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관하 <7> 학생들이 점심찬양 제안… “하나님의 학교” 기도
매일 점심시간에 20분씩 합심기도… 주 2회 예배·성경공부반까지 만들어
2000년 초 학생들이 성경공부하는 모습. 이 아이들의 기도와 말씀 공부가 후배들에게도 이어져 영훈학원에 복음의 열매가 맺히는 계기가 됐다.
학교를 위한 아침 기도모임이 계속되고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아이들을 강하게 주관하고 계셨다.
“선생님, 점심시간마다 음악실에서 찬양하고 기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어차피 점심 먹으러 가면 줄 서서 20분은 기다리니까요. 20분 동안 먼저 기도와 찬양을 하고 줄이 빠지면 가서 먹으면 되거든요.”
한 학생의 제안에 아이들은 모두 좋다고 반응했다. 그래서 2000년 4월 21일부터 점심찬양 기도회가 시작됐다. 이 기도 모임은 매일 진행됐다. 일주일에 두 번의 예배는 학교 앞 교회를 빌려 열렸다.
기도 외에 말씀이 필요할 것 같아 성경공부반도 만들었다. 학년별로 기독학생과 자원하는 비기독학생들을 모아 점심시간 또는 방과 후에 남아 일주일에 한 번씩 성경공부를 진행했다. 학급담임을 맡았을 때는 교회에 나가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말씀을 전했다. 2000년 5명으로 시작된 성경공부반이 80명까지 확대됐다.
아이들이 너무 많아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신우회 박수영 선생님께서 함께 섬겨줬다. 지금은 퇴직하신 박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기도하는 아이들과의 만남은 매우 즐거웠다. 말씀을 나누며 삶을 조명해보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비전 찾기에 노력했다.
한 번은 성경공부반 간식비가 없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한 아이가 “선생님, 금식하며 성경공부하면 더 은혜인 걸요”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그 아이의 은혜롭고 어른스러운 말을 들으며 얼마나 감사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병원에 입원해 계신 선생님을 찾아 기도한 후 병원 벤치에서 성경공부를 하기도 했다. 어려움을 당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가정을 찾아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아이들은 이를 ‘심방부대’라고 불렀다. 신우회 선생님들의 예배도 1주일에 한 번씩 학교 앞 교회에서 진행됐다. 서로 돌아가며 예배 준비를 했다. 대여섯 명의 선생님들이 말씀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했다.
정말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영훈’이 하나님의 학교가 되고 하나님의 사랑이 실현되는 학교가 되게 해 달라고 합심해 기도했다. 하나님께서는 큰 은혜를 베풀어주셨고 하나님의 뜻하심을 하나씩 이뤄가고 계셨다. 환경은 기독교학교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기도를 드리는 우리는 무척 감사하고 기뻤다.
이 무렵 하나님께서는 히브리서 11장 1절 말씀을 내게 주셨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하나님은 영훈학원의 복음화, 하나님 사랑의 실현을 위해 기도하도록 마음을 주시고 인도하고 계셨다. 나는 그 마음을 매일 신우회 선생님, 기도하는 아이들과 나눴다.
동역자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메일 등을 통해 중보기도 요청을 드렸다. 그 기도는 온전히 하나님의 학교로 영훈학원을 변화시켜 달라는 기도였고 복음으로 접수해 달라는 기도였다.
하나님께서는 말씀과 기도, 찬양을 영훈고에 허락하셨다. 그것을 볼 때 하나님께서는 여건과 상황으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의 헌신된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분이심을 알 수 있었다.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하심은 계속되고 있었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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