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타인데이
작성자
김*영
작성일
08.02.13
조회수
1997

배려타인데이·캔들데이… 상술 찌든 밸런타인데이 대신 가족·이웃 함께하는 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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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고백과 초콜릿으로 상징되는
‘밸런타인 데이’(2월14일).

얄팍한 상혼이 만들어낸 국적 불명의 행사라는 냉소에도 불구하고 이날은 사랑을 고백하려는 청춘남녀뿐
아니라 유치원생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기념일’이 돼버렸다. 특히 밸런타인 데이가 초콜릿을 통해 이성의 호감을 사는 날로 왜곡되면서 일부
호텔에는 100만원이 넘는 초콜릿 선물 세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룸 패키지’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는 등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각적이고 일회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초콜릿 대신 희생적 사랑을 뜻하는 초나 전통떡 등을 선물하며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우리의 가족, 친구, 이웃들을 돌아보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신길6동 남서울교회(담임 최성은 목사) 중고등부 100여명은
17일 오전 주일 예배에서 ‘배려타인(配慮他人) 데이’ 행사를 갖는다. 이 행사는 ‘밸런타인 데이’를 대신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용서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관별로 떡과 음료수를 나누는 애찬식, 허깅하기, 사랑의 떡 나누기, 용서의 편지 쓰기 등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초콜릿 선물을 한아름 안고 남자 친구를 찾곤 했던 이슬(15·윤중 3년)양은 기쁨으로 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초콜릿 살
돈은 사랑의 떡을 살 헌금으로 바뀌었다. 이양은 이번 주일 떡을 들고 주위의 외로운 어른들께 사랑의 마음을 전할 작정이다.

이에
대해 60세 이상의 교회 어른들은 화이트 데이(3월14일)날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축복 기도로 답례한다. 행사를 기획한 문명철(35)
강도사는 “성도들의 반응이 무척 좋다”며 “세속적인 행사를 무조건 따라하는 것보다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개혁하는 작은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생대중문화감시단(단장 남민우 목사)은 세상을 밝히는 초(candle)처럼 이웃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자는 ‘캔들 데이’ 운동을 벌이며 11년째 결식아동을 돕고 있다. 캔들 데이는 밸런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블랙 데이(4월14일) 등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한 ‘포틴스 데이(fourteenth day)’ 행사가 업체들의 상술에 휘둘려 변질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문화운동이다.

지구촌의 굶주리는 이웃을 돌아보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나눔사랑 밸런타인 데이’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기아대책은 노동착취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나눔이 있는 아름다운 하루를 만들자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초콜릿’을 선물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www.kfhi.co.kr) 상에서 초콜릿을 구입하면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후원금 일부가 적립되는
것이다.

한편, 성경적교육실천운동본부는 2004년부터 7월7일을 ‘더블세븐 데이’로 지키고 있다. “일흔번씩 일곱번이라도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하자는 이 운동은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청하는 날이며 약한 자는 용서를
선언하고 화해를 받아들이는 날이다. 또 마음은 있었지만 그동안 찾지 못했던 어려운 이웃이나 공동체를 방문해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고 부모가
자녀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날로 보내자는 것이다.

이 운동을 주창한 벨국제고등학교장 이홍남 목사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용서하라는 주님의 사랑의 표징이 되었으면 한다”며 “밸런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같은 상업에 물든 이벤트를 챙기기보다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이웃에 이르기까지 용서와 화해를 실천해보자”고 제언했다.

이지현 노희경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