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영접기도
작성자
최*하
작성일
12.04.21
조회수
1762

라면과 영접기도

가스펠반의 수요예배

매주 수요일이면 영훈고 기독학생회(가스펠반) 친구들과 예배를 드린다. 아직 교회를 나나지 않는 친구들도 있고, 공부하기도 바쁘지만 방과 후 영훈센터로 뛰어와 예배를 꼭 드리려고 노력한다.

금년에는 격주로 동아리 활동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2시부터 4시까지인데, 한 시간을 더 확보하여 5시까지 프로그램을 짠다. 예배와 특강, 나눔, 기도회 등을 한다.

4월에는 멘토링의 대가 엄명종 코치를 모시고 예배 후에 강의를 듣는 일정이 있다. 5월에는 청소년 문화에 대하여 DJ랙스, 그리고 진로 특강으로 정민규 형제도 오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들은 나와 코스타(KOSTA, 해외 유학생 대상 수련회) 강사로 활동하는 사람들인데 코스타의 자비량 사역의 정신을 가지고 섬기고자 하는 것이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격주 수요 동아리 예배는 3시간이 확보되지만, 또 다른 수요일은 방과 후에 예배를 드린다. 보통 4시-5시까지 한 시간 남짓이다. 요즈음의 청소년들은 너무 바쁘다. 아니 우리 어른들이 너무 바쁘게 만들어 놓았다. 학원에, 과외에 시달리는 아이들. 지식은 커 가는 것 같지만 영(靈)과 정신(精神)은 그에 비해 잘 성장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모습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할 때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말씀을 듣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함을 구하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예배 가운데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평강을 더하시니 말이다. 힘과 격려를 부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릴 뿐이다.

천국 가야 되잖아요

예배를 모두 마치고 아이들이 대부분 돌아갔다.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아이들은 매우 분주해보였다.

1학년 성민이, 상언이, 성호, 현우가 남았다. 마침 청소년감동캠프 행사가 끝난 지 며칠 되지 않은 때인지라 테이블을 정리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이 남아 있었다.

“얘들아, 선생님 좀 도와줄 수 있겠니? 정리할 것이 있는데...”

요즈음 아이들은 그냥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다. 싫으면 안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권위로 무조건 통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그래서 설명이 필요하다. 설명했을 때 그래도 싫다고 하면 할 수 없다. 나 혼자 감당해야 한다. 아이들을 설득을 동반해 강제로 시켰을 때 돌아오는 후폭풍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나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상언이가 말했다.

“야야, 우리 하자. 나는 할래. 나, 천국 가야 되거든.”

선생님 말 잘 들으면 천국 가는 것처럼, 착한 일을 하면 천국 가는 것처럼, 반우스개 소리를 하는 상언이였지만 밉지 않았다. 상언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성호와 성민이, 현우도 외쳤다.

“야! 나도 천국 갈거야.”

라면 8개를 끓이고

아이들은 삽시간에 일을 해치웠다. 그 일을 하면 천국에 정말 가게 된다고 믿는 것인지 아이들은 열심히 일했다.

믿음이 아직 부족한 아이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만나주시고 믿음의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을 기대하며 아이들을 축복했다.

“얘들아! 너희들 정말 기특하고 착하다. 내가 너무 행복해. 너희들 같은 제자들을 두어서 말야.”

영훈센터는 취사가 가능하다. 수고한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나는 아이들 저녁을 준비하고자 했다. 만원을 주어 라면을 사오도록 했다. 그리고 전기밥솥에 쌀을 씻어 올렸다. 밥통의 반 정도로 밥을 하고 라면 8개를 끓이는 중에 계란 4개를 풀었다. 그리고 김치를 곁들여 라면을 아이들과 먹기 시작했다. 라면 8개는 쉽게 사라졌다. 그리고 밥을 말아 밥을 거의 먹을 즈음 성호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성국이라는 친구인데요. 가스펠반은 아니지만 오라고 해도 될까요?”

“그럼, 당연하지. 저녁 안 먹었으면 와서 먹으라고 하렴.”

늦게 합류한 친구

성국이는 성호, 성민이, 상언이, 현우를 모두 알고 있었다. 쭈뼛하며 들어오는 성국이는 매우 잘 생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야, 네가 여기서 제일 잘 생겼는데...”

나의 말에 아이들이 반기를 들었다.

“선생님은 역시 수준이 낮으시군요.”

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성국이, 저녁 안 먹었으면 먹어도 좋아.”

급기야 성국이는 밥을 말아 놓은 라면을 먹기 시작했고 그 식사는 아주 짧은 시간에 끝이 났다. 설거지를 하고 돌아온 나는 농담을 하며 즐기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이제 우리 밥도 많이 먹고 했으니까 기도 한 번 할까?”

성민이가 말했다.

“무슨 기도요?”

“성국이가 왔으니까... 성국이는 교회 나가니?”

성국이가 대답했다.

"아뇨.“

저는 단군이 만들었어요

나는 성국이에게 말했다.

“그래? 잘 됐구나. 성국아. 내가 오늘 너 전도한다. 괜찮지?”

“네에?”

아이들이 옆에서 성국이에게 말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야, 너 하나님 안 믿으면 안돼. 천국 못 가. 천국 같이 가야지. 임마. 친군데...”

“오늘 안 믿으면 임마 넌 친구도 아냐.”

나는 이 상황이 웃기면서도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국아!”

아이들은 조금 전과 다르게 조용한 눈빛으로 나를 주시했다.

“성국이는 누가 너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아빠, 엄마가요.”

“그 아빠 엄마는 누가 만들었니?”

“할아버지, 할머니요?”

“그 위에는... 그 위에는...”

계속되는 질문의 끝.

“그럼 최초로 사람이 있었겠니? 그 사람은 누구니?”

성국이가 말했다.

“단군요.”

아이들은 깔깔대며 웃었다.

“얌마! 아담이잖아. 임마!”

나는 웃으며 성국이에게 말했다.

“성국아!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만드셨어. 들어보았니?”

“네.”

“그리고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지. 하나님께 죄를 지었거든.”

나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아담과 하와가 저지른 죄를 해결하기 위해서 예수님을 보내주신 것, 우리의 죄 때문에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것, 그리고 부활하신 것, 우리가 그것을 믿으면 우리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 즉 구원을 받는다는 것 등을 얘기했다.

저는 주님을 믿습니다

결국 성국이는 그 자리에서 전도되었다. 성국이는 나를 따라 영접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주님, 저는 주님을 믿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박히시고 사흘만에 부활하신 것을 제가 믿습니다...”

아이들도 모두 성국이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따라하는 성국이의 기도를 가슴에 새기고 있었다. 이윽고 기도가 끝났을 때, 성국이는 밝은 웃음으로 “휴~” 숨을 내쉬었다.

“자, 오늘 성국이는 천국시민이 된거야. 한 번씩 안아 주자. 허~깅!”

성민이, 상언이, 성호, 현우는 성국이를 돌아가며 한 번씩 안았다. 성국이는 쑥스러워 어쩔 줄 몰라했지만 매우 즐거운 지 웃음이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두 팔을 뻗어 성국이를 향해 축복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성국이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오늘도 하나님의 방법으로 나의 제자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