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 고3 격려 기도회와 치킨 파티
작성자
최*하
작성일
15.12.11
조회수
1664

수능 전 고3 격려 기도회와 치킨 파티
 
치킨 파티 있어요
2주간 거의 매일, 고3들의 점심 시간에 나는 아이들 식당에 있었다. B4용지에 이런 글씨를 쓴 용지를 들고 밥을 먹고 있는 아이들 사이로 돌아다녔다.
 
“^^뀨^^ 영훈고3을 위한 치킨 파티, 격려와 축복.
10.26. 월요일. 7시. 영훈센타. ^^데헷^^”
 
식당의 의자 사이를 지나다니는 나를 보는 아이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였다.
밥을 입에 물고 말하는 아이. 괴성을 지르는 아이.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이 등.
“우와, 치킨이래!”
하면서 먹는 것에 집중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도 있었다.
 
돈 많으세요
그리고 3학년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에게 계속 홍보를 했다.
“얘들아, 영훈센타 자리가, 의자를 놓으면 70명 정도 들어올 수 있어. 그래서 부득이하게 선착순 70명으로 제한하려고 해. 참고해서 일찍 오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알겠다는 화답으로 박수를 하며 말했다.
“선생님, 근데 그거 애들 다 먹이려면 돈이 많이 들 텐데~. 선생님 돈 많아요?”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난 가진 게 돈 밖에 없어.”
아이들은 “와아~” 하면서 웃어댔다.
 
사랑과 감동과 변화
나는 고3 담임이다.
영훈고에서, 아니 전국에서 좀 특별한 학급을 맡고 있다.
‘생활교양반’이라는 이름의 학급인데, 직업 위탁생들과, 학교 생활에 부적응하고, 대학에 가기 어려운 성적, 그리고 꿈과 비전을 찾지 못한 아이들 총 48명을 담임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 업무가 보통 담임교사보다 두 배 이상은 되는 것 같다.
분주한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 반에 나름대로 대학에 지망해보겠다는 아이도 있고, 전문대를 생각해 접수한 아이도 있다. 입시에 관한 상담과, 가정 문제나 생활상의 꿈이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인지라, 한 명당 수십 번 씩 면담을 하며 아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지 않도록, 아니 더욱 친밀해지려 노력하며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반 아이들이 1학기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시 ‘사랑은 마음에 감동을 주고 감동은 변화를 낳는다.’는 것이 옳은 말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즈음이다.
 
기도하며 준비하며
이런 분주함 속에서도 이맘때만 되면, 고3들을 축복하고 격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압도하곤 한다. 시간의 분주함에 떠밀려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고3 축복의 시간을 통해 아이들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힘을 얻고, 비전을 발견하며, 또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구원의 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내 가슴이 벅차오른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도하며 준비했다. 그리고 영훈고 졸업 동문들에게 기도 요청과 합력을 부탁했다. 무엇보다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아이들이 영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핵심이니까 기도가 우선인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아이들은 먹는 것에 목적을 둘 수 있을지 모르나,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전하는 것, 그러면서도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의 시간이 되기를 기도하며 준비했다.
영훈고 기독동문들의 기도의 회신과 간식비를 보내겠다는 회신도 들어왔다. 나는 하루 전날 영훈고3 아이들 300명에게 개개인마다 카톡으로 다음 날의 ‘고3격려기도회와 치킨 파티’ 내용을 알렸다.
 
불교 가정 민주
2학년 때 가정과 친구 문제로 상담을 했던 민주가 꼭 오겠다고 연락을 보내왔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무척 감사했다.
그리고 방과 후에 민주에게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 저 지금 끝났어요, 지금 4시인데, 7시까지 어디에 있어야 하나요? 집에 갔다 오기도 그렇고요. 아이들도 이따 온다고 하구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선생님 하고 같이 있자. 나도 좀 도와주고~.”
“네~. 좋아요.”
나는 민주를 데리고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시간도 좀 있고, 또 민주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기도 했다.
“민주야, 어떤 마음으로 오늘 기도회에 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니?”
민주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꼭 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사실 저희 집은 기독교가 아니거든요. 불교예요. 저도 가끔 절에 가구요. 그런데 고3이 너무 힘들어서요. 기도하고 싶어요. 잘 못하지만~.”
 
내 생각과 다르지만
민주의 말을 들으며 하나님께서는 내가 상상하지 못할 일을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민주 한 영혼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셨다. 그 한 영혼 사랑의 마음을 다시금 불러 일으켜주셨다. 나는 민주와 식사를 하고, 영훈센타로 와서 이것저것 기도회 준비를 하였다.
드디어 2015. 10. 26. 저녁 7시가 되었다.
몰려오리라 생각했던 고3 아이들, 내가 홍보하고 돌아다녔던 수고와는 다르게, 찬양 시작할 때 고3 아이들은 4명이 와 있었다. 그리고 청소년, 청년 등 모두 15명 안팎의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찬양을 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하나님, 70명 이상의 고3 아이들이 올까 생각했고, 그래서 70명분 간식을 준비했는데,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주님께서 예비하신 뜻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주님의 뜻을 이루시옵소서.”
 
우이제일교회 청년 찬양팀의 헌신
찬양을 담당한 유쓰찬양팀은 현재 내가 섬기고 있는 우이제일교회 청년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 주에 세 시간 남짓 지속적인 말씀 훈련을 받으며 성장해온 청년들이다. 그렇게 5년, 귀한 청년들로 하나님께서 세워 가신 것이다. 그래서 금년에 매월 이렇게 찬양으로 섬기고 나와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나아가는 동역자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합력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청년들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하나님의 베푸시고 인도하시는 은혜에 감사했다. 인원이 10여 명이어도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 예배 찬양에 하나님께서는 은혜를 부어주셨다.
그렇게 한참을 찬양하는 가운데 입구에서부터 아이들 한 명, 또 한 명이 들어오고 있었다.
고3 아이들. 나는 순간 놀라고 있었다. 왜냐하면 들어오는 그 아이들은 내가 알기에 교회에 거의 나가지 않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3 아이들 9명 중 1명만 교회에 잘 나가고, 다른 8명은 전혀 나가지 않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이 곳에 보내주신 것이었다.
그 9명 가운데에는 현재 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급의 종미도 있었다. 친구 희진이도 같이 왔다. 나는 이 아이들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다. 여러 생활로 힘들어 어려움이 많은 아이들을 하나님께서는 이 축복의 자리로 인도하시고 만나 주실 계획을 갖고 계셨던 것이다.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나는 이사야 41:10 말씀을 본문으로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41:10)
 
나는 “두려워말라, 놀라지 말라, 마음을 굳세게 가져라” 격려하고 축복하였다. 그리고 고3 아이들을 가장 앞 자리에 일렬로 앉히고, 축복안수기도를 하였다. 안수 기도는 영훈고 출신 20기 박성현 동문 목사님이 함께하였다. 그리고 9기 정하승 기독동문회장도 아이들을 축복하며 기도하였다.
30여명의 사람들이 모인 집회 공간, 성령님께서 운행하시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나는 아이들 가슴에 자기의 손을 얹고 나를 따라 기도하게 했다.
“주님, 저는 주님을 믿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만드시고, 인도하시고, 축복하신다는 것을 깨달아 알고, 주님의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저를 책임져주시고, 저를 인도하여주시옵소서~.”
그리고 이어지는 축복의 찬양 시간. 나는 말했다.
“얘들아, 축복의 노래 한 곡 하자. 너희들이 정해. 당신은 사랑 받기~, 아니면 아주 먼 옛날~. 어떤 거?”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당신은 사랑 받기~요.”
 
하나님 대박입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모두 앞으로 나오도록 했다. 그리고 원을 그리고 함께 손을 뻗어 축복하였다. 30여 명의 아이들, 그리고 특히 고3 아이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행복이 가득해 있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이제 먹는 시간, 닭을 앞에 둔 아이들은 예배드릴 때보다도 더 초롱초롱 빛나는 눈을 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그래서 좋은 것 같다. 어느덧 먹고 마시며, 청소년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선생님, 이거 70박스면 많이 남겠네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먹고 가지고 가. 집에 가서 가족들하고 먹고~.”
“와~아. 대박.”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진짜 대박이다. 천하보다 귀한 것이 한 영혼이라더니, 하나님께서 8명의 영혼들을 구원할 계획을 갖고 계셨구나. 이들의 영혼을 구원하는데 치킨 값 수십만원 들어도 아깝지 않다~. 하나님, 정말 대박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3격려기도회와 치킨 파티에 기도와 물질, 섬김으로 함께 하여주신 여러 동역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참여한 고3 아이들, 민주, 종미, 희진, 선민, 정민, 준섭, 병문, 지훈, 문환의 명단을 놓고 기도할 때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 아이들이 예수님을 잘 믿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토록요. 대학과 미래, 모든 삶을 주님께서 주관하시길요.
이제 아이들을 개인적으로 제가 만나, 신앙 상담하고 교회로 연계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영훈고에서 울보선생 최관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