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몸짱>에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12.03.03
조회수
1735

<얼짱 몸짱>에요

한 통의 전화

교사들의 1박 2일 수련회가 있는 날.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짐 정리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잘 알지 못하는 번호가 떴다. 나는 이내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이세요?”

젊은 여자의 경쾌한 목소리.

“네. 그렇습니다.”

전화속의 주인공 목소리가 더 밝아졌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선생님, 저예요. ‘얼짱몸짱’이에요.”

나는 순간 무슨 소린지 몰라 반문했다.

“네?”

“선생님, 센터 4층에요. ‘얼짱몸짱’요.”

나는 그제서야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영훈고 앞 <영훈센터>는 5층으로 되어 있는 건물이다. 그 건물 4층을 임대해서 영업을 하고 있는 피부 클리닉이 있는데, 상호명이 ‘얼짱몸짱’이다. 그 자매는 ‘얼짱몸짱’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다.

잘 믿고 싶어요

내가 자신을 알았다는 것을 확인한 ‘얼짱몸짱’ 자매는 목소리가 한층 들떠 있었다.

“선생님, 선생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선생님은 목사님이기도 하시죠?”

“네, 그렇죠. 작년에 안수 받고, 현재 교회에서는 교육목사로 있으니까요.”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그러면 세례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 귀가 쫑긋했다.

“자매님은 교회에 나가고 계셨던가요?”

“아뇨. 하지만 요즘 왜 그런지 자꾸 세례를 받고 싶고 하나님을 믿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순간 예수님의 부르심이 느껴졌다.

“자매님,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드셨나요?”

“네, 그 때 선생님이 주신 책 ‘울보선생’ 하루만에 다 읽었거든요. 그리고 어려운 학생들이 예수님 만나고 회복되는 것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구요. 저도 적지만 조금씩이라도 아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그래서요. 이렇게 두서없이 그냥 전화드리게 되었어요.”

‘얼짱몸짱’을 방문하고

순간 나의 마음은 주님이 주시는 구원의 기쁨이 밀려들어와 감사함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기도했다. 나누는 대화에 기름 부어달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자매님, 저도 사실은 자매님을 볼 일이 있었어요.”

“네? 저를요?”

“네. 제가 드릴 책이 또 있었거든요.”

그 때 나는 14번째 책을 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그래서 학교 주변의 지인들에게 선물로 돌리던 중이었다. 그 책은 나의 시를 직접 쓴 ‘자필신앙시집’이다.

‘얼짱몸짱’ 자매가 몹시 좋아하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기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는 다음 날 4층으로 올라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피부클리닉에 들어온 것 같았다. 잘 정돈된 실내였고 훈훈한 기분이 들 정도로 아늑했다. 얼짱몸장 자매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하나님을 잘 믿고 싶어요

그리고 장장 3시간 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자매님은 방화에서 미아리까지 출퇴근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45일만에 성경 일독을 했다고 하였다. 지하철에서 오가며 읽은 것이니까 뭐 그리 대단한 거라구요 하면서 말하는 자매를 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섭리를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 그런데 하나님을 잘 믿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교회에 나가셔서 천천히 신앙 교육을 받으시고 먼저 주일에 예배를 잘 드려야 해요.”

방화 지역의 교회를 찾아보고 소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매는 성경을 읽다가 궁금한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고, 나는 그 질문에 놀라고 있었다.

신앙 생활을 웬만큼 한 사람보다 더 깊이 있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모르고 하는 질문이라기보다는 성경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선에서의 심도 깊은 질문.

하나님께서는 이 자매를 불러주시고 만나주시기로 작정하셨다. 그리고 믿지 않는 가족들을 구원코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계신 것을 확신하며 연거푸 감사했다. 나는 자매의 가족사항과 기도 제목 등을 나누고 축복하며 자매와 함께 기도를 드렸다.

‘얼짱 몸짱 영짱’으로

기도를 마친 후 나는 말했다.

“자매님. 대단하시네요. 제가 책을 더 드릴 테니까 더 읽어보시겠어요?”

“네, 그럼요. 감사합니다.”

밝고 쾌활한 모습의 자매는 더욱 활달한 모습이었다. 나는 ‘얼짱몸짱’ 자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매님, 하나님 잘 믿으시고 교회에 잘 나가시면서 세례 받으시면 되구요. 그리고 자매님 은혜 많이 받으실 때 저 상호명도 좀 수정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자매는 웃으며 물었다.

“네? 뭐라구요?‘

“얼짱 몸짱 영짱요. 얼굴도 짱, 몸도 짱, 영적인 면도 짱이란 뜻이랍니다.”

“우와, 정말 멋있어요. 알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해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기쁨의 웃음소리가 실내 안에 가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