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역사
작성자
김*태
작성일
10.04.12
조회수
1863


가상적인 시나리오를 들어보자.
하나님께서 하루는 조선왕조 500년의 임금 27명이 모두 하늘나라에 와있다는 보고를 받고 그들을 만찬에 초대했다고 한다.
하나님이 건배를 제의한 후 분위기가 무르익자 질의응답이 시작됐는데 통역은 세종대왕이 맡기로 했단다.
“제일 단명한 임금은 누구신가?” “예, 단종(17세)입니다.”
“그럼 제일 장수한 임금과 재임기간은?” “영조(21대)인데, 83세에 승하했으며, 51년간 재위했습니다.”
“장남이 왕위를 계승한 임금은?” “7명뿐입니다.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순종으로 전체의 26%뿐입니다.”
“자녀를 가장 많이 둔 임금은?” “태종(3대)이 12명의 부인에게서 29명(12남 17녀)의 자녀를 생산했습니다.”
“후손을 못 둔 임금은?” “단종(6대), 인종(12대), 경종(20대), 순종(27대)입니다.”
“안방 출입이 가장 잦았던 임금은?” “3대 태종의 부인이 12명이요, 9대 성종의 부인도 12명입니다.”
“폭정을 한 왕은?” “단연 연산군(10대)이 대표적입니다.”
“제일 선정을 베푼 임금은?” “예, 통역을 맡고 있는 저(세종)라고 생각합니다만…”
하늘나라 임금 왈,
“세종은 백성도 잘 보살폈지만 밤 정치도 잘해 부인 6명에 22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생산 공장도 KS마크를 받았다고 들었소이다.”
세종대왕 왈,
“예, 황송합니다.”
“조선조 임금 중에 가장 됐다 할 만한 임금은 뉘시오?”
“예,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인데 태평성대를 구가했습니다.”
“조선조 임금들의 평균 수명은?” “47세입니다.”
“그렇게 단명한 이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만 골라먹고 마시면서 생명을 오랫동안 보존하려 애썼지만 실제로는 평민보다도 더 짧게 살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첫째, 10대 전반부터 수많은 후궁들 속에서 지나치게 성생활에 빠졌고 정력제에 해당하는 보약을 너무 많이 복용하여 독성이 몸에 쌓였습니다.
둘째, 일거수일투족의 사소한 일까지 모두 다른 사람이 대신 해주어 자기 스스로 움직일 필요가 전연 없었습니다.
셋째, 임금들의 업무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고달팠습니다. 기상시간은 오전 5시 전후요, 하루 종일 국사를 다스리고 각종 결재와 상소문 읽기, 각종 회의 주재와 본인 스스로 공부하는 일 등으로 밤 11시쯤이나 잠자리에 들 정도니 아마 체력이 감당치 못했을 겁니다.”

이런 기록을 가지고 구약시대 남북왕조, 즉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역대 왕들을 살펴보면 어떨까싶다.
북왕국 왕들은 1대 여로보암 22년 통치(B.C. 933-911), 2대 나답 2년(911-910), 3대 바아사 24년(910-887), 4대 엘라 2년(887-886),
5대 시므리 7일(886), 6대 오므리 12년(886-875), 7대 아합 22년(875-854), 8대 아하사야 2년(855-854), 9대 여호람 12년(854-843), 10대 예후 28년(843-816),
11대 여호아하스 17년(820-804), 12대 요하스 16년(806-790), 13대 여로보암 2세 41년(760-749), 14대 스가랴 6개월(748), 15대 살룸 1개월(748),
16대 므나렘 10년(748-738), 17대 브가히야 2년(738-736), 18대 베가 20년(748-730), 19대 호세아 9년(730-721)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왕정은 거의가 다 악한 실정이었다. 아합왕이 최악이고 오므리와 여호람도 극악하였다. 그리하여 종교적인 지도자 엘리야, 엘리사, 요엘, 요나, 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미가 선지자들이 회개를 촉구하여 눈물로 호소했지만 북이스라엘의 역사는 거의 악한 역사로 계속되었다.

남유다 왕국 역사를 살펴보자.
1대 르호보암 17년 통치(933-916), 2대 아비얌 3년(915-913), 3대 아사 41년(912-872), 4대 여호사밧 25년(874-850), 5대 여호림 8년(850-843),
6대 아하시야 1년(843), 7대 아달랴 6년(843-837), 8대 요하스 40년(843-803), 9대 아마샤 29년(803-775), 10대 웃시야 52년(787-735), 11대 요담 16년(759-743), 12대 아하스 16년(741-726), 13대 히스기야 29년(726-697), 14대 므낫세 55년(697-642), 15대 아몬 2년(641-640),
16대 요시야 31년(639-608), 17대 여호아하스 3개월(608), 18대 여호야김 11년(608-597), 19대 여호와긴 3개월(597), 20대 시드기야 11년(597-586)으로 이어져왔다.
요아스, 아마샤, 웃시야, 아하스, 히스기야, 요시야 왕등이 가장 착한 왕이었고, 여호사밧과 아사 왕도 선했다. 물론 므낫세와 아몬, 요담 등 악한 왕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북이스라엘보다 남유다가 조금 더 좋았다.
55년 간 통치한 왕이 있었는가 하면 겨우 7일 동안 왕 노릇 한 사람도 있었다.
사무엘 상ㆍ하, 열왕기 상ㆍ하, 역대기 상ㆍ하의 역사서를 보면 그 시대의 역사기록이면서 동시에 현대인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왕이든 신하든 선지자든 평신도든 이 세상엔 선ㆍ악과 옥ㆍ석이 뒤섞여 있다.

옛것을 바로 알아 새것을 안다(溫故知新)는 원리를 터득하기 위해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역사는 반복하는 면이 있어 2,700년 전에 있었던 사실이 오늘 여기서도 나타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