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처럼 김규영
마지막 생의 정렬을 불태우며
흩어져가는 낙엽들
그러나 그대여
서러운 생각일랑 잊어버리자
너와 나는 이것이
끝이 아니란걸 알고 있다.
진주처럼 영롱한
우리의 언어와
사랑스런 눈빛과
남겨지는 몸짓들이
긴 겨울을 지나
따스한 바람이 불오는 날엔
다시 생명을 얻어
싹이 트고 피어나리라.
우리가 사랑하던 이의 가슴 속에서
사랑의 꽃 향기 가득하리라
이제 우리 겸허하게
우리의 죽음을 맞이하자
낙엽처럼
우리의 마지막 정렬을 불태우면서
2005.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