집에 보내주셔서 회복시켜주셨는데, 오늘 갑작스런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빨리 토하게 해주시고, 아니면 몸속에서 옷핀이 다 녹아내리도록 하여주시옵소서. 속에 있는 내장과 장기 모두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주시옵소서. 이것 때문에 어려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별이와 우리 가족을 지켜주시옵소서~.”
이렇게 기도를 하고 있을 때 별이는 내 손을 연신 핥고 있었다. 덕분에 내 손은 별이의 침으로 목욕을 한 듯했다.
기도를 마치고, 손을 씻은 후 출근을 했다.
가족들도 모두 외출을 했다.
이거 아냐?
오후 큰딸이 가족카톡방에 글을 올렸다.
“이거 별이가 삼킨 것 아냐?”
띄운 사진에는 벌어진 옷핀 하나가 있었다.
둘째딸은 말했다.
“헐, 맞는 것 같아.”
아내도 말했다.
“어 맞아. 대박, 아빠 기도빨, 정말 헐이네~~.아빠 기도할 때 손 엄청 핥았다더니, 나원 참ㅋㅋㅋ.
나는 이 사진을 보며 외쳤다.
“할렐루야.”
큰딸이 외출하여 돌아왔을 때 강아지 집 옆 현관 바닥에 옷핀이 떨어져 있다고 했다. 입에 물었다가 뱉은 것인지, 아니면 뱃속에 들어갔다가 토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도하게 하시고, 응답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별이도 이 사실을 아는지, 있는 힘껏 엉덩이와 꼬리를 흔들며 우리 가족을 향해 뛰어오르고 있었다.
미물마저 놓고 기도하게 하시고, 저희 가정을 평안으로 이끌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립니다.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