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관하 <11> ‘가스펠 부르기반’
작성자
관*자*L*
작성일
16.02.18
조회수
2288

[역경의 열매] 최관하 <11> ‘가스펠 부르기반’ 만들자 해마다 학생들 몰려와

종교반 안돼 노래 동아리로 등록… 실질적 기독학생회로 복음화 활동


 

최관하 교사가 2000년대 초 영훈고 기독 동아리 ‘가스펠 부르기반’ 학생들과 함께한 모습.

영훈고 기독학생들은 방학에도 두 번의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와 기도모임을 계속했다. 특히 교장 및 교감 선생님,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을 위한 기도는 빠질 수 없었다. 

 2001년 새로 오실 교장 선생님께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분은 교회를 다니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기도했다. 신입생과 교장 선생님을 맞이하기 위한 기도는 3주 동안의 작정기도와 한 주간의 점심 금식으로 이어졌다.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는 새로 오신 교장 선생님을 만나라고 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의 말을 네 입에 두었노라’고 하셨다. 교사가 새로 부임하는 교장 선생님을 만나 십수 년간 학교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기독교반 및 종교반의 공인 문제를 놓고 대화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분이 크리스천이라도 말이다. 그분을 힘들게 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하나님께 지혜와 담대함을 달라고 계속 기도만 했다.

 부임 첫날 오후 2시쯤 교장 선생님 방을 찾았다. 자리를 잡은 뒤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찾아온 이유를 천천히 말씀드리기 시작했다. 

 “교장 선생님, 다름이 아니라 저희 학교 종교반에 대해 말씀을 드릴 것이 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조용히 나의 이야기를 듣고 계셨다.

 “저희 학교는 김영훈 선생님께서 세우셔서 처음에는 모든 종교반을 인정하셨습니다. 그런데 김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고, 믿지 않는 이사장님과 교장 선생님이 오셔서 급기야 다 없어지게 되었지요. 그렇게 16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반만큼은 학교 앞의 교회를 빌려 예배를 드렸고, 지금은 학교 지하에 있는 기술실로 들어와 기도와 찬양,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제 기독교반을 정식 동아리로 신청하려고 합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이해해주시고 허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종교반이라면 기독교반뿐 아니라 원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불교반, 천주교반, 유교반 다 허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예, 그건 그렇습니다.”

 “그럼 그런 쪽으로 해도 좋을 것 같네요. 신청자나 지도교사가 없으면 운영을 안 하면 되는 거고요.”

 다음 날 교장 선생님께서는 학원 이사장님께 모든 종교반을 인정하자는 건의를 하셨던 것 같다. 그러나 이사장님은 그래도 종교반은 마음에 안 든다고 말씀하셨고 교장 선생님은 “이사장님의 생각이 그런데, 우길 수도 없다”고 하셨다. 다시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나를 비롯한 신우회 선생님, 그리고 기독학생들은 하나님의 뜻을 알려달라고 더욱 부르짖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셨다. 

 “얘들아, 우리 ‘가스펠 부르기반’으로 동아리 신청을 해보자. 학교에 ‘팝송 부르기반’도 있는데 가스펠 부르기반은 왜 안 되겠니? 분명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실 거야.”

 교장 선생님을 다시 찾아갔다. 교장 선생님의 답변은 간단했다. 

 “그것 괜찮네요. 그럼 그렇게 하죠.”

 하나님께서는 영훈고 기독학생회를 ‘가스펠 부르기반’으로 정식 허락하셨다. 이 동아리에는 해마다 많은 학생이 몰려왔고 지난해에는 56명이 활동했다. 동아리 이름도 ‘가스펠 부르기반’ ‘가스펠 섬김이반’ ‘가스펠 워십반’ ‘가스펠반’ 등으로 변모해 지금까지도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복음 전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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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31404&code=23111513&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