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업 소감이에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10.04.19
조회수
2274

첫 수업 소감이에요

첫 시간의 기대
수업 시간에 처음 아이들과 만나는 것은 신기한 기대감이 있다. 금년에는 어떠한 아이들과 만나게 될 것인가 생각하며 기도로 준비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금년에 특히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준비했었다. 그리고 나는 1학년 남학생의 담임을 맡았다.
수업은 1학년 남학생 3학급과 3학년 여학생 2학급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보충 수업 몇 반까지 포함된다.
아이들과의 만남은 준비가 꼭 필요하다. 한 학기의 수업 진행표를 만들고 어떻게 학급을 운영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일이 필요하다. 계획성 있는 수업은 아이들의 신뢰감을 높인다. 그리고 그 순서에 맞게 진행해 가야 한다. 체계성과 열정, 그리고 치밀함이 있는 수업 계획표에 의해 수업은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선생님을 따라 하면 좋은 일이 생깁니다
나는 아이들과의 첫 만남,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 말부터 한다.
“자, 여러분! 저를 한 번 따라해 보세요. 이렇게요. 선생님을 따라하면 좋은 일이 생깁니다.”
머뭇거리는 아이들. 그럴 것이다. 아이들을 따라 하게 말하는 선생님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번을 반복하면 아이들은 잘 따라한다. 따라하는 것은 주입을 시키는 효과가 있다. 매일 하다보면 아이들은 정말 선생님을 따라하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라는 믿음에 들어서게 된다. 따라하라는 것은 선생님을 제대로 의지하고 신뢰하라는 것이다.
이 말만 해놓고 교사가 제 역할을 잘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욱 큰 문제다. 그러나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교사라면 이 말은 좋은 결과를 갖게 한다.
수업 중에도 반복, 따라하기를 많이 하는 나로서는 기대 이상의 좋은 수업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기 때문이다.

좋은 글 읽어주기
아이들에게 좋은 글을 수업 전에 읽어주는 것은 근 20여 년의 교사 생활 동안 계속 하고 있다. 그 동안 감동적인 글을 중심으로 모아놓은 것만 해도 수십 편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감동이 일어나는 순간, 아이들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또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어떤 때는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아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마음을 모으는데도 좋은 효과가 있다.
또한 선배들이 졸업하기 전 남겨 놓은 글을 읽어주기도 한다. 선배를 통해 후배들이 받는 영향은 교사가 같은 내용을 말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거쳐야 할 과정을 선배들의 고백을 들으며 새로운 마음을 갖기도 하고 결심을 하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한 가지 더 얻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학교 공부와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글을 듣고 이해하려고 하고 또 “무슨 내용이었지?”하고 질문했을 때 말하고자 하는 경우 언어 영역의 듣기 평가에 저절로 도움이 되는 것이다.

특별프로그램
나는 교과서 내용을 진행하는 가운데 몇 기지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문학 작품을 읽고 조별 토론 수업을 한 지도 20년 가까운 세월이 되었다. 아이들이 하기 어려울수록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하는 것이다. 다들 안하기 때문에 나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안하기에 더 해보는 선구자적 마음은 좋은 결실을 맺게 된다. 아이들은 그동안 나를 잘 따라주었고 토론 발표를 통한 수업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고, 또 아이들도 서로 교감할 수 있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며 어떠한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지 알고 공감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5월 초 중간고사가 끝나면 바로 가정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아이들에게 ‘아빠(엄마)를 사랑하는 스무 가지 이유’를 쓰게 해서 가정에서 읽어주도록 하는 숙제를 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이미 내가 쓴 2002년 ‘아버지가 사랑스러운 스무 가지 이유’(도서출판 예향), 2008년 ‘아버지 파워’(가이드포스트)에도 소개되어 있다. 아이들을 통한 가정의 회복,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회복을 이루고자 함이다. 이것은 각 가정에 눈물의 감동과 회복을 주었다.

선물 엽서
수업 시간에 특별한 선물을 준다. 이것은 내가 만든 기도 엽서인데 동역자인 j-plus 이우양 대표께서 만들어 후원해 주셨다. 성경 말씀이나 또는 내가 직접 쓴 시를 엽서로 제작하였고, 이것을 10장 모으면 내가 쓴 책을 한 권 선물로 준다. 물론 그 엽서는 수업에 열정을 보이거나 대답을 잘 하거나 또는 특별한 경우에 받을 수 있다. 아이들은 무척 좋아한다.
수업 집중도도 높아진다. 한두 번 수업을 한 후에 아이들로부터 받아드는 소감문은 그 사실을 대변해준다. 아이들의 소감을 일부 소개한다.

“우왕!! 쌤 뭔가 신비로워요. 들어오실 때 강력한 크리스천의 포스가 풍겨왔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선생님 같은 선생님 처음 봐요! 감동받았어요. 정말루! 멋있어요.
제발 담임해주세요. 넘 감동적이었구 첫 수업 정말 재미있었어요! 완전 다정해보이세요.
오늘 수업 너무 뜻 깊었어요. 글구 나중에 엽서 열 장 다 모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선생님 같은 분 거의 안 계신 거 같은데 첫 시간부터 감동했어요. 앞으로 수업 열심히 들을게요. 위제트 선생님 오늘 수업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신기해요. 다른 선생님들과 다르신 뭔가가 있어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가슴이 짠한 이야기를 많이 들은 것 같아요. 감동적이었어요. 글고 쌤 너무 조아영. 이야기 재미있었어요. 완전 욱겨요...“

수업 전에 기도하며
이 모든 활동은 수업 전에 기도하며 진행되는 것이다. 기도하며 준비하고 기도하며 수업 하고 기도하며 우리 아이들을 살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의 사람은 기도를 빼놓을 수 없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교사에게 기도하며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특권이며 의무이다. 상황과 여건 때문에가 아니라, 어떠한 여건에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하며 전진할 때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신다. 나는 그 사실을 분명 믿고 있다.
아이들은 기도의 시간을 좋아한다. 자신들을 축복하니까, 출석 이름을 부르는 대신 그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수업 전에 기도한다. 아이들은 조용해진다. 자기를 축복하는 그 소리를 들으며 말이다. 수업 전에 기도하는 교사가 전국의 기독교 신앙을 가진 교사들로 확산, 모두의 사명으로 진행되기를 이 시간 기도한다.

문자 날려요
한 달이 지나간다. 그동안 아이들과 꿈같이 감사하고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 많았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너무 예쁘다. 말썽꾸러기 녀석들도 그들의 미래를 보면 기대감이 더 생긴다. ‘저런 아이가 나중에 무엇이 될까’는 포기가 아니라 소망이다. 희망이다. 그 희망의 메신저로 나와 그 아이를 적절한 시기에 만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을 읽으려 노력한다.
남학생 3학급, 여학생 2학급, 그리고 보충 수업 남학생 2학급, 여학생 1학급 모두 300여명의 아이들이 내 수업을 받는다.
기도하며 수업을 시작하고, 학기의 계획을 세우고, 좋은 글을 읽으며, 특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끊임없는 상담과 격려. 내가 하나님께 부름 받은 만큼 사명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다.
몇 시간 수업을 한 이후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너희들은 어떤지 모르겠어. 그래서 말야... 전부 핸드폰 꺼내 봐라...”
의아해하는 아이들에게 나는 웃으며 말했다.
“자! 선생님 핸드폰으로 문자 날려라... 어떤 내용도 좋아. 샘 수업시간의 기쁨 아니면...아픔? 소감... 아니면 하고픈 말... 자! 알겠지? 준비... 시~발(始~發)!!!”
아이들은 전광석화처럼 문자를 보낸다. 아래는 아이들의 문자 중 몇 가지를 소개한 것이다.

듣던대로 역시 쵝오예요
“생님! 짱이에요. 샘! 정말 잘 생기셨어요! 짱! 제자 아끼는 맘 멋 있으세요.
선생님 이야기는 또 들어도 감동적인 것 같아요. 처음 선생님을 만났을 때 제 이름을 먼저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수업 즐거웠어요. 신이 내린 쌍꺼풀, 쌤 사랑해염, 킹왕짱! 가치 울어봐요. 선생님 수업이 참 기대되요. 선생님이 쓰신 책도 읽고 싶어요. 소문으로 듣던대로 역시 쵝오예요. 쌤 수업 처음 듣는데 다른 수업하고 달리 재미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선생님과는 다르게 인자 한 그런 모습이 너무 좋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얘기 많이 해주세요. 오늘 말씀하신 얘기 듣고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오늘 수업 웃겼어요. 선생님 오늘 재미있었어요. 제 주변 애들도 좋아했구요. 앞으로 좋은 수업 부탁드려요. 학교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선생님이 생길 것 같아요. 선생님 정말 독특하신 분 같아요. 재미있었어요. 정말 선생님다운 선생님을 만나서 감명 깊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 오늘 수업 가슴이 따뜻해지는 수업이었습니다.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이 아이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더욱 섬기게 하옵소서. 힘을 주옵소서. 예수님! 사랑하는 예수님! 사랑하는 아이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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