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관하 <10> 미국 손님과 예배 드릴 기술실 폭우로 잠길 위기
예배 사흘 전부터 태풍으로 비 내려 학생들과 비를 멈춰달라고 밤새 간구… 아침에 멀쩡한 것 확인
2003년 8월 우리 모임을 후원하는 미국 임마누엘장로교회 손원배 목사 일행을 축복하며 학교 기술실에서 기도하는 기독학생들.
우리를 돕고 있는 미국 임마누엘장로교회 손원배 담임목사님과 한글학교 교장이신 집사님, 그리고 선교부 담당 장로님께서 한국에 오셨다. 학생들과 함께 기도하며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학교 안에 예배를 드리는 장소는 기술실인데, 지하라 어두컴컴하고 외국에서 오신 손님과 함께 예배드릴 장소로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은 비가 약간만 와도 물이 찼다. 그래서 헌물로 주신 피아노나 드럼의 아래에는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발판이 놓여 있다.
기독교학교가 아닌 곳에서 기술실을 사용하게 하신 것만도 감사해 아이들은 발목이 잠기면서도 기도하고 찬양했다. 때로는 아이들이 물을 하루 종일 퍼내기도 했다.
그런데 예배를 드리기로 한 사흘 전부터 태풍이 온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사상 최대의 태풍이라고 했다. 그 태풍의 이름은 ‘라마순’. 학생들과 함께 급하게 기도를 드렸다. 좋은 날씨를 허락해 달라고, 기술실에 물이 차지 않도록 해달라고, 예배드리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 달라고 모일 때마다 하나님께 간구했다.
예배를 드리기로 예정된 전날 밤까지도 태풍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남쪽 지방은 더 심한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늦은 시간 무릎 꿇고 태풍을 멈춰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앞섰다. 다음날 학교에 가자마자 아이들과 물을 퍼낼 생각을 했고, 옮기면 또 어디서 예배를 드려야 할지를 놓고 고민했다.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뒤집을 만큼 바람도 강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또 기도했다.
“주님 뜻대로 하세요. 기술실이 아니면 빈 교실에서, 그것도 아니면 어디에서든 예배를 드리면 되지요.”
우산을 들고 학교 기술실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전날에 쏟아진 폭우라면 당연히 지하 계단 네댓 개는 물에 차 있어야 하는데 계단이 깨끗했다. 물에 닿은 흔적이 없었다. 의아했다. 기술실 문을 열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물이 전혀 들어와 있지 않았다.
순간 기도하면서도 무릎 정도까지 물이 차 있을 것이라 의심했던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다. 주님의 능력에 나는 겸손하게 무릎을 꿇었다. 회개와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기도를 드리는 중에 아이들이 오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기술실에 들어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선생님, 이게 어찌 된 일인가요? 물이 하나도 없네요.”
“너희들이 기도했잖아. 기도의 응답이지. 얼마나 감사한 일이니. 그렇지?”
미국에서 오신 분들과 감동의 예배를 드렸다. 손 목사님께서는 설교 도중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 참 감사합니다. 제가 양말을 벗지 않고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주어서요. 여러분이 기도해서 하나님께서 즉각 응답을 해 주셨다면서요. 앞으로 이곳은 결코 물에 차지 않을 것임을 선포합니다. 아멘.”
목사님 일행을 붙잡고 아이들이 축복 기도를 할 때는 목사님, 장로님 모두 무릎을 꿇었다. 우리 아이들은 미국에서 방문하신 이분들을 붙잡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며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감사와 찬송, 감동과 눈물, 그리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시간이었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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