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온 제자의 고백
예수님의 어린이 ‘예린이’
성탄절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제자 두 명이 나를 찾아왔다.
한 아이는 예린이. 지금까지 영훈고 기독학생의 많은 제자들 가운데, 가장 귀엽고 말 그대로 ‘예수님의 어린이’같은 ‘예린이’가 찾아온 것이다. 졸업하고 참 오랜만이었다.
예린이는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자그마하고 여린 예린이가 외모와는 달리, 어울리지 않은 직종으로 방향을 잡은 것을 보고 다소 놀랐지만, 하나님을 잘 믿고 성장하는 아이인지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선생님...”하면서 달려드는 예린이를 안아주었다. 이미 청년인데 몸은 자그마한 어린아이같은 아이, “선생님, 제 남자친구예요.”하면서 사진을 보여주고, 깔깔깔 웃는 아이를 보며 나도 활짝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야, 멋진데, 예린아. 남친이라, 멋있게 생겼어.”
예린이는 더욱 신나게 웃고 있었다.
수업시간에 한 번도 안 잤어요
예린이와 같이 온 윤재는 고3 때 나에게 수업을 받은 아이였다. 윤재와는 재학 시절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매우 성실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선생님 수업 시간에는요, 저 한 번도 안 자고 열심히 수업 들었어요.”
요즈음의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안 자는 것이 대단한 일에 속한다. 그만큼 많은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그랬다. 윤재는 매우 착하고 얌전한 모범생이었다. 윤재는 그때나 지금이나 모습의 변화가 크게 없었다.
“그런데요, 선생님.”
조심스럽게 말하는 윤재를 나는 미소를 띠며 바라보았다. 윤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학교 다닐 때 저는 기독교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그리고 예린이가 점심 시간마다 사라지는 걸 보고 신기해 했어요.”
그 때 옆에 있던 예린이가 말했다.
“선생님, 그거요. 점심시간마다 모여서 기도했던 거요. 그거 말하는 거예요.”
“아! 점심찬양기도회 말이로구나.”
교회 나갈거에요
점심찬양기도회는 2000년 4월부터 시작된, 매일 점심시간마다 모여 기도하는 학생들의 기도모임을 말한다. 영훈학교는 식당이 따로 있어서 줄을 서면 늦는 아이들은 15분-20분씩 기다리게 된다. 그래서 그 시간을 그냥 기다리느니, 하나님께 찬양과 기도를 하자고 모인 모임인데, 십수년간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기도회를 통해서 아이들은 믿음으로 잘 성장하고 있었다. 하루로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매일 그렇게 기도하며 나아간다면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윤재는 계속해서 잔잔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하였다.
“그런데요, 선생님. 예린이가 기도하고 오면 더 즐거워하고... 그게 무척 신기했거든요. 사실 저도 가보고 싶었는데... 그럴 용기는 없었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예린아, 윤재 잘 챙겼어야지.”
에린이 역시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쌤. 이제 교회 나갈거예요. 윤재두요.”
하나님의 섭리
윤재가 엷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네, 선생님. 저도 교회에 나가고 싶어요. 학교 다닐 때 선생님 기도해주시고, 그럴 때 마음도 조금 있었는데, 용기가 없었거든요. 졸업하고 나서 그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 마음이 교회로 끌렸어요.”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랬구나. 잘했다. 하나님께 참 감사하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씨앗을 뿌리는 사명을 주셨다. 상황과 여건과 관계없이 눈물로 씨앗을 뿌리면,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열매를 맺으신다는 것이다.
윤재가 고등학교 때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시고, 때가 되어, 학교로 찾아와 교회에 나가겠다고 고백하는 제자의 음성을 들으며, 나는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성령님의 감동으로 기도하며
나는 우리 교회의 청년부를 소개했다. 그리고 윤재는 1월 첫주부터 교회에 출석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나는 감사와 감격의 마음으로, 예린이와 윤재를 붙잡고 기도했다.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영훈고 안에서, 사랑하는 예린이와 윤재를 만나게 하시고, 또 이렇게 졸업하고, 학교로 인도하셔서 오늘 기도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예린이를 어려서부터 만나주시고, 이제 부사관으로서의 사명을 주시며 공부하게 하시고 인도하시니 감사합니다. 끝까지 하나님께서 축복하시고, 인도하셔서 이 시대의 귀한 사명자가 되게 하실 줄 믿습니다.
그리고 오늘 윤재 이 자리에 불러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을 더욱 알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잘 성장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교회 생활을 하고자 하오니 축복하여주시옵소서. 무엇보다 윤재의 모든 삶을 주관해주시고, 윤재가 기도하는 제목들 또한 응답하여주시길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윤재를 이 시대의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시켜주실 줄 믿습니다...”
기도는 계속되고 있었고, 성령님이 주시는 감동은 우리를 휘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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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이가 믿음생활 속에서 부사관으로서의 꿈을 잘 이루어갈 수 있도록, 그 삶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윤재가 인도함 받아 처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사단 마귀 이기고 기어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승리할 수 있기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