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지 않는 씨앗은 꽃을 피울 수 없다
작성자
김*태
작성일
10.12.06
조회수
1732

어려서부터 자주 들어온 성경 구절이 있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서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 자기의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생에 이르도록 그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요 12:24-25)

역시 썩지 않는 씨앗은 꽃을 피울 수 없듯이 자존심의 포기 없이는 인생의 꽃봉오리를 맺을 수 없는 것 같다. 분명 이 세상은 자존심도 지키면서 자신의 욕심으로 점철된 목표도 달성하는 공간일 수가 없다. 우리는 낮과 밤을 동시에 맞이할 수 없으며 봄과 가을을 동시에 즐길 수도 없다. 밤의 어둠을 지나야 아침의 찬란함이 찾아오고 여름의 장마를 견디고 가을의 따가운 햇빛을 거쳐야 풍성한 들판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내 속에 있는 자존심을 꺾고 위아래 모든 계층과 소통하고 화합할 때 흙과 태양, 비와 바람이 한데 어울려 원하는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옳고 그름이 분명해도 침묵이 필요함은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하는 똑똑함보다 옳고 그른 것 모두를 보듬어 안아야 오히려 삶의 밑거름이 되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내 잘못도 내 탓이요, 당신 잘못도 내 탓이며 세상 잘못도 내 탓으로 돌려야 정신건강에 이로운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종종 자기 자신의 자존심을 통째로 포기하는 순간 오히려 이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박수범 선생의 글 중에서)

이런 자세에 기초하여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보기 바란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슴에 길 하나를 내고 있다. 그 길은 그냥 주어진 길이 아니라 자기가 만들어가는 길이기에 사시사철 꽃길을 걷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동안 투덜투덜 돌짝길을 걷는 사람도 있다.
언제든지 내게도 시련이 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늘 준비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시련이 오면 고통과 맞서 정면으로 맞부딪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시련이 오면 고통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반성하며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시련이 오면 다른 사람에게 잘못한 점을 곰곰이 찾아 반성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시련이 오면 고통 중에서도 마음의 문을 여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그러면 시련이 지나간 뒤 고통의 시간을 감사로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산다는 것은 신나는 것이다.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은 더욱 신나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안타까움이 다른이에겐 더할 수 없는 깨달음이 되어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한다.
동행의 기쁨, 끝없는 사랑, 이해와 성숙, 인내와 기다림은 합해져 행복이 된다. 사랑하고 용서하는 일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직접 체험해 보면 알 것이다.
이 세상만사는 한 가지 일로만 이루어질 수 없다. 올라가는 길이 있으면 내려가는 길도 있다. 지혜를 가르치는 전도서에는 28 가지 때가 제시되어 있다.
“태어날 때와 죽을 때, 심을 때와 뽑을 때, 죽일 때와 살릴 때, 허물 때와 세울 때, 울 때와 웃을 때, 통곡할 때와 기뻐 춤출 때, 돌을 흩어버릴 때와 모아들일 때, 껴안을 때와 껴안는 것을 삼갈 때, 말하지 않을 때와 말할 때, 사랑할 때와 미워할 때, 전쟁을 치를 때와 평화를 누릴 때가 있다는 것이니, 세상 모든 일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는 것이다.
적벽부를 썼던 소동파(蘇東坡)도 “사람에게 슬픔과 기쁨, 헤어짐과 만남이 있듯이 달도 늘 흐리다가 맑아지고 둥그래졌다 이지러진다.” (人有悲歡離合, 月有陰晴圓缺)고 노래하였다.
불교의 가르침에도 “산 사람은 반드시 죽게 돼있고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다.”(生者必滅 會者定離)란 말이 있다.
자기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을 벌 때가 아니라 쓸 때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이 세상에서 존경받는 사람이 되려면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분별해야 한다. 부모를 위해 공양할 때가 있고 자식을 위해 희생할 때가 있다. 모든 일과 상황에 적합한 때와 적합한 곳이 있고 그것을 잘 분별하는 사람이 바로 적합한 사람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네 것도 내 것, 내 것도 내 것’이라 고집할 때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뿌리의 희생이 없으면 그 어떤 나무도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부모의 희생으로 자녀가 자라고 스승의 봉사 덕에 제자가 큰다. 기관장의 멸사봉공으로 그 단체나 기관이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성경은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忠誠)이라.”(고전 4:2)고 했고 임직자들에게 대한 최고의 칭찬이 “착하고 충성된 종”(마 25:21, 23)이라는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