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람의 인격일 것이다. 고결한 정신을 소유한 지도자는 자신이 지나가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개척한 길로 다른 이들을 인도한다고 한다. 그래서 190년 전에 쓰여진 사무엘 스마일스(Samuel Smiles 1812-1904)의 「인격론」(Character:1819)이 다시금 주목을 끌게된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말에 격(格)이란 단어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1.”환경과 사람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 또는
2.”문장 속에서 체언이 다른 단어에 대하여 갖는 자격으로 주격, 소유격, 목적격 따위”로 되어있다.
1.의 뜻을 연장해 보면 한 국가의 대외적인 품격인 국격(國格)이 있고 이는 국가 및 그 구성원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품위나 격조로서 어떤 국민이나 사회의 품격을 뜻한다.
또 인격(人格)은 한 사람의 품위로서 자신의 일관된 모습에 대한 자의식 같은것이다.
자격(資格)은 어떤 신분이나 그에 필요한 조건이나 능력을 이르며 품격(品格)은 사람으로서의 바탕과 타고난 성품을 말한다.
사람들이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동물과 구별되는 특수 조건이다. 사무엘 스마일즈의 「인격론」은
1.자신의 일을 완수하라
2.개성을 갈고 닦아라
3.추진력을 길러야 한다
4.사람을 사귄다
5.정신적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본능적인 충동을 눌러야 한다 6.사람을 움직여야 한다
7.인격을 단련하라
8.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9.애정과 따뜻함이 가정을 지배한다
10.예의바름과 인간관계
11.사람에게는 일과 의무가 있다
12.견식을 높여라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人格의 구성요소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천재성은 감탄의 대상이며 지성의 힘이고 찬미의 대상이지만 존경심을 일으키는 것은 바로 인격인 것이다. 인생을 지배하는 것은 지성이기보다는 양심이기 때문이다. 인격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고급스럽게 평가하는 재산이다. 인격을 갖춘 자는 존경과 명성을 얻을 수 있다.
인격은 그냥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 훈련을 거쳐야 된다. 자아를 관찰하고 조정(調整:control)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인격훈련의 중요 항목은 일이다. 일을 통해 삶을 의미 있고 유익하게 만들수 있다.
용기도 중요한 인격의 내용이다. 진정한 용기는 공정함을 유지하면서 정직하게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자제(self-control)도 용기의 다른 형태로서 인격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이다.
의무이행도 인간의 양심과 자유의지에 의해 수행되는 인격의 중요한 부분이다. 인격이 밖으로 표현되는 방법에는 밝은 성격과 바른 태도가 있다.
친절하고 예의바른 행동을 보이면 모든 관계가 편안해지고 닫힌 문들도 스스로 열리게 될 것이다. 어떤 친구를 사귀는가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듯이 어떤 책을 읽는가를 봐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책도 벗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많은 책 중에서도 위인전기를 읽도록 권하고 있다. 위인전 중에도 특히 플루타크와 몽테뉴의 책을 대표적으로 권하고 있다. 플르타크는 ‘영웅’을 소개하고 몽테뉴는 ‘문제’를 제시한다고 하였다. 역사서에는 어디를 봐도 죽은 인간만이 나오지만 그들의 말이나 행위는 계속 살아서 우리 후대인들에게 생생하게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쉴러, 벤자민 프랭클린, 나폴레옹, 마담롤랑(프랑스 여류 혁명가)등은 모두 플루타크 영웅전의 열렬한 독자들이었다고 한다. 윌리엄 네리어는 어릴 적에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 옛날의 위대한 영웅들을 열렬히 동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등장하는 영웅들이 무엇을 했느냐보다 어떤 인간이었냐가 중요한 매력인 것이다.
플르타크 영웅전은 등장인물들의 사소한 특징과 에피소드까지 잘 전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알렉산더 대왕은 언제나 우쭐대는 기분으로 고개를 한쪽으로 삐딱하게 숙이고 다녔다든지, 아테네의 정치가 아르키비아데스는 혀가 짧아 발음이 분명하지 않았는데 이 어눌함이 그의 인품과 딱 어울려 오히려 설득력을 높게 했다든지, 시저는 대머리인데도 멋 내는 것을 좋아했다든지, 키케로는 무의식 중에 코를 벌름벌름 움직이는 버릇이 있었다는 등의 사소한 면까지 소개하여 인간미를 더해주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한 두 가지의 단점을 갖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오히려 인간미를 더해주는 양념이 된다는 점도 배울 점의 하나이다.
이 책에서는 인간관계가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도 지적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정은 인격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학교로 지적되고 있다. 가정생활에서 뿌려진 씨앗이 뒤에 밖으로 표현되어 의견과 사상이 되고 사회적으로 모이면 분위기와 여론이 되는 것이다. 특히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미래이다. 어머니의 모습은 모든 인간의 도덕성, 태도, 성격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만족과 기쁨의 기준이 가정생활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장차 배우자를 선택하거나 직업을 선택할 때에도 가정생활과 부모교육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Smiles는 의학을 전공하고 고향 히딩톤에서 개업을 했지만 1858년 증기기관차를 발명한 조지 스티븐슨의 전기를 쓴 것이 계기가 되어 문필가와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인격론」(1817)을 비롯해 「自助論」(1859), 「儉約論」(1875), 「義務論」 (1880)등을 집필했다.
인격 형성에 따른 성공과 실패를 다룬 「인격론」의 주옥같은 글은 이 시대에 한번쯤 읽고 가야 할 지성인의 필독서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