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베푸는 신임교사 환영회
신임교사와 교생
2013년도 영훈고에 처음 오신 선생님들은 모두 17명이다. 모두 기간제 교사로 오신 분들이고, 그래서인지 연령층도 대체로 낮은 편이다. 그리고 4명의 교생들도 4월부터 와 있다. 모두 영훈고 졸업생들로 모교에 와서 한 달을 실습하는 것이다.
영훈고에서는 매년 새로 오신 선생님 환영회를 연다. 물론 학교에서 주관해서 하는 회식 행사도 있지만, 그것과는 다른 기독신앙을 가진 <가스펠섬김이반> 학생들이 주도해서 행사를 여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준비하는 신임교사 환영회는 감동의 현장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초청장을 드리고
먼저 아이들이 초청장을 준비했다. 한 아이가 두세 분씩의 선생님을 정해서 손글씨로 쓴 초청 엽서를 드리고, 오시는 날까지 계속 연락을 드리고 안내를 해야 한다. 그 초청장의 내용은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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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는 영훈고 ‘가스펠섬김이반’ 1학년 000입니다.
금년에 오신 선생님과 함께 하는 조촐한 자리를 만들었으니 꼭 참석 부탁드립니다.
안 오시면 준비한 저희가 서운하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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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시 : 2013. 4. 11(목) 오후 5시 10분
2. 장소 : 학교 앞 영훈센타
3. 대상 : 신임선생님 및 교생 선생님, 그리고 영훈고의 선생님들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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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우리 영훈고에 오신 것은 저희들에게 큰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1학년 000 올림(전화번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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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꾸미기
행사가 진행될 영훈센터를 꾸며야 했다.
색색의 풍선으로 치장을 하고, 특히 선생님들의 성함을 하나씩 적은 스티로폼을 예쁜 색지로 덮어서 천정에 매달았다. 그리고 그 밑에는 짧은 쪽지 편지를 남겼다. 나중에 그 편지를 선생님들이 떼어서 가져가시라는 것이다.
플래카드를 두 개 만들었다. “새로 오신 선생님을 환영합니다”라고 쓴 짤막한 글이지만 감동이 가득하기에 충분했다. 이 모든 것을 아이들은 기도하며 기쁨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행사 하루 전날, 아이들은 찬양을 하고 율동을 하며 매우 기뻐했다. 나는 연습하고 준비하는 아이들을 위해 라면을 끓였다. 물론 다 퍼져 죽처럼 된 라면이지만 우리는 즐겁게 준비하는 내내 기쁨과 감사의 시간을 누리고 있었다.
신임교사 환영회
당일 선생님들은 예정된 시간에 몰려들었다. 아이들 약 20명 정도가 선생님들을 맞이했다. 포옹을 하고, 또 즐겁게 악수를 나누었다. 서너 명의 선생님들이 사정으로 참석을 못하셨지만, 거의 다 참석하셨다.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상기된 모습이었다.
2학년 양현규와 엄지민이 사회를 보며 본격적으로 ‘영훈고 신임교사 환영회’가 진행되었다. 아래는 그날의 순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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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
인사말 : 사회자(엄지민, 양현규)
영상 : 쌤
선생님께 드리는 글 : 박수정(1)
학생들 인사 : 앞으로 나옴(5-6명씩) 학년, 반 이름, 자기 소개, 하고픈 말
샘들 인사 : 앞으로 나옴(5-6명씩) 자기 소개 및 하고픈 말
케잌 커팅 : 준비자 선정
꽃 전달 : 담당 학생 선정(꽃 25개)
축복송 :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아주 먼 옛날
축복기도 : 쌤
사진 촬영(개인 및 단체)
다과회
12. 가능한 분들 식사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다음은 1학년 박수정이 선생님들께 쓴 편지이다. 이 날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선생님들 앞에서 낭독했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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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란 개나리가 활짝 피어나 봄을 알리고 벚꽃이 진경을 이루는 가운데, 영훈고등학교에서 정말 좋은 선생님들을 뵙게 되고 함께 할 수 있음에 기쁘고 감사합니다. 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따뜻한 기운보다 쌀쌀한 날씨 탓에 감기 걸리지는 않으셨는지요?
저희 <가스펠 섬김이반>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해 왔습니다. 함께 하는 이 시간이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고, 저희가 준비한 모든 시간이 미숙할지라도 귀엽게 봐주십시오. 많은 사람들 중에 스승과 제자라는 이름으로 선생님과 만나게 하여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서울 강북까지 오셔서 저희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콩나물에 물을 주듯이 저희에게 모든 면에서 많은 것을 가르쳐 알게 하여 주시는 선생님.
지금 당장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가르침을 따라 열심히 배우고 따르며, 저희도 쑥쑥 자라서 선생님들처럼 멋진 사람이 되겠습니다.
때로는 언니, 오빠처럼 다정하게, 부모님처럼 한없이 넓은 마음으로 저희를 품어주시고, 보듬어주시는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앞으로의 많은 날들을 영훈고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웃고 울며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이 계셔서 참 행복합니다. 언제나 선생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영훈고에 오신 선생님을 사랑하고 축복하며
1학년 박수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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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순간들
영상을 본 후에 편지를 읽고 아이들이 먼저 나와 자기 소개를 했다. 그리고 이어서 선생님들도 나와 한 명씩 자기 소개를 하고, 하고 싶은 말도 남겼다.
케잌을 놓고 촛불을 끄고 장미꽃 한 송이씩을 아이들이 선생님께 선물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축복송,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과 ‘아주 먼 옛날’을 부르며 즐겁게 축복했다. 손을 뻗어 서로를 축복하는 사제지간의 모습, 그 자체가 천국에서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몇 선생님들은 이미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고, 아이들도 그러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감동과 기쁨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축복 기도
축복송이 끝날 무렵 나는 모두에게 말했다.
“영훈고에서 우리가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영훈고에 오신 것을 그 누구보다도 환영합니다....... 아이들이 기도하며 준비했습니다. 꽃도, 편지도, 음식도 모두 말입니다. 선생님들은 아주 행복한 분들입니다... 하나님을 아직 잘 모르는 분들도 있지만 기도하는 우리 제자들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잘 전달 받았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선생님들과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 축복하며 기도했다.
선생님들 소감
다음은 ‘신임교사 환영회’에 참석했던 선생님들의 고백이다.
“사랑하는 가스펠섬김이반 제자들아, 예쁜 추억 만들어주어 넘 고맙구, ㅡ 사랑한다. 뿌-”
“가스펠 친구들 완전 고마워! 이런 환영 처음이야, 앞으로 영훈고에서 오래오래 완전 멋진 동아리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