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의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 청년들이 추진해야 할 정직운동을 제안코자 한다.
⑴ 첫째이야기
“1973년에 유럽출장을 위해 서울을 출발했다가 급박한 일 때문에 홍콩에서 일본을 거쳐 서울로 되돌아온 일이 있었다. 따라서 유럽에서 사용할 경비가 고스란히 지갑에 남게 되었는데 약 3,000달러나 되었다. 1973년도에 3,000달러라고 하면 대단히 큰 금액이었다.
동경에 호텔을 예약하지 않고 갑자기 도착했기 때문에 하네다 공항 도착 즉시 공항에 있는 호텔 예약 카운터에서 호텔을 예약하였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예약된 호텔로 갔는데 도착하여 요금을 지불하려고 보니 지갑이 없어진 것이었다. 큰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작 그보다는 이상하게도 일종의 통쾌감이 더 컸다.
‘일본 사람들, 너희들이 가장 정직하다고 뽐내더니 너희 나라에도 역시 소매치기가 있구나!’
바로 이런 생각 때문이었다. 도어맨의 연락을 받고 나온 호텔 지배인이 내 명함을 보고 자기가 대신해서 택시비를 내주었다. 그리고는 나에게 물었다.
“지갑을 어디다 두신 것 같습니까?”
내가 당당하게 반문했다.
“아니, 소매치기를 당했는데 어떻게 기억할 수 있겠습니까?”
그 때 호텔 지배인이 뭐라고 말한 줄 아는가?
“미스터 리, 일본에는 소매치기가 없습니다. 당신이 분명히 어디다 두고 온 것입니다. 당신이 도착해서부터 여기 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설명해 주십시오. 제가 찾아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설명을 했다. 세관을 통과하고, 호텔 예약 카운터에 가서 예약하고, 돈을 지불하고 그리고 택시를 타고 왔노라고 말이다. 그 후 짐을 풀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미스터 리, 프런트로 와 주십시오.”
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프런트로 갔더니 호텔 지배인이 하는 말이 이러했다.
“미스터 리, 당신이 공항 호텔 예약 카운터에서 돈을 지불하고 지갑을 그냥 그곳에 두고 왔더군요. 그래서 그 직원이 지금 당신의 지갑을 가지고 이리로 오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 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한참 뒤에 내가 만났던 공항 직원이 정말 지갑을 들고 왔다. 나는 속으로
‘그래도 돈의 일부는 없어졌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갑 속의 돈은 단 1달러도 없어지지 않고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나는 그 직원에게 사례비로 100달러를 주었지만, 그는 자신이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끝내 사양하고 그냥 되돌아갔다.
그 뒤 수십 차례 일본을 여행하면서 일본에 살거나 여행하는 외국인 중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일본인들에게 정직은 일상사였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상사로서의 정직을 과연 볼 수 있겠는가?”
⑵ 둘째 이야기
“1983년 하와이에 가서 일행과 함께 하나우마 만(灣)을 찾았다. 언덕 위에서 만을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은 다음 벤치에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차를 타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 출발하였다. 한 20분쯤 지났을 때 일행 중 한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우리가 앉아있던 벤치 위에 자신의 여권과 돈지갑이 든 손가방을 두고 왔다는 것이다. 다시 되돌아갔다. 되돌아가는데도 20분이 걸렸으니 총 4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셈이었다.
자동차가 도착하자 우리 일행은 모두 문제의 벤치를 향해 달려갔다. 그런데 그 벤치 위에 앉아있던 백발의 미국 할머니가 우리 일행 중에 있는 가방주인을 먼저 알아보고 기뻐하며 영접하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그 가방 주인을 먼저 알아본 것은 벤치에 놓여있던 가방을 발견한 후에 어떻게 가방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궁리하며 그 속에 들어있던 여권의 사진을 확인한 까닭이었다. 가방을 되찾은 사람보다도, 무려 40여 분 동안이나 주인을 기다렸던 할머니가 더 기뻐하였다.
나는 그날 할머니가 한 말을 잊지 못한다.
“나는 당신이 꼭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에게도 이런 친절이 있는가?”
⑶ 셋째 이야기
1994년에 안식년을 맞아 일본을 여행하던 중 디즈니랜드에 갔을 때의 일이다.
일행 중에 연로한 분이 있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피곤을 이기지 못한 그분이 긴 의자에 잠시 눕게 되었다. 조금 후 20대의 일본 남자 종업원이 그분에게 가서 뭐라고 일본말로 이야기를 하자, 그분이 갑자기 몹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금방 일어나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었다. 나는 그 분이 종업원으로부터 식당 의자에 누워있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였다. 그 청년이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피곤해서 주무시려면 베개를 갖다 드릴까요?”
뜻밖의 말에 그 분은 더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어서 벌떡 일어났다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런 따뜻한 마음씨를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확인할 수 있는가?”
선진국 어느 나라를 가든지 비행기를 탈 때엔 노약자나 어린이를 먼저 태운다. 그것은 사회적인 합의요 묵계다. 설사 1등석 표를 갖고 있는 사람도 그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약한 자에 대한 이런 배려를 그들의 의무로 여기는 까닭이다.
한남대학교에서도 2009년 총학생회에서 GCC(Green and Clean Campus) 운동과 HDL(Honest and Devotional Leadership)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쓰레기 없는 캠퍼스를 만들고 무감독 시험을 치르겠다는 도덕재무장 운동이요, 명예시민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정직하게 헌신함으로 연약자를 섬기겠다는 결심이다. 통학하는 시내버스 안에서 한남대학교 학생들은 좌석에 앉지 않고 부녀자와 노약자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좌석을 양보하겠다는 운동이다. 정말로 멋있는 일이다.
울면서 씨를 뿌리는 자는 반드시 웃으면서 그 단을 거둘 것이다(시 126:6).
부디 한남대에서 시작한 이 운동이 우리나라의 품격을 높이고 세계적인 존경과 신뢰를 받는 전국 대학생 명예운동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