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저 이제 전도 된 건가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12.09.01
조회수
1721

그럼 저 이제 전도 된 건가요?

 

전학 가려 해요

소슬바람이 부는 날, 영철이가 나를 찾아왔다. 영철이는 작년 수업 시간에 나와 함께 국어 공부를 했던 아이다. 매우 성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아이다.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어두운 아이도 아닌 영철이,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웬 일인지 나를 찾아온 이 날은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영철아, 어서 와.”

나는 반갑게 아이를 맞아들였다. 나는 영철이와 내가 특별실로 사용하고 있는 기록보존실에 마주 보고 앉았다.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드릴 말씀이 있어서 찾아왔어요.”

나는 미소를 띠며 천천히 말했다.

“그래, 잘 왔어. 잘 지내고 있는 거니?”

영철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선생님, 사실은 저 전학가려고 해요.”

 

아이들에게 미안해서요

영철이는 학급 회장을 해 왔고, 또 성적도 매우 우수한 아이다. 내신 등급도 잘 나오는 우리 영훈고에서 전학을 가겠다는 말에 나는 순간 의아해 했다.

영철이는 매우 많은 고민을 한 것 같았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학을 이미 결정한 상태에서 또 다른 고민이 있어서요. 집이 강남으로 이사를 가거든요.”

나는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고 영철이의 눈을 주시했다.

“선생님, 제가 학급 회장을 했잖아요. 그런데 회장을 하면서 제가 좀 소극적이어서 학급 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점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전학을 가기 전에 제 미안한 마음을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아서요. 말보다 편지를 쓸까요? 어떻게 하면 좋나요?”

영철이의 말을 듣던 중, 영철이가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매우 낮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매우 의식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런데, 선생님. 아이들은 제가 전학을 가면 저를 기억이나 해 줄까요? 기억해주면 좋겠는데......”

 

예수님을 전하고

영철이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리고 나와 마주쳤던 눈망울을 돌리고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미 영철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아서는 아이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저 모범생으로만 보이고, 또 알아서 자기 일을 잘 해나갈 것인 줄 알았던 영철이의 고민은 다른 데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전학을 앞두고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또 당당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성격의 어려움도 있었다.

나는 조용히 그러나 따뜻한 목소리로 영철이에게 말했다.

“영철아, 고민이 많이 되었겠구나. 네가 전학을 간 다음에 다른 아이들이 너를 잊어버릴 까 염려되니?”

영철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가 친구들에게 말을 하거나, 편지를 쓰거나 어떤 것으로 해도 괜찮을 것 같아. 그런데 중요한 것은 네 마음이 진실 되고 간절하다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단순히 너를 잊지 말아달라는 차원 말고, 네 미안했던 마음이 친구들에게 잘 전달되는 목적을 이루면 되는 것 아닐까?”

나는 말을 계속 이었다.

“영철이는 여러 면으로 훌륭한데 자신감이 좀 부족한 느낌이 드는구나.”

“맞아요, 선생님.”

어느덧,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철이의 얼굴은 편안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하하, 영철아, 사람들하고 관계에서 당당한 자신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뭔데요? 선생님.”

나는 계속 웃으며 말했다.

“예수님을 믿으면 된단다.”

 

저 전도 된 건가요?

영철이의 눈이 순간 진지해지는 듯 했다.

“정말예요? 선생님.”

“그럼, 예수님을 믿고 기도하면서 네 마음을 하나님께 고백하면서 기도해 보렴. 네가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것 이길 힘도 주실 것이고, 또 그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을 걸.”

“하하하, 선생님. 저 전도하시는 거죠?”

“그럼, 당연하지. 너 나에게 전도 받으려고 찾아온 것 아니니?”

아이의 고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대화를 이렇게 이끌고 계셨다. 나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계속 구하며 영철이와 대화를 계속했다. 대화는 밝고 즐겁게 계속 되었다.

“영철아, 교회 나간 적이나 전도 받은 적 있지 않니?”

“네, 선생님. 사실은 저희 이모가 엄마하고 저 볼 때마다 교회 나가라고 하셔요. 저도 어렸을 때 잠깐 다닌 적 있구요.”

“그랬구나. 그럼 이제 예수님 믿고 교회 나가고 할 수 있겠지? 오늘 또 선생님 입을 통해서 예수님 믿으라고 전도되고 있는 거잖아. 그리고 선생님 만난 이상... 결국 예수님 믿게 되는 것 알고 있지?”

영철이는 이 대화를 즐거워 하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영철이에게 예수님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성구서표 말씀을 뽑도록 했다.

“주께서 나의 슬픔을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시편 30:11)

 

나는 말씀의 뜻을 설명해주고 영철이를 축복하며 기도했다. 기도 후에 영철이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저 이제 완전히 전도 된 건가요? 그런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는 영철이를 축복하고 계셨다.

슬픔의 베옷을 벗기고, 예수님께서 만나주시고 기쁨으로 띠 띠우실 계획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 영철이의 삶을 통해서 영철이가 어디에 있든지 끝까지 인도하시고 또한 영철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