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조불산, 호보연자
작성자
김*태
작성일
10.03.29
조회수
2046


대구지방에서 인구에 회자되는 우스갯소리로 “심조불산, 호보연자”란 법문이 있다. 30년 동안 움직이지 않고 면벽수도를 마친 노스님이 먼 산을 한참동안 바라보더니 구름같이 모인 신자들을 향해 큰소리로 “심조불산, 호보연자”라며 일갈하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신도들은 이게 무슨 말인가? 하여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데 한 꼬마가 스님이 바라본 먼 산을 바라보더니 깔깔거리면서 “산불조심, 자연보호”라고 외치더란다. 30년 전에는 오른쪽에서 왼쪽방향으로 구호를 써 붙였던 때가 있었다. 대구의 팔공산 오도암터에는 이곳에서 수행했다는 원효스님의 법문이 도보순례자들을 타이르고 있는데 그것은 “지혜로운 이가 하는 일은 쌀로 밥을 짓는 것과 같고, 어리석은 자가 하는 일은 모래로 밥을 짓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위대한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아본 다음 꿀송이 같은 말(語錄)을 남겼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코끼리는 상아를 남기며 살구는 씨를 남기듯 명언(思想)을 남긴 것이다.
우리들도 선현 선배들의 말을 듣고 배우며 실천하는 게 좋다. 그리고 또 다시 자손과 후배를 위해 좋은 어록을 남겨야 한다. 유산(遺産)보다 유언(遺言)을 남겨야 한다.
이제 그런 명언 중 말에 관한 것들을 들어보자.
○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서 만나는 이를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 입으로 악한 말을 하지 말라. 다른 사람이 악한 말을 할지라도 그 말을 되 받아하지 말라. 악한 말을 입에 담으면 괴로움을 남긴다. 특히 신앙인은 악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좋은 말만 하여라. 이치(도리)에 맞는 말을 하여라. 진실만을 말하라.
○ 헛된말을 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말라. 말은 성실해야 하며 진실해야 하며, 도리에 맞아야하며 시기에 적합해야 한다.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말라. 저쪽의 나쁜 말을 이쪽에 전하지 말며, 이쪽의 나쁜 말도 저쪽에 전하지 말라.
○ 남이 듣기 싫은 말은 하지 말라. 내가 악한 말을 하면 남도 내게 그렇게 답할 것이니 악이 가면 반드시 화가 돌아오듯 욕설이 가고 오면 매질이 오고 간다. 또한 내가 남을 그르다하면 남도 나를 그르다 하리니 그 중간을 취한다면 모든 괴로움이 없어질 것이다.
○ 이런 친구는 훌륭한 친구다. 하기 어려운 일을 능히 하는 친구, 주기 어려운 것을 능히 주는 친구, 참기 어려운 것을 능히 참는 친구, 약속을 지키는 친구, 잘못을 타일러 주는 친구, 괴로움을 만나도 버리지 않는 친구, 가난하고 천해도 경멸하지 않는 친구, 이런 친구를 갖고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다.
○ 그것이 福이되지 않을 것이라 해서 조그만 善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 한 방울의 물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듯 이 세상의 행복도 작은 善들이 모여서 큰 것을 이루는 것이다.
○ 인간은 누구나 남녀간의 性(sex)과 재물(money)에 초연하기 어렵다. 그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칼날에 묻은 꿀을 보고 핥다가 혀를 베는 것과 같다.
○ 성내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는 그대를 보고 욕하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마음을 깨끗이 하여 앙심을 품지 않는다면 그 허물은 도리어 그 사람에게 갈 것이다. (남을 해치려고 숯불을 든 자는 자기 손이 먼저 불에 덴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逆風에 흙을 날리면 그 흙바람이 도리어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법이다)
○인내는 너와 나의 평화를 낳는다. 자신이 노여움의 과실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으면 자기를 평화롭게 함이요, 증오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곧 남을 돕는 길이 될 것이다.
○ 지혜자가 지키는 바른 행위가 있다. 첫째는 부모를 섬기되 안색(顔色)을 기쁘게 하는 일이요, 둘째는 인(仁)을 지키고 자비를 실천해 생명을 귀히 여기는 것이요 셋째는 은혜를 베풀어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것이다. 이런 일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이다.
○ 탐욕, 그것이 마음을 속박한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이리 저리 끌고 다니며 방황하게 만든다.
○ 천 칸의 대궐이 있어도 하룻밤을 자는데는 한 칸 방이요 만석의 쌀을 가졌어도 하루 먹는 데는 쌀 한 되 뿐이다.
○ 나쁜 짓을 멀리하고 선행을 쌓아라. 좋은 일을 하는 데 게으르면 저절로 나쁜 일을 즐기게 된다. 혹시라도 나쁜 짓을 했다면 그것을 되풀이 하지는 말라. 악이 쌓이면 괴로움을 남기게 되고 좋은 일이 쌓이면 즐거움을 만들게 된다.
○이 세상에서 원한으로 갚는다면 원한의 고리는 영원히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내와 사랑만이 원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원망은 원망에 의해 갚아지는 것이 아니다.
○마음은 항상 담백하고 고요하게, 입은 삼가고 조심하여 속임이 없게, 몸은 조용하고 편안하게 보존 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