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가을학기가 시작되었다. 방학동안 가정에서 교회에서 또는 외국에서 휴식을 취하고 견문을 넓혔을 학생들이 다시 캠퍼스로 모였다. 다시금 강의실과 실험실에서 또는 도서관과 서클룸(동아리방)에서 교수와 만나고 동료들과 어울리면서 학문연찬과 인격도야에 정진해야겠다.
①大學生은 큰 공부를 하는 사람이고
②代學生은 남의 들러리나 서면서 묻어 다니는 부평초이고
③大虐生은 비싼 등록금 내면서 자기 인생을 낭비하고 학대하는 사람이다.
나는 어느 분류에 속할까 점검해보기 바란다. 고려대학교 전 총장 홍일식 박사는 고려대학교 교양과목으로 전교생에게 <명심보감>을 가르치고 싶어 했다.
그 책은 고려 충렬왕 때 문신 추적(秋適)이 중국의 고전과 문헌을 모아 편찬한 것으로 청소년 교육에 매우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2학기를 시작하는 교수(교사)들과 학생들을 위해 맛보기로 계성편과 근학편을 발췌해 소개하려고 한다.
①사람의 성품은 마치 물과 같아서 물이 한 번 기울어지면 돌이킬 수 없고 성품도 한 번 방종해지면 바로잡을 수 없다. 물을 막으려면 반드시 제방을 쌓아야 되고, 성품을 옳게 하려면 반드시 예의와 범절을 지켜야 된다.(制水者 必以堤防 制性者 必以禮法)
②참을 수 있으면 참을 것이요, 경계할 수 있거든 경계하라. 참지 못하고 경계하지 않으면 작은 일(문제)이 크게 되느니라.(不忍不戒 小事成大)
③子張이 떠나고자 孔子에게 하직을 고하면서 “몸을 수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하자 공자가 대답하길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니라.”
하였다.
子張이
“참으면 어찌 되나이까?”
고 묻자. 孔子가 대답하길
“천자(대통령)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 제후(장관)가 참으면 큰 나라를 이루고 벼슬아치(공무원)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하며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해로할 수 있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명예)이 깎이지 않고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느니라.”
고 했다.
“忍耐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란 옛 격언이 생각난다.
“참을 인(忍)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
는 속담도 있었다. 자신감이 있고 수양이 된 사람이라야 일곱 번 씩 일흔 번이라도 참을 수가 있는 것이다.
또 子張이 물었다.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이까?”
孔子가 답하길
“천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하게 되고,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어버리고,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법에 의해 죽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하고,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정과 뜻이 서로 갈리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떨어지지 않느니라”
고 했다. 子張이 답하길
“참으로 좋고도 좋으신 말씀이로다. 그러나 참는 것이 정말로 어렵도다.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로다”
라고 결론지었다.
④어리석고 똑똑하지 못한 자가 성을 내는 것은 이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 위에 화(火)를 더 하지 말고 다만 귓전을 스쳐가는 바람결로 여겨라. 장점과 단점은 집집마다 있고 따뜻하고 싸늘한 것은 곳곳에 같으니라. 옳고 그름이란 본래 실상(實相)이 없어서 마침내는 모두가 빈 것이 되느니라.
⑤“자기를 굽히는 자는 중요한 지위에 처할 수 있으며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적을 만나느니라.”
⑥“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꾸짖거든 착한 사람은 전연 대꾸하지 말라. 대꾸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맑고 한가하나 꾸짖는(비난하는) 자는 입에 불(火)이 붙은 것처럼 뜨겁게 끓느니라. 마치 사람이 하늘에다 대고 침을 뱉는 것 같아 그것이 오히려 자기 몸에 떨어지느니라.” (正如人唾天 還從己身墜)
⑦만약 남에게 욕설을 듣더라고 귀먹은 척 하고 시비를 가려 말하지 말라. 비유컨대 불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혼자 타다 저절로 꺼지는 것과 같아 내 마음은 아무 것도 없는 허공과 같거늘 너의 입술과 혀는 쉬지 않고 엎쳤다 뒤쳤다 하느니라.
⑧모든 일에 인자와 정을 남겨두면 훗날 좋은 날로 만나게 되느니라.(凡事留人情 後來好相見)
⑨“사람이 배우지 않음은 재주 없이 하늘에 오름 같고 배워서 멀리까지 알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며 산에 올라 사해를 보는 것 같다.
⑩옥은 다듬지 않으면 좋은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의를 알지 못한다.(玉不琢不成器 人不學不知義)
⑪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깜깜하고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으니라.
⑫사람이 고금동서 성인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면 짐승에다 옷을 입힌 것과 같다.(人不通古今 馬牛而襟骨)
⑬집이 가난하다고 해서 배우는 것을 버리지 말 것이요, 집이 부유하다해서 학문을 게을리 해도 안 된다. 가난한 자가 부지런히 배우면 몸을 세울 수 있을 것이요, 부유한 자가 부지런히 배우면 이름이 더욱 빛날 것이다. 배우면 군자가 되고 안 배우면 소인이 된다.
⑭배운 사람은 낟알 같고 벼 같고 배우지 않은 사람은 쑥과 풀 같도다. 아아 낟알과 벼는 나라의 좋은 양식이요 온 세상의 보배로다. 그러나 쑥과 풀은 밭을 가는 자가 보기 싫어 미워하고 밭을 매는 자도 수고롭고 힘이 드느니라. 다음날 서로 만날 때 후회해도 그 때는 이미 늙어버렸도다.
⑮배우기를 미치지 못한 것 같이 하고 배운 것을 잃을까 두려워할지니라.(學如不及, 猶恐失之)
2학기 개학 후에 각 급 학교마다 면학정진 하는 학풍이 깊고 넓게 퍼지기를 기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