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중공업의 김규환 명장이 삼성그룹에서 강의한 내용을 요약한다. 청년실업,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45세 정년) 소리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참고해야 할 내용이다.
“저는 초등학교도 다녀보지 못했고 5대독자 외아들에 일가친척 하나 없이 15세에 소년가장이 되었다. 기술 하나 없이 25년 전 대우중공업에 사원으로 들어가 마당 쓸고 물 나르며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이런 제가 훈장 2개, 대통령표창 4번, 발명 특허대상, 장영실상을 5번 받았고 1992년 초정밀가공분야 명장(名匠)으로 추대되었다.
제가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상을 제일 많이 받고 명장이 됐는지 보고하겠다.
제가 대우에 입사할 때 입사자격이 고졸 이상 군필자였다. 이력서를 제출하려는데 경비원이 막아 실랑이를 하다 당시 사장이 이 광경을 보고 면접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면접에서 떨어지고 사환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사환으로 입사하여 매일 아침 5시에 출근했다. 하루는 당시 사장님이 왜 그렇게 일찍 오느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선배들을 위해 미리 나와 기계워밍업을 한다고 대답했더니 다음날 정식 기능공으로 승진시켜 주셨다. 2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5시에 출근하였고 또 사장님이 질문하시기에 똑같이 대답했더니 다음 날 반장으로 승진시켜 주셨다.
내가 만든 제품에 혼을 싣지 않고는 품질을 논하지 말라. 내가 어떻게 정밀기계분야의 세계 최고가 됐는지 말하겠다. 가공 시 온도가 1°C 변할 때 쇠가 얼마나 변하는지 아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다. 이걸 모르면 일을 모른다. 내가 이것을 알려고 국내 모든 자료를 찾아봤지만 없었다. 그래서 공장 바닥에 모포 깔고 2년 6개월간 연구했다. 그래서 재질, 모형, 종류, 기종별로 X-bar 값을 구해 1°C 변하는데 얼마씩 변하는지 온도치수 가공조견표를 만들었다. 기술 공유를 위해 이를 산업인력관리공단의 「기술시대」란 책에 기고했다. 그러나 게재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후 3명의 공무원이 찾아왔다. 회사에선 큰 사고가 난 줄 알고 놀랐다. 알고 보니 제가 제출한 자료가 기계가공의 대혁명자료인 걸 알고 논문집에 실을 경우 일본에서 알게 될까봐 노동부장관이 직접 모셔오라고 했다는 거다. 장관 왈
“이것은 일본도 모르는 거요. 발표 되면 일본에서 가져갈지 모르는 엄청난 기술이요”
일 배우는 방법을 말하겠다. 어느 날 무서운 선배 한 분이 하이타이로 기계를 다 닦으라고 시켰다. 그래서 다 뜯고 닦았다. 모든 기계 2612개를 다 뜯고 닦았다. 6개월 지나니까 호칭이 “야 이 ○끼야”에서 “김 군”으로 바뀌었다. 서로 자기 기계 좀 봐달라고 부탁하게 된 것이다. 실력을 갖추니 대접을 받고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난생 처음 보는 컴퓨터도 뜯고 물로 닦았다. 사고를 친 것이다. 그래서 알아야 되겠구나 싶어 책 볼 필요를 느꼈다. 우리 집 가훈은
“목숨 걸고 노력하면 안 되는 일 없다”
이다. 나는 국가기술자격 학과시험에 9번 낙방, 1급 국가기술자격시험 6번 낙방, 2종 보통운전시험에 5번 낙방하고 창피해 1종으로 전환해 5번 만에 합격했다. 사람들은 나를 ‘새대가리’라고 비웃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1급자격증 최다 보유자가 됐다. ‘새대가리’인 내가 이 자리에 선 것은 목숨 걸고 노력하면 안 되는 일 없다는 나의 생활신조 덕분이다.
나는 현재 5개 국어를 사용한다. 나는 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 내가 외국어를 배운 방법은 이렇다. 나는 욕심 안 내고 천천히 하루에 한 문장씩 외웠다. 하루에 한 문장을 외우기 위해 집 천장, 벽, 식탁, 화장실 문, 사무실 책상 등 가는 곳 마다 붙여놓고 보면서 외웠다. 이렇게 하루에 한 문장씩 1년, 2년 꾸준히 하니까 나중엔 회사에 외국인이 왔을 때 설명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진급이나 돈 버는 것은 자기노력에 달려있다. 세상을 불평하고 원망하기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된다. 그러면 부러울 것이 없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에 배 아파하지 말고 스스로 노력해야 된다. 의사, 박사, 변호사들 다 노력한 사람들이다. 남모르게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들이다. 하루 종일 쳐다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해답이 나오게 돼있다.
나는 제안 2만4천6백12건과 국제 발명특허 62건을 갖고 있다. 나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건 무엇이라도 개선한다. 하루 종일 쳐다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해답이 나오게 되어있다. 가공기계 개선을 위해 3달 동안 고민하다 꿈에서 해답을 얻어 해결한 적도 있다. 나는 얼마 전에 새로운 자동차 윈도우 블러쉬도 발명하였다. 유수한 자동차 회사에서도 발명하지 못했던 거다. 내가 발명하게 된 경위를 보고하겠다. 회사에서 상품으로 받은 자동차가 윈도우 블러쉬 작동으로 사고가 났다. 교통사고 후 자나 깨나 개선할 생각을 했다. 그러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배가 물을 가르는 것을 보고 생각해냈다. 대우자동차 김태구 사장님께 말씀 드렸더니 1개 당 100원씩 로열티를 주겠다고 하더라. 약속하고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와 길가의 차들을 보니 모두 돈으로 보였다. 돈은 천지에 널려있다. 마음만 먹으면 다 돈이 된다. 회사에 대한 나의 생각은 종교적 수준이다. 나는 대우중공업 교(敎)의 열성신자다. 여러분들도 모두 종교를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단 나의 종교는 대우중공업교이다. 우리 집에는 대우중공업 깃발이 꽂혀있고 우리 식구들은 매일 아침 밥 먹고 그 깃발 앞에 서서 기도한다. 나는 하루에 두 번씩 기도한다. 아침에 집에서 기도하고 출근하여 정문 앞에서 또 한 번 기도한다. “나사못 하나를 만들어도 최소한 일본 것 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란 기도를 하면서 일한다.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남의 트랙을 곁눈질하지 말고 지금 여기서 내가 하는 일에 온 정성을 다 쏟아 부으라는 것이다. 나는 심청가를 1000번 이상 듣고 완창을 하게 되었다. 심청가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 돈의 노예가 되지 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곧 너의 인생이다”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온 정성을 다해 최선을 기울이면 반드시 영화를 얻는다. 목숨 걸고 노력하면 안 되는 일 없다. 지금 당장 당신의 하는 일에다 목숨을 걸어라.”
이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좀 더 굳세어져야겠다. 자기 인내의 종점을 확대해야 되겠다. 밥을 굶은 채 며칠을 버틸 수 있겠는가? 먹고 싶은 것과 갖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얻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내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면서 견디어낼 수 있는가? 가령 제대하는 날 근무하던 부대에서 자기 집까지 차를 타지 않고 도보행진으로 와본다든지, 돈 1만원만 가지고 1주일을 살아본다든지 하는 극한 체험에 도전해보기 바란다. 모든 사람이 두 눈, 두 팔, 두 다리를 갖고 있다. 그들 중에서 돋보이고 용솟으려면 무엇인가 남다른 곳이 한두 개는 있어야 할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