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는 국경이 없다. 그러나 신앙인에게는 국가가 있다. 천국 시민이면서 동시에 지상에 머무는 동안 특정한 국가의 국민으로 살게 되어있다. 그래서 지상에 있는 동안 소속국가의 통치자들에게 협력하고 국민의 도리를 다 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다.
국토를 보전하고 국법을 준수하며 국민을 사랑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또한 나라 살림을 위해 정해진 세금을 납부함으로 경제적인 책임부담도 해야 되는 것이다.
성경에도 국가(kingdom)란 말이 언급돼있다(사 34:12, 렘 18:7, 18:9, 51:20). 어떤 국가를 세우는 일과 그 국가를 뽑거나 부수는 일이 하나님의 권한 속에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기초를 하나님의 뜻과 말씀 위에 세워야 된다는 원칙이 선언되어 있다.
국민(people)이란 말도 성경에 제시되어 있다(창 25:23, 출 34:10, 신 4:33, 왕상 14:24, 왕하 16:15, 21:24, 대하 23:17, 잠 24:24, 렘 49:31, 단 9:6).
구약시대 초기 공동체와 족장사 그리고 사무엘 이후 왕국시대에 따라 국가나 종족의 구성원들에게 높은 도덕률과 신앙의 지조를 강조한 내용들의 기록이다.
실제로 구약성경의 사무엘 상ㆍ하, 열왕기 상ㆍ하, 역대기 상ㆍ하 등은 남북왕조의 국가 역사를 신앙(종교)적 측면에서 기록하고 해석한 것들이다.
통일왕국시대의 3대 왕으로 ① 베냐민 지파의 사울 왕(‘희망’이란 뜻, BC 1095-1013) ② 유다지파의 다윗 왕(‘사랑’이란 뜻, BC 1013-973) ③ 유다지파의 솔로몬 왕(‘평화’란 뜻, BC 933-721)이 있었지만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 시대에 와서 국민 불만의 팽배와 민의의 무시로 남ㆍ북 왕조로 분할되어 북이스라엘은 여로보암 이후 호세아까지 19대(BC 933-721)까지 이어오다 멸망하고 남유다는 르호보암 이후 시드기야까지 20대(BC 933-586)까지 이어오다 멸망당하고 이후 포로시대로 접어들었다.
왕국역사에서 배울 점은 국가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여 순종하고 계명과 율례를 지켜나가면 국민들도 태평성대를 누렸고 반대로 우상숭배와 사리사욕에 빠지거나 윤리도덕과 성윤리가 문란했을 땐 공동체 전체가 도탄에 빠지거나 전쟁 또는 기근으로 고통을 당했다는 것이다.
비록 시대가 어렵고 국민들이 방황할 때라도 훌륭한 선지자들이 나와 국민계도와 지도자에 대한 충고를 성실하게 했을 때엔 그나마 백척간두에서도 구사일생의 회복이나 구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역사는 그 자체가 반복된다고 한다. 그래서 한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잘 연구해야 같은 실수를 재범하지 않게 된다.
유대인들의 희생자 기념관에는 “용서하되 잊지는 말라”와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자는 반드시 같은 잘못을 다시 범한다”는 말이 써있다. 역사를 열심히 배워 오늘과 내일을 잘 가꾸어야겠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올바르게 가르쳐 주어야 할 것이다.
이조시대 남이(南怡)장군은 사나이 20세가 되어 국가를 평안하게 하지 못하면(未平國) 후세에 누가 남아라고 부르겠는가? 라는 기개를 보였는데 요즘 청소년들은 어떤 국가관을 갖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일찍이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소년 다윗은 골리앗과 일전을 벌여 나라를 구했고 프랑스의 잔다르크나 신라의 화랑 관창, 덴마크의 구룬드비히 목사와 청년 달가스도 애국청년이었다.
유관순 열사나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자.
58년 전의 한국동란 때 남북한의 사망과 실종자가 250만 명이나 되고 부상자까지 합해 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분의 1이 희생당했고 1천 만 명의 이산가족이 발생했으며 UN 참전 16개국의 젊은이들이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이 땅에 왔다가 소중한 생명을 바쳤는데 오늘 우리가 그 공로와 사랑을 잊은 채 그냥 살아선 안될 일이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수많은 애국선열의 희생과 수고가 밑받침되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될 일이다. 옛날엔 6월이 되면 “동포애발양 강조기간”이란 깃을 가슴에 달고 “상기하자 6.25”를 외치면서 군경 유가족을 찾아뵙고 그들의 논밭을 가꾸어 주었으며 상이용사와 보훈가족을 방문했다.
현충일마다 가무와 오락을 중단하고 집집마다 대문 앞에 조기(弔旗)를 게양하곤 했다. 6.25를 체험하기 위해 보리개떡과 쓴나물, 찐감자를 벗겨 먹곤 하였다. 이런 초기 경험을 기억하는 저로서는 최근 전후세대들의 국가관이 많이 이완되고 있음을 걱정하게 됐다.
사사기 2:6-8에는 3세대가 있는데,
① 출애급을 몸소 체험한 제1세대로 홍해가 갈라지고 반석에서 샘물이 터지며 불기둥과 구름기둥의 인도를 받고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고 살던 체험세대가 있었다.
② 장로들로부터 그러한 체험을 전수ㆍ교육받은 제2세대 즉 간접 경험한 세대가 있었다. 그 후
③ 직접 체험도 없고 교육받은 일도 없는 역사 단절의 제3세대가 있었다. 이들이 방황하고 범죄하고 신앙을 포기한 채 허랑방탕하게 되었다. 국가관의 정립과 민족역사의 전수를 받지 못한 불행한 세대의 모습이었다 .
우리나라 역사도 마찬가지다. 자녀 세대와 신세대들에게 6.25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지난 5월말 한남대학교에선 교무위원과 직원 간부 그리고 학생회 임원과 ROTC 후보생 등 100여 명이 국립대전현충원(국립묘지)을 방문 참배하고 동문전사자 묘를 방문한 후 장교 묘역 대청소를 실시하였다. 120만평 위에 8만기의 묘가 있고 지금도 1일 평균 30기의 묘가 조성되고 있다.
이 거룩한 죽음 앞에 옷깃을 여미고 다시 한 번 삶과 죽음, 가치 있는 죽음과 덧없는 죽음, 명분 있는 죽음과 무의미한 죽음을 생각해 보았다. 현충일을 기해 학교 캠퍼스 안에 UN기념공원을 조성하고 태극기, UN기와 함께 참전 16개국의 국기게양식을 갖고 6.25 전쟁사진전을 열며 감자와 쑥개떡을 나누며 전쟁 체험을 가졌다.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때에 이 민족을 돕기 위해 불원천리 달려와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바친 그들 참전용사와 국가들에 대해 거듭 감사를 드린다. 생명의 헌신에 생명으로 되갚아드리진 못해도 감사의 생각과 근신의 생활은 뒤따라야 될 것이다.
세익스피어는 “감사를 모르는 자는 북풍한설보다 더 차갑다.”고 말했다. 고침 받은 한센씨병 환자 10명 중 감사를 표한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다.
감사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우리 신앙인들은 더욱 노력하여 은혜에 감사하고, 국가에 충성하고 가족을 사랑하며 헌신할 직장이 있음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해야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내 집 앞을 쓸면서 국토사랑을 실천하고, 정해진 건널목을 지키며 국법을 준수하며 바로 옆 사람에게 사랑의 문안을 나눔으로 국민사랑을 실천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