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本立道生)
작성자
김*태
작성일
10.02.08
조회수
1847


공자가 가장 아낀 제자가 두 명 있었는데 증자(曾子)와 유자(有子)가 그들이다.
그 有子가 남긴 논어의 교훈에 “군자는 기본에 힘쓴다. 기본이 확립되면 도가 생긴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란 말이 있다. ‘기본이 서야 한다.’든지 ‘기본에 충실 하라.’는 말은 많이 듣는 말이다. 원칙이 서야 질서가 잡히고, 기본 문제를 풀 수 있어야 응용문제로 넘어가는 것이다.
君子는 먼저 자신의 근본적인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有子는 그 기본 덕목을 효제(孝悌)로 제시했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孝道는 백 가지 행실의 근본이 되고(수직적/종적 윤리), 형님과 어른을 공경하는 悌道는 모든 인간관계(수평적/횡적 윤리)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다 배운다. ‘친절 하라. 정직하라. 부지런 하라. 인사를 잘 하라. 규칙을 잘 지켜라.’ 등의 교훈은 인생 초기에 배우는 기본 교육이다. 이 기본이 안 지켜짐으로 세상의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기업을 경영하는 것도 거창한 전략을 개발하기 전에 먼저 기본적인 덕목에 성실해야 된다. 밝은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것,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것, 제품설명을 정직하게 하는 것 등이 대세를 좌우한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커다란 바위에 구멍을 뚫는 것과 같다.

아마추어와 프로를 구별 짓는 것은 거창한 지위나 높은 학식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일상사들인 것이다.
① 아마추어는 불을 쬐지만, 프로는 불을 피운다.
② 아마추어는 변명을 하지만, 프로는 목숨을 건다.
③ 아마추어는 관광객이지만, 프로는 여행가이다.
④ 아마추어는 자기 이야기만 하지만 프로는 남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⑤ 아마추어는 결과에 집착하지만, 프로는 과정을 중시한다.
⑥ 아마추어는 약자에 대해 강하지만, 프로는 강자에 대해 강하다. ⑦ 아마추어는 돈을 소중히 여기지만, 프로는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
⑧ 아마추어의 무대는 관중석이지만, 프로의 무대는 운동장이다. ⑨ 아마추어는 비난하지만, 프로는 비판한다.
⑩ 아마추어는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하지만, 프로는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하다.

신앙생활에도 3대 聖訓이 있는데, 믿음(信), 소망(望), 사랑(愛)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는 금할 법이 있을 수 없는 기본 덕목인 것이다. 특별히 언어생활에서 신뢰가 깨지면 모든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진다. 말이 곧 인격이다. 그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면 곧 그 사람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이다. 사람(人)의 말(言)을 믿을 수 있어야(信)된다. 말한 대로(言) 이루면(成) 성실함(誠)이 되는 것이다. “약속 지키기”란 기본이 서야 사회생활이 가능해진다. 食言이나 虛言이나 妄言은 사회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말을 절제하고 일단 말했으면 지켜야 한다. 言行一致나 信行一致는 매우 중요한 인격요소이다. 믿음(信賴)에 대한 고사 한마디를 소개한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孝公 때의 명재상이며 부국강병책을 도모한 상앙(商鞅)이 새로운 법령을 만들어 왕의 재가는 받았지만 시행은 잠시 보류했다. 왜냐하면 백성들이 과연 조정(국가행정)을 믿고 또 그 법령에 따를 것인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성들이 조정을 믿게 하는 방법을 쓰려고 했다. 높이가 30m쯤 되는 나무를 시장 남문에 세워놓은 다음 이것을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겐 10金을 주겠다(立三丈之木 於國都市南門募民有能力徙置北門者 豫十金)는 공고문을 붙였다. 그러나 백성들이 이를 믿지 않아 옮기는 자가 없었다. 이번에는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게 50金을 준다고 공고했다. 이 때 한 백성이 나타나 그것을 북문으로 옮겼다. 조정에서는 약속한대로 50金을 주었다. 이리하여 정부에서는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모든 장안 시민들이 이 소문을 전해듣고 정부의 시책과 약속들을 믿기 시작했다. 그 때에 새로운 법령을 공포한 후 시행에 들어갔다. 이를 가리켜 사목지신(徙木之信) 또는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 한다.

말의 권위를 얻으려면, 선언, 약속, 발표의 후속조치가 충실하게 따라주어야 한다.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기관장, 목회자, 교육자, 가장(家長) 등 모든 지도자들은 언어예술을 연구하고, 절제된 언어, 준비된 선언, 검토된 회견을 가져야 한다. 이 평범한 기본이 확립되어야(本立) 비로소 그에 따른 질서와 권위가 생기는 법이다(道生). 다시 한 번 기본과 초심으로 되돌아가도록 하자.