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한 교통카드 다시 찾은 하나님
작성자
최*하
작성일
10.09.28
조회수
1979

분실한 교통카드 다시 찾은 하나님

교통카드를 잃어버렸어요
학기초 어느 날 점심 시간이었다.
영훈고 기독학생 현경이가 친구라며 한 여학생을 데리고 왔다. 이름은 은비. 은비는 예쁘장하고 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얼굴은 울상이었다.
현경이가 말했다.
“선생님. 은비 위해서 기도 좀 해주세요. 지금 기분이 너무 안 좋아요.”
“아~. 그래. 은비에게 무슨 일이 생겼니?”
은비는 눈물이 가득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아이였다.
“네, 선생님. 제가 교통카드를 잃어버렸어요. 9,100원이나 남아 있었는 데요... 짜증 나요.”
요즘 우리 아이들의 입에 달려 있는 말 중에 하나가 짜증난다는 말이다. 무엇인가 자기 생각에 합당하지 않을 때, 그리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이 말을 잘 쓴다. 나는 은비의 이 말에 일단 동조했다.
“그렇겠다. 나 같아도 짜증나겠어. 그래 어디에서 잃어버린 것 같니?”
“학교에서요. 다니다가 흘린 것 같아요.”
슬퍼하면서도 처음 만나는 선생님에게도 할 말은 다하는 은비의 모습을 보며 참 예쁜 아이라는 생각을 했다. 현경이가 말을 거들었다.
“선생님. 선생님이 기도부터 좀 해주세요. 은비 위로해주시구요. 그리고 교통카드도 돌아오게 해 달라구요. 선생님 기도는 하나님께서 잘 들으신다면서요. 그리고 선생님 학생부에 계시잖아요. 혹시 돌아오면 알려 달라구요.”

밝아지는 아이들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은비야. 기도하자. 은비는 교회에 나가고 있니?”
“예전에는 다녔는데 지금은 안 다니고 있어요.”
“그래. 알았다. 자 같이 기도하자.”
나는 은비의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먼저 교통카드를 잃어버린 것 때문에 속상해 하는 은비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위로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그 교통카드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기도도 드렸다.
은비와 현경이의 마음이 한껏 밝아진 것 같았다.
“선생님, 감사해요. 언제 또 올까요?”
“이따가 연락할게. 내가 문자 보내면 바로 달려오렴. 너희들도 교통카드 돌아오게 해달라고 교실에서 기도하고... 알았지?”
“네, 선생님.”


돌아온 카드 값
나는 문자를 보내 6교시 쉬는 시간에 두 아이를 오도록 했다. 학생부실 옆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 돌아왔어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좌우로 가로지었다.
“누구지? 분명히 주웠을 텐데. 그럼 갖다 주지.”
나는 아이들 앞 탁자에 9,100원을 꺼내 놓았다. 아이들은 잠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생님, 뭐예요?”
“응, 은비 교통카드 대신에 돌아온 카드 값.”
“네?”
“은비 그것 없으면 오늘 학원도 못 가고 집에도 못 간다면서... 그러니까 이것은 하나님께서 너에게 주시는 거야. 금액이 똑같으니까 교통카드가 돌아온 거나 다름이 없지? 대신에 네가 이걸 사용하고, 후에 교통카드가 발견 돼서 학생부로 오면 그건 내꺼다.”
은비와 현경이는 순간 당황, 황당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니, 이건 선생님 돈이잖아요?”
은비가 외치듯이 말했다.
“그래, 하지만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이렇게 하라고 하시는 거니까... 괜찮아. 그리고 그 카드가 돌아오면 내가 쓰면 되니까. 설령 돌아오지 않아도 너희들이 기도해달라고 온 것이 얼마나 이쁘니?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축복하시는 거야. 선생님을 통해서 말야. 알겠니?”
얼굴에 홍조빛을 띤 은비와 현경이. 그 순수한 모습을 대면하여 사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나는 두 아이와 함께 다시 한 번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기독학생회에서 활동하며
은비는 그 후 현경이와 함께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영훈고 기독학생회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교통카드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과 나를 만나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은비를 다시금 불러주셨다. 그리고 학교 안에서 기독학생으로 세워가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생활 속에서 그 사람에게 맞는 방법으로 부르신다. 그 부르심에 반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곧 우리들이어야 할 것이다.
은비는 이제 앞으로 있을 영훈찬양제를 준비하고 있다. 선배들과 함께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의 복음화와 하나님께 헌신된 자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하시는 하나님, 인도하실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이 시간 감사를 올려드린다.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