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유머
작성자
김*태
작성일
10.09.06
조회수
1774

품위 있는 유머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만능키와 같다는 게 「고품격 유머」의 저자 이상준씨의 지론이다.
창업과 경영에 있어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을 제일의 원칙으로 삼고 있는 그는 이 원칙을 유머에 결합시켜 품위유머를 창안해 낸 사람이다.
흔히 유머하면 저속하고 야한 육담(肉談)을 떠올리는데 오피니언 리더들은 짧고 유익하며 품위 있는 유머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유머도 말의 예술이기에 혼철살인의 절묘함과 言中有骨의 교훈이 들어있다. 섬광이 번득이는 찰나의 각성을 줄 때는 한 마디의 유머가 한 시간의 강의보다 나을 수도 있다.

어느 교회 목사님이 설교 중에 유머를 시도한다고 이렇게 말했다. “사실 지금 고백합니다만 저는 결혼 전에 지금 부인이 아닌 다른 여자의 품에서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 여자란 자기 어머니를 말하려는 것이었는데 그게 얼른생각이 안 나서
“그런데 그 여자가 누구였는지 생각이 잘 안 나네요.”
라고 말해버리고 말았단다. 이는 위험한 유머였다.
그러나 갈등이나 결점 또는 안 좋은 감정도 유머를 통해 풀어갈 수 있다. 가령
“너는 머리숱이 적구나.”

“첨단두뇌와 고도의 지능을 유지하려면 머리카락에 쓸 영양분이 늘 부족하기 마련이라네.”
로 바꿔보자.
“키가 작구나.”

“작은 고추가 더 맵다.”
든지
“고도가 높을수록 벼락 맞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도 몰라.”
정도로 바꾸어 표현하면 어떨까?
“인상이 안 좋다”나 “못생겼구나.”

“사과는 꽃미남이 하등품이라고 하던데!”
로 바꾸어보자. 지각하는 직원에게
“자기 왔으니 이제 다 왔군.”
한다든지 회의 때 자꾸 딴 짓하는 직원에겐
“가끔가다 여기도 보고 그래요, 얼굴 잊어버리겠어!”
로 해서 직설적인 비난이나 꾸중보다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듣기에 따라 비아냥의 소리로 들을 수도 있다.

고품격 유머들을 몇 개 소개한다.

① 현대인은 냉방이 잘된 집에서 나와 에어컨이 설치된 자동차를 타고 냉방시설이 잘된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흘린다.
②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은 교수의 판서와 강의내용을 디카로 찍는다.(친구에게 부탁하고 출석할 필요 없다고 생각) 그러나 교수는 출석 부르는 대신 앉아 있는 학생들 전체를 디카로 찍는다.(대리출석은 꿈도 못 꾼다.)
③ 대한민국은 지금 온통 색(色)의 열풍이다. 기업들은 뭔가 色다르지 않으면 망한다.(차별화), 연예계는 色정적이지 않으면 안 먹힌다.(sexual) 정치권은 여야간 서로 色안경을 끼고 보며 툭하면 色깔론을 제기한다. 정부는 色주가(집창촌) 단속에 여념이 없다.
④ 전국의 협회장들이 모였는데 협회규모의 크기에 따라 상석을 정하기로 하였다.
먼저 재향군인회장이
“남자치고 군대 안 거친 사람 있나요. 모든 사나이들이 회원인 우리협회가 가장 큽니다.”
하자
대한노인회장이
“이런 어른도 물라보고…, 이봐 남자나 여자나 늙으면 다 우리회원이 된다우. 그러니 우리협회가 좀 더 클걸요.”하고 말하자.
셋째로 전국여성단체협회장이 끼어들었다.
“인간의 절반인 모든 여성이 우리협회 소속인데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나요?”
그러자 이때 한국소비자협회 회장이 튀어나왔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 우리 협회회원입니다. 소비자가 아닌 사람 있으면 나와 보세요!”
결국 한국소비자협회장이 상석에 앉게 되었다.
⑤ 요즘 한국인에게 집은 어떤 용도로 쓰는가?
결혼식장에서 예식하고, 병원에서 신생아 낳고, 자녀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종일 보내고, 아빠는 직장과 바깥에서 밤까지 지내고, 엄마도 낮에 집에 있으면 주변머리 없는 여인되고 생일, 돌, 회갑은 음식점에서 하고, 죽으면 장례식장에 있다가 떠나게 된다. 그래서 집이 더 이상 가족 사랑의 보금자리가 아니라 부유층의 자기과시수단이요, 전 국민의 투기대상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⑥ 용서할 수 없는 여자의 변천사를 보면
1970년대는 여자에게 과거가 있으면 용서 못한다고 했다.
1980년대엔 여자의 과거는 용서해도 못생긴 것은 용서못한다고했다.
1990년대엔 못생긴 건 용서해도 뚱뚱한 것은 용서 못한다고 했다. 2000년대엔 뚱뚱한 것은 용서해도 직장없는것은 용서 못한다고 한다.
(수도권 대학생 570명 설문결과 전업주부와의 결혼희망자는 겨우 4%뿐이었다.)
⑦ 진화론에 따르면 인류조상은 원숭이라고 하는데 그럼 인류의 후손은 뭐가 될까? 대답은 “개”라고 한다. 왜냐면 사람들이 애는 안 낳고 애완동물만 기르고 있으니까!
⑧ 요즘 20대가 취직하면 가문의 영광, 30대가 직장 다니면→동네잔치할일, 40-50대가 퇴직 안했으면→국가적 경사, 60대가 아직도 은퇴 안했으면→세계 8대 불가사의라 한다. 2000년대의 취업현장을 비유한 서글픈 유머이다.
⑨ 도로공사로 정체현상이 생기자 관청에서 표지판을 세웠다. “빠른 시일 내에 마치겠습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불평은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표지판 앞을 지나는 모든 차안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왜일까? 표지판글씨가 “빠른 시일 내에 미치겠습니다.”로 돼있었다. 누군가가 “마”를 “미”로 바꿔놓았던 것이다.
⑩ 거짓말을 한 마디만 하면 지탄받고 한 권 정도하면 작가가 되고, 한 페이지쯤 하면 당선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