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잘못하다 척추 잘못된다. -젊은 여성 통증 호소 급증
◇ 회사원 양모씨는(28.여) 얼마 전 서울의 한 요가학원에서 엎드린 상태서 상체를 곧추세우는 이른바 코브라 자세를 시도하다 허리에 강한 통증을 느겼다. 평소 좋지않은 자세로 허리에 피로감을 느꼈던 양씨는 병원에서 디스크(추간판탈출증) 판정을 받고 휴직 후 1년간 병원신세를 졌다.
◇ 웰빙 바람과 몸매 가꾸기 열풍이 확산되면서 요가를 즐기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 없이 의욕만 앞선 채 무작정 요가를 하다 병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 척추·관절전문 서울 혜민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6일까지 요가를 배우다 다치거나 기존 질병이 악화돼 병원을 찾은 사례는 모두 17건이나 됐다. 부상 부위는 허리가 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관절(4건),목(2건),골반 등(3건) 순이었다.
◇ 또 다른 척추전문 병원인 나누리병원 부원장은 “최근 허리 통증이나 다른 척추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에 온 20∼30대 여성 중 절반 이상이 요가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무리한 욕심이 화 불러=요가 부작용이 늘고 있는 첫번째 원인은 요가에 대한 체계적인 상식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간에 효과를 보려는 데 있다. 특히 허리,등에 고질병을 갖고 있던 사람들의 경우 연예인 요가 비디오나 관련 서적만 보고 무작정 따라 하다 병이 더욱 악화되는 사례가 많다.
◇ 퇴행성 디스크 환자인 회사원 (43)씨는 오랜 좌식 근무로 인해 골반이 뒤틀려 있었는데,이를 모른 채 무리한 요가동작을 하다가 퇴행성 디스크로 발전한 사례. 분당 자생한의원 원장은 “몸풀기,스트레칭이 부족하거나 신체 상황에 맞지 않는 무리한 동작을 실행할 경우 척추와 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자격미달 요가원과 지도자도 문제=의욕만 앞선 초보자들의 심리에 편승해 수련생들의 몸 상태를 무시한 채 무리한 동작을 요구하는 일부 자격미달 요가원과 지도자들도 병을 키우는데 한몫 한다. 신모(25)씨는 지난해 11월 허리가 아파 J요가원에서 요가를 배웠다가 큰 봉변을 당했다.
◇ 요가원 원장이 허리 아픈 것은 목뼈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손으로 신씨의 목뼈를 밀어넣다 목을 너무 심하게 꺾어 쇼크를 일으킨 것. 결국 목 디스크 판정을 받은 신씨는 요가원장을 상대로 소비자보호단체에 구제 상담신청을 낸 상태다.
◇ 요가 강좌에 등록했다가 등에 통증을 느껴 한달째 한의원 신세를 지고 있는 회사원 이모(29·여)씨는 “요가 강사가 강의 중간에 노트를 뒤적이며 무리한 동작을 요구해 난감한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 이처럼 자격미달 요가원이 넘쳐나는 것은 요가 관련 민간단체(문화관광부 1월 집계 22곳)가 주관하는 3∼9개월 정도의 단기 코스만 밟으면 자격증이 주어지는 허술한 지도자 양성 체계 때문. 이들 단체는 1인당 100만∼230만원을 받고 해마다 1000여명의 요가 지도자를 배출하고 있다.
◇ 문광부 관계자는 “최근 2∼3년새 민간 요가협회가 폭증하면서 수강료와 자격증 심사비로 고액을 요구하는 업체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민태원 정동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