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관하 <19> 영훈센터 관련 근거 없는 기사
작성자
관*자*L*
작성일
16.03.17
조회수
2268

[역경의 열매] 최관하 <19> 영훈센터 관련 근거 없는 기사 때문에 오해도

확인도 없이 ‘학부모에 돈 요구’ 보도… 감사관에 통장내역 제시 혐의 벗어

최관하 교사(오른쪽)가 2013년 6월 4일 자신의 시가 새겨진 영훈고 모교사랑비 앞에서 동문들과 함께했다.
   
 2013년 영훈학원 안에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크고 작은 교육청 감사가 연속으로 진행됐고, 은사님이었던 교장선생님이 횡령사건으로 도중하차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학교 내 문서위조 사건도 발생했다.

나는 위기상황을 놓고 기도하다 교장선생님을 위한 탄원서를 썼다. 직원회의 때 발표하고 선생님들께 서명을 부탁했다. 80%가 넘는 선생님들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교장선생님은 나중에 무죄로 판명 받았다.

그런데 이 모든 사건이 학교 내 어떤 분의 개인적 욕심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그와 관련해 교사모임이 만들어졌고 정확한 파악에 나서게 됐다. 

얼마 뒤 한 신문사 기자에게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모르는 번호라 받지 않았다. 그런데 인터넷에 기사가 떴다. 내가 명함에 적어놓은 계좌로 학부모들에게 돈을 요구했고, 학교 앞 영훈센터를 사들였다는 내용이었다. 강제로 종교편향적 교육을 학생들에게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나는 그 신문과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그 기사는 다른 언론으로 전혀 퍼지지 않았다.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영훈기독동문회와 동역자들은 매일 나를 위해 눈물로 기도했다. 

영훈국제중의 비리에 대한 감사가 진행될 때 나도 기사 때문에 감사를 받았다. 5년 동안 개인 통장과 영훈선교회 공동 통장의 내역을 감사관에게 상세히 뽑아주었다. 당시 명함의 계좌는 선교활동을 위한 것이고, 선교센터는 산 것이 아니라 월세가 121만원씩 지출되고 있었다. 또 우리 학교에는 정식 기독동아리 ‘가스펠반’이 있어 종교활동을 강제로 한 것도 아니었다. 

이 신문사는 다음 날 기사를 30%만 남기고 나머지 내용을 삭제했다. 재학생들과 졸업한 제자들이 나를 변호하는 댓글을 600여개나 달았다. 댓글을 읽으며 아이들의 사랑을 느끼고 눈물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지 모른다. 이 과정에 분명히 하나님의 섭리가 있으리라 믿었다.

기사가 나간 다음 날 선생님들은 자체 직원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하나가 됐고 몇 분의 선생님은 분통의 눈물을 흘렸다. 두 달 뒤 감사결과가 나왔다. 영훈국제중 사건과 관련된 분들은 검찰에 기소됐지만 내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영훈학원을 놓고 기독동문들과 함께 더욱 기도하게 하셨다. 하나님의 분명한 뜻이 있으리라 믿었다. 그 무렵 국제중 교감선생님이 자살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3주 전에 찾아갔을 때 나는 검찰 조사를 다녀온 교감선생님께 이렇게 말했었다. 

“교감선생님, 죽지만 마세요. 버텨내세요.” 그분은 고등학교 교감을 지내셨고 성실한 분이었다. 그런데 당시 사건으로 매우 힘겨워하고 있었다. 

주일에 교회를 다녀온 후 학교에 있었는데 법인실에서 급한 연락이 왔다. 달려갔더니 교감선생님이 국제중 현관 2층 난간에 매달린 채 숨져 있었다. 나는 수사관들에게 외쳤다.

“왜 저렇게 놔두세요. 빨리 내려주세요.”

전화로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뒤 수사관이 줄을 위에서 끊었다. 나는 교감선생님을 조심스레 안아 내렸다. 현관에 눕혀 놓고 이마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솟구치고 자맥질 같은 울음이 터져 나왔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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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44854&code=23111513&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