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산
작성자
최*하
작성일
11.02.04
조회수
1844

사랑의 유산
- 신애진 자매님 이야기

사람의 진가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보다는 하늘나라로 간 이후에 나타나는 것 같다. 후세의 사람들이 평가를 하기 때문도 있지만, 꽃보다는 향기가 더 여운이 있듯이 사람의 삶도 그러한 것 같다. 어떤 내음을 남겨놓을 것인가. 어떤 향기가 유산이 될 것인가.
신애진 자매님은 나의 고등학교 6년 선배님이다. 영훈고등학교 1회 졸업생. 목사님의 딸이며 암으로 투병을 하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홀로 생활하고 있었다.
작년 초 기독동문회의 지경준, 권명숙 선배님과 동문 후배들과 같이 신선배님 댁을 방문했었다. 심방이었다. 그 선배님을 위해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또 회복을 간구하기 위함이었다. 자그마한 아파트, 깔끔한 집안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선배님은 전형적인 여학생, 여자였다. 병에 들었음에도 예쁘고 깨끗한 성격은 계속되었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부끄러움 또는 치부를 드러내지 않는 자존심 있는 성격이라고 생각되었다.
신선배님은 우리의 방문을 무척 기뻐하셨다. 예배를 드리고 선배님을 가운데 앉히고 함께 기도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치료와 계속적인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길 권면했다.
준비한 식사를 같이 했다. 지금까지 많은 음식을 먹어봤지만 그날 먹은 추어탕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배를 두드리며 먹었고, 정말 맛있게 많은 양을 먹었다.
2시간여의 방문 동안 하나님께서는 신선배님을 축복하고 마음의 평안을 허락하고 계셨다.
“언제든지 놀러와요, 나는 항상 여기 있으니...”

이 말이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이 되었다.
그 후 선배님의 병은 더욱 진행이 되어 호스피스 병동에 계시다가 이내 하늘나라로 가셨다. 빈소가 마련된 국립암센터를 방문했다. 선교사인 남동생이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그 곳에서 나는 기독동문들과 함께 천국환송예배를 드렸다. 신선배님의 고등학교 동기 7, 8명도 함께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맑고 깨끗하게 살다간 신선배님을 통해 영광 받고 계셨다. 예를 갖추고 식사를 하는 자리에 신선배님의 남동생이 다가왔다. 그 선교사님은 감사의뜻을 표하고 마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누님께서 영훈선교회에 작은 것을 남겨놓으셨습니다. 이번 일을 마무리하고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누님께서 영훈선교회에 너무 감사해하더라구요.”
그리고 일주일 후 500만원의 물질이 선교회 통장에 입금되었다. 고인의 유지는 어렵고 힘든 학생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얼마 안 되는 전 재산 중 큰 부분을 내놓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자기를 방문했던 후배들과 친구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먹으라고 별도로 50만원을 남겨 놓았다.
신선배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하나님께서는 신선배님을 하늘나라로 부르시는 과정에 축복하시고 또한 사람들을 위한 격려와 위로의 마음을 부어주고 계셨다. 신선배님의 사랑의 유산은 그리스도의 향기로 계속 흐를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