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과 셋이 살아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15.07.25
조회수
1634

동생들과 셋이 살아요
 

 
엔지니어를 꿈꾸며
 
1, 2학년 때 만난 적이 없는 강이를 나는 3학년 학급에서 담임교사와 제자로 만나게 되었다. 여러 제자들을 경험하고 또 함께 고민해 온 세월이 25년이 훌쩍 지났다. 그 시간 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 아이들을 대할 때 필요한 마음을 알려주셨는데, 바로 철저한 ‘내리사랑’과 ‘끝없이 부어주어야 하는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강이와 면담 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첫 대면하는 날이었다.
 
강이는 매우 예쁘게 생긴 남자아이였다. 이런 아이를 미소년이라고 하던가? 나는 반갑게 강이를 맞이했다.
 
“강이야, 어서 와.”
 
“네, 선생님.”
 
쑥스러운 미소로 내 앞에 앉는 강이를 보며 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성령님, 제 입술을 주장해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강이에게 꼭 필요한 말씀을 전달할수 있게 제 심령과 제 입술을 붙잡아주시옵소서.”
 

 
가족에 어른이 없어요
 
강이를 만나기 전에 하나님께서는 강이를 위해 많은 기도를 하게 하셨다. 그것은 강이의 환경과 삶이 특별한 여러 아이들 가운데서도 특별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강이야. 네가 써낸 자기소개서를 보니까 내가 너희 가족사항이 궁금한데~.”
 
나의 질문에 강이는 담담하게 그러나 힘있게 말했다.
 
“네, 선생님. 저희 가족에는 어른이 없어요.”
 
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응, 어떻게 된 건지 상세히 얘기해 줄 수 있니?”
 
강이는 조용히 그리고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아빠하고 엄마는요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이혼하셨어요. 이유는 모르겠구요. 그 이후에 아빠하고 살았는데, 아빠는 제가 고1 올라올 무렵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저하고 동생 두 명하고 같이 살아요.”
 

 
동생들과 셋이 살아요
 
이미 자기소개서에 기록된 내용이었지만, 강이의 입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 되고 보니, 내 마음에 찡하는 울림이 있었다.
 
그것은 ‘실질적인 가장으로서 강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든가, 그리고 ‘얼마나 외로웠을까’, ‘동생들은 또 어떨까’하는 마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강이에게 말했다.
 
“그랬구나. 강이 네가 그동안 힘들었겠다. 동생들은 몇 학년이야?”
 
“네, 선생님. 저는 괜찮아요. 그리고 남동생은 고1이구요. 여동생은 중3이예요. 이렇게 셋이 살고 있어요.”
 
태연하게 말하는 강이의 모습이 더욱 나에게는 아련한 아픔으로 전해졌다.
 
부모의 역할이 잘못되었을 때 그 최대의 피해자는 자녀들일 것이다. 어른들의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만, 그 이유가 자녀들의 아픔을 해소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이야, 그래서 동생들을 네가 돌보면서 학교 생활 하고 있는거니?”
 
“네, 선생님. 동생들이 참 착해요. 그래서 고마워요.”
 
“그렇구나. 강이가 무척 착하고 대견스럽다. 실질적으로 네가 가장이네. 그래서 진로 결정한 것도 대학에 안가고 직업을 빨리 가지려고 한거구나.”
 
“네~.”
 
강이는 엔지니어를 꿈꾸며 직업위탁이 되어 직업학교에 다니기로 한 상태였다.
 

 
저는 행복한 가장이예요
 
강이는 점점 나에게 이야기를 할수록 목소리에 힘이 들어 있었다.
 
강이의 이야기의 핵심은 현실이 슬프지 않다는 것, 그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자기는 행복한 가장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아이에게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소망이 가득함을 감지했다.
 
“강이야, 너 교회에 다녀본 적은 있니?”
 
“네, 선생님.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열심히 다녔어요. 그런데 생활 때문에 잘 안 가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이러고~ 있어요.”
 
이제 웃음을 머금으며 이야기는 하는 강이에게 나는 흠뻑 빠져 있었다.
 
“그렇구나. 내가 보니까 하나님께서 너에게 힘을 많이 불어넣어주시는 것 같아. 강이야, 너는 멋진 아이야. 이제 다시 하나님께 나아가면 좋을 것 같아. 그리고 기도하면서 네 비전과 동생들과 그리고 지금의 삶 속에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축복해달라고 간구하렴. 너는 내가 보니까 신앙생활도 무척 잘할 것 같아. 그리고 이제부터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옆에 있으니까 언제든지 함께 이야기하고 같이 앞의 길을 개척해 나아가면 좋을 것 같아. 어때? 그렇게 하겠니?”
 
강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할게요”
 
나는 강이의 손을 붙잡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을 만나주시고, 인도하신다.
 
강이를 나에게 붙여주시며 가정의 회복과 비전의 소망을 이루는 것보다, 먼저 믿음으로 승리하는 것을 깨우쳐주시고 만나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결국 예수님을 만나야 하는 삶으로 인도하여주심을 믿고 오늘도 강이를 위해 기도를 드린다. 현재 1차적 전도대상자로 7명의 우리 학급 아이들을 놓고 기도중입니다. 위하여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 아이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하나님의 신실한 일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