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방과후 아동지도
작성자
김*영
작성일
07.11.12
조회수
1997

교회 방과후 아동지도 지역사회 인기… 주민 교류확대 계기, 교회성장 새 모델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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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일찍 여의고 할머니 품에서
자란 김성태(12)군은 인근 교회의 공부방에 다닌 후로 생활의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경기 고양시 대장동 한샘교회 공부방 사회복지사 선생님에게서
6개월 동안 학습을 지도받고 생활예절을 익히다보니 학교 성적이 크게 올랐던 것이다. 생활태도도 활기차게 변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서인지 다른
아이이들에 비해 활력이 부족했지만 교회 공부방 선생님의 보호를 받으면서 크게 달라졌다. 미신을 따르던 김 군의 할머니도 이제는 김군을 따라 교회
예배에 출석한다.

서울 암사동에 자리한 숲과나무지역아동센터 대표 옥경원(38) 목사. 신학을 공부하고 2003년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교회개척 대신 아예 방과후 아동을 올해 7월 말부터 지도하기 시작했다. 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평소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아 간식비 받는 것 외에는 거의 무료로 운영하는 것이어서 운영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어엿하고 선하게 변해 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힘든 것도 이내 잊곤 한다.

교회의 '방과후 아동 지도'가 지역 사회를 돌보는 운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방과
후 자녀 돌보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부모들이 교회에서 방과후 아동지도시설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고 아이를 교회에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남들처럼 학원을 보내지도 못하고 오후의 남는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교회에서 아이를 맡아 지도해주니 여간 든든한 것이 아니다.


교회에서도 흡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린이들에게 바른 인성교육을 해줄 수 있고, 방과후 아동지도시설을 통해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도 긍정적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방과후 아동지도는 지성과 인성, 특기교육뿐 아니라 신앙교육까지 해주는 대안학교 성격으로
딱딱하지 않아 아동들도 매우 좋아한다. 교회의 방과후 아동지도시설들은 단순한 보호나 학교 학습의 반복에서 벗어나 다양한 놀이와 학습을 통해
창의성과 이해력을 높이고 또래나 연령이 다른 아동들과의 놀이로 성취의 기쁨을 배워 나가도록 교육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급속한 사회 변화로 가정의 양육기능이 약화되고 소득에 따른 교육 양극화가 심화돼 교회가 신앙교육뿐 아니라 보호기능까지 맡아주길
원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에서도 이 사업을 지난해 역점사업으로 선정했다.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3000여 방과후 아동지도시설 중 1050곳(35%)을 지역 교회가 운영 중이며 2만여명의 청소년들이 교회의 돌봄을 받고 있다.


방과후 아동지도는 지역사회와의 교류 확대 계기를 마련하고 교회 교육에 대한 신뢰회복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아이들의 인성이 변하고 학습 효과가 커지면서 학부모들도 좋은 반응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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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마
총신대 교수는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초등학교 아동의 방과후 지도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가고 있다"며 "각
교회에 방과후 아동지도시설을 개설해 정체된 교회학교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교육비 절감과 교육 격차 해소에 일조할 수 있는
귀한 사역에 많은 교역자들이 참여하길 바란다"며 "특히 정부는 방치되는 아이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교회의 새 부흥전략으로 삼자는 의견도 있다. 숲과나무지역아동센터 대표 옥경원 목사는 "소외된 아동들을 돌보는 이 사역을
제대로 감당하면 지역사회의 신뢰를 받고 교회 성장은 부차적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의 방과후 아동지도 프로그램이 제대로 정착한다면
교회학교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아직 운영 초기여서 개선해야 할 부분도 꽤 많다. 시설이 낙후됐거나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미흡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중소형 교회들은 조속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런 운동은 교회를 제외하면 다른
기관에서 담당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명문가교육연구원장 한경철 목사는 "한국 교회는 방과후 아동지도 운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는 동시에 우리사회의 지나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접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방과후 지역아동 시설이란?

참여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방과후 지역아동시설은 각 부처에 따라 방과후 교실(여성가족부)
지역아동센터(보건복지부) 방과후 학교(교육인적자원부)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청소년보호위원회) 공부방 등으로 불린다. 방과후 아동들을 대상으로
급식과 교육, 중독 치유, 진로 지도, 현장학습 등을 진행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방과후 지역아동시설을 운영하는 단체에 운영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보육실을 포함한 시설 면적은 아동 1인당 4.49㎡ 이상이어야 하고 보육실은 아동 1인당 2.64㎡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